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희망 찾기]저성장 ‘가지 않은 길’… 위기만은 아니다
경향신문 2014.12.31(수) 이윤주 기자·도쿄 | 윤희일 특파원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412312149025&code=920100&med=khan
▲ 성장에만 익숙한 한국 경제, 낮은 성장률에 집단 불안감
인위적 부양책은 대안 안돼
전세계적 저성장 흐름 속에 공정한 분배 등 새 전략 짜야
<중략>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기업 건설사에 다니는 이모씨(59)는 요즘 회사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들고 있다지만 실제 사는 걸 보면 점차 희망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다.(•••)일하는 만큼 집안 살림이 폈고, 나라 경제도 성장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일류대학 출신에 각종 스펙을 쌓고도 취업문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바늘구멍이다. 치솟는 전셋값과 자녀 교육비 등을 고려하면 결혼도 쉽게 꿈꾸지 못하는 게 요즘 후배들이다. 이씨는 “1970~1980년대만 해도 대학졸업장만 있으면 취직은 일도 아니었다”며 “지금은 어렵사리 취직해도 집 사는 것, 결혼하는 것 모두 쉽지 않으니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우울증에 걸린 환자처럼 비관으로 가득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도 소비심리는 살아나지 않았고, 물가상승률은 1.3%로 2년 연속 1%대에 머물렀다. 그래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은 활기를 잃었고, 전셋값만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유럽 경제가 부진에 빠지면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3%대 경제성장률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며 “그런데도 국민들은 저성장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성장률 높이기는 한국 경제의 탈출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제는 한국도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음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들도 고성장보다는 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는 데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저성장을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익숙해져야 할 당위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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