[기고] 청년 創業家에 날개 달아줄 '크라우드 펀딩'
조선일보 2015.03.27(금)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26/2015032604151.html
장면 #1. 영국에서 요즘 잘나가는 식당 중 하나가 멕시코 음식을 파는 칠랑고(Chilango)다. 텔레그래프지는 지난해 가장 충격적인 영국 기업 27개 중 하나로 이 식당을 꼽았다. 멕시코 음식을 좋아하는 영국과 미국의 청년이 시작한 이 식당은 폭발적 호응을 얻자 지난해 멕시코 음식 이름을 딴 부리토 채권(Burrito Bond)을 발행했다. 발행 조건은 5년 만기에 쿠폰 금리 8%. 인터넷에서 소액 투자자들 자금을 모아 런던 시내 여러 곳에 가게를 내고 성업 중이다.
장면 #2. 이번엔 한국 홍대 앞으로 가보자. 짬뽕으로 유명한 초마식당은 주말에는 예약도 안 받고 30분 이상 줄 서야 먹을 수 있다. 사업을 확장하고자 '모여라.com'을 통해 채권을 발행,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부산·대전 등 국내는 물론 미국 LA에 낸 가게에 할리우드 영화배우가 찾아온다는 소문이 났다. 이 식당은 코스닥에 상장,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다.
장면 #1은 현실이지만 장면 #2는 허구다. 현재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걸 풀어주자는 게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유망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기업이 온라인에서 소액 투자 자금을 모집하는 제도이다. 영국 식당 칠랑고는 크라우드 큐브(Crowd Cube)라는 증권형 온라인 소액 투자 중개업자의 중개를 통해 채권을 발행했다.
<중략>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대기업의 고용 여력도 한계에 부딪혔다. 이 같은 현실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청년층의 창업을 북돋아 경기 침체를 벗어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뿐인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벤처 투자로 소액 투자자들도 시중 금리 1% 시대에 고수익 투자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정부도 2013년 크라우드 펀딩 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검토 단계에 있고 4월 임시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청년 세대에게는 창업과 사업의 성공을, 경제에는 새로운 성장 엔도르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 고도 성장기에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았던 기성세대는 청년 세대를 향해 도전하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의 도전에 날개를 달아주는 제도와 기반을 만들 책무도 있다.
'해가 나는 동안 건초(乾草)를 말리라(Make hay while the sun shines)'고 하지 않는가.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창조적·혁신적 기업들이 필요한 시점에 국회의 혜안과 결단을 기대한다.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 당당하게 말해주고 싶다. 새로운 경제성장 엔진에 불꽃을 댕겨줄 젊은 창업가들은 "모여라!"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젊은층 페이스북만 쓰고 카카오스토리는 외면 (0) | 2015.03.27 |
---|---|
[스크랩] `안심전환대출` 어떻게 신청? 문답으로 알아본 궁금증 (0) | 2015.03.27 |
[미래타임라인(2026~2045)] 3D 프린터 대중화로 2039년 제조업 소멸 (0) | 2015.03.26 |
청년 중동 보내기엔 ‘울화통’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도 방법이 아니다 (0) | 2015.03.25 |
한국, 금융경쟁력 144개국 중 80위..후진 금융업을 청년실업 해결사 만들자 (0) | 201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