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꾸는 체인지 메이커]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 유튜브·링크드인도 그의 손 거쳤다
중앙선데이 2015.01.18 | 제410호| 이나리 제일기획 비욘드제일본부장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36772
<45>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
요즘 창업자들 사이에 가장 화제인 책은 뭘까. 확언까지는 아니어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출간된 피터 틸(Peter Thiel·48)의 『제로 투 원(Zero to one)』이다. ‘경쟁하려 들지 말고, 구글처럼 0(無)에서 1(有)을 만드는 창조적 독점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꾸라’고 독려한다. 아마존 선정 ‘2014년 최고의 책’이기도 하다. 풍부한 경험, 융합적 사고, 통념을 거스르는 명제 설정과 자신감 넘치는 통찰이 빛난다. 무엇보다 강력한 매력은 ‘바로 그 피터 틸’이 썼다는 사실 자체다.
그는 21세기 실리콘밸리 중흥을 이끈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다. 세계 최대 결제서비스인 페이팔, 세계 최고 빅데이터 분석기업 팰런티어의 공동 창업자다. 페이스북 이사회 의장이자 최초의 외부 투자자이기도 하다. 링크드인, 테슬라모터스, 에어비앤비, 스페이스X, 옐프, 스포티파이, 스트라이프도 창업 초기 그의 투자를 받았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들의 총 규모는 공개된 액수만 32억 달러가 넘는다.
캐릭터는 더욱 흥미로워 커밍아웃한 게이이자 열렬한 극우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이론’에 경도된 철학도이면서 21세 이하 전미 랭킹 1위 기록을 보유한 체스 챔피언이기도 하다. 급진적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도 유명하다. 공해상에 자치국을 세운다는 비전의 인공섬 프로젝트(Seasteading Institute), 노화 방지 및 장수(長壽) 연구, 비트코인 거래, 전기자동차와 우주왕복선 개발, 인공 달걀 공장 설립, 대마초사업 등.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이 벤처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문득 호기심이 당겨 살펴보니 15위권 중 최소 6개가 그가 초기 투자했거나 직접 창업한 회사였다.
피터 틸은 창업과 투자를 통해 자산 규모 22억 달러의 거부가 됐다. 그는 이 돈을 급진적 비전과 획기적 기술, 강력한 팀을 갖춘 스타트업에 정력적으로 재투자해 왔다. 다음달 새 투자처 물색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략>
이처럼 ‘남들이 예기치 못한 곳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것’에 집중하는 틸은 『제로 투 원』을 통해 “퍼스트 무버보다 라스트 무버가 돼라”고 조언한다. 물론 빠른 시장 진입은 좋은 전략이지만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곧 경쟁자들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차라리 “특정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훌륭한 발전을 이뤄 내 몇 년, 심지어 몇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답이라고 본다. “틈새시장부터 장악한 뒤 차차 규모를 확장해 야심차고 장기적인 비전을 향해 나아가라”는 것이다. 알고 보면 구글과 페이스북도 각각의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으며 대학 캠퍼스를 무대로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가 또 하나 유독 강조하는 것은 팀이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킨 주체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소규모 집단”이며 무언가를 시작할 때 결정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하느냐’는 것이다. 그런 집단이 권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강력한 개인적 충성을 이끌어 내며, 또 수십 년을 내다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한 명의 독특한 창업자를 중심으로 단합할 때 비로소 인류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특이점(Singularity·놀라운 신기술이 인간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꾸는 극적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한편으로는 그런 ‘한 명의 독특한 창업자’가 갖춰야 할 자질로, 회사의 모든 이에게서 최선의 성과를 끌어내는 것을 꼽는다. 마치 그 자신이 옛 동료들(페이팔 마피아)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실리콘밸리 역사를 바꿨듯이 말이다.
=================================
제로 투 원-스탠퍼드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 출판사 한국경제신문사 | 2014.11.20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년 상위 1% 재산이 99%보다 많아...제45회 다보스포럼 주요 의제로 부상 (0) | 2015.01.19 |
---|---|
부산시, 2001~2022년 초중고 학생 수...60만에서 31만으로 줄어든다 (0) | 2015.01.19 |
경비원직에 장·노년층과 젊은층이 맞바뀌는 '잡 스위칭' 현상이 나타나다 (0) | 2015.01.17 |
[반퇴시대] 취업시장의 80% 반퇴자가 주도 (0) | 2015.01.17 |
'우린, 앱으로 어학연수 간다’...스마트펀 앱을 활용한 외국어 학습 수요 증가 (0) | 2015.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