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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시대, 타인에게 은덕을 베풀면 훗날 드러나게 보답을 받는다

배세태 2015. 1. 1. 11:07

 

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비탈에서 사자가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들쥐들이 뛰어다니며 놀다가 그 중 한 마리가 잠자던 사자를 밟아 그만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들쥐는 사자에게 실수로 그리됐으니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자 사자는 그 들쥐를 상처하나 입히지 않고 놓아주었습니다. 들쥐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곳을 떠났습니다. 며칠 후 사자가 그만 올무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몸부림을 치면서 큰 소리로 울부짖고 있는데 바로 그때 사자가 놓아주었던 들쥐가 사자소리를 듣고 쫓아와 올무를 이빨로 갉아 밧줄을 끊어버렸습니다. 사자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우리사회에 이런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습니다. IMF 때 모 재벌그룹이 무너졌습니다. 결국 그 그룹의 회장과 예하 사장단이 모두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그 어느 누구도 회장을 두둔하기는커녕 모든 혐의를 그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다시 말해 자기책임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모 재벌그룹의 회장은 근무 중에는 마치 장교가 졸병 다루듯 예하 임원들을 다루지만 일과 관련해서 그렇고 인격모독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서는 경제적으로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해주었습니다. 물론 자신도 매우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그 회사 임원들은 새해가 되면 세배를 가고 부득이 못 가게 되면 회장이 사는 곳을 향해 세배를 한다고 합니다. 능력 있는 경영자는 머리에 남지만 덕을 베푸는 경영자는 가슴에 남는 법입니다.

 

최근 모 항공사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태로 당사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고 국제적으로 온갖 패러디가 만들어지면서 나라망신까지 사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사회에서 오너 일가와 사원의 관계는 사자와 들쥐의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너 일가가 사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으므로 사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너 일가 앞에서는 은덕만을 바라는 들쥐신세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항공사 오너의 젊은 딸은 이솝우화 속의 사자처럼 실수를 저지른 들쥐를 용서해주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승무원들에게 이른바 ‘슈퍼 갑질’로 도에 넘는 인격적 모독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상의 이야기들은 모두 음덕양보(陰德陽報)와 음악양앙(陰惡陽殃)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음덕양보란 ‘남모르게 덕을 베풀면 훗날 드러나게 보답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즉, 남모르게 은덕을 베풀면 드러나게 보답을 받지만 그 반대로 남모르게 패악(悖惡)을 행하면 드러나게 재앙을 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은덕을 베풀어 받는 보답은 자신이 베푼 은덕보다 크고, 패악을 저질러 받는 재앙은 자신이 행한 패악보다 크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현상을 주역(周易)에서는 적선여경(積善餘慶), 적불선여앙(積不善餘殃)이라 풀고 있습니다. 최근의 땅콩회항 소동이 이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초연결 시대, 사자들이여 명심하세요! 당신들이 올무에 걸렸을 때 들쥐가 살려줄 수도 있고 그냥 죽게 놔둘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한 재벌가 장녀의 비상식적인 인격 모독 사건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급속히 전파하면서 세계적인 가십거리가 되었고, 그 장녀의 사회적 신분이 한꺼번에 박탈당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재벌가 땅콩봉지 사건만 하더라도 대중이 재벌가의 사죄 수준을 정하고 직책 박탈 여부를 은연중에 결정했습니다. 대중의 압력이 힘을 갖는 이유는 대중이 힘을 합쳐 의사결정을 하면 그대로 집행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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