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자기계발·동기부여外

인생의 시간표는 모두가 다르므로 우리의 인생도 활짝 피는 때가 온다

배셰태 2014. 10. 5. 20:10

 

세상의 모든 꽃들은 저마다 피는 철이 따로 있습니다. 제 철이 되어야 비로소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는 것입니다. 만일 철을 모르고 피는 꽃이 있다면 그것은 '철부지(不知)' 꽃입니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은 봄에 핍니다. 개나리나 철쭉 역시 봄이 오면 어김없이 꽃봉오리를 터뜨립니다. 여름이 되면 접시꽃이 수줍은 듯 자태를 드러냅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길가 어디에서나 손을 흔들며 우리를 환영합니다. 그런가 하면 매화와 동백은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망울을 맺습니다.

 

우리가 여름에 동백꽃을 보고 싶다고 아무리 애원해도, 겨울에 나팔꽃을 만나고 싶다고 아무리 간청을 해도, 그들은 제 때가 되어야 비로소 본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내면에도 특별한 꽃씨가 숨겨져 있습니다. 다만 그 꽃씨는 장미일 수도 있고, 국화일 수도 있으며, 봉숭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꽃씨는 제 철이 되어야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다고 해서 꽃이 저절로 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꽃씨가 되었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물과 거름을 주고, 충분한 햇빛을 쬐어주며, 때론 벌레도 잡아주어야 합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정성을 다해 가꾸고 보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모짜르트나 피카소, 아인슈타인, 김연아는 일찍이 봄부터 피어난 꽃들입니다. 하지만 알렉스 헤일리, 모건 프리먼, 샘 월튼, 핸리 포드, 레이 크록, 에이브러햄 링컨, 테레사 수녀는 가을이 되어서야 피기 시작한 꽃들이며, 심지어 겨울에 만개한 꽃들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겐 정해진 인생의 시간표가 있는 것일까요? 10대에는 공부를 하고, 20대 중반까지는 대학을 나오고, 20대 후반엔 직장을 잡고, 30대가 되기 전에 결혼을 하며, 30대 중반에는 아이를 갖고, 30대 후반에는 경제적 안정을 누리며, 40대엔 아이들 뒷바라지에 전력을 쏟아야 하고, 50대 이후론 노후의 안정을 생각하며 삶을 관조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정해진 틀속에 자신의 삶을 맞춰 보고 세상이 정해놓은 시간표와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어긋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초조하고 불안한 나머지 안절부절 못하고 그러다가 스스로 너무 늦었다고 판단하여 자포자기 상태로 사는 것이 진정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 취해야 할 올바른 태도일까요?

 

가을에 피는 들국화는 봄에 활짝 피는 벚꽃을 시샘하지 않습니다. 겨울에 되어야 꽃망울을 터뜨리는 그윽한 향기의 매화는 붉은 장미처럼 한 여름에 피지 못한다고 자신을 원망하거나 한탄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이유는 언젠가 반드시 꽃을 피우게 될 그날을 결코 잊지 않고 묵묵히 준비하며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일찍 피는 꽃이 더 아름답고 좋은 꽃이 아니듯 일찍 피는 사람이 반드시 더 유능하고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고유한 색과 향과 멋을 지니고 있듯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역시 저마다 독특한 삶의 색과 향과 멋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빨리 개화하려고 애를 태우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활짝 만개할 그날을 위해 지금 힘껏 준비하는 것입니다.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고, 잔가지를 쳐내며, 때가 되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내 삶이 원하는 때 피는 것은 아닙니다. 때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개화할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내 인생이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늦은 것이 아니라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비록 그날이 눈보라 몰아치는 한겨울이면 어떤가요? 설중매(雪中梅)의 자태가 그토록 아름다운 것은 모든 꽃이 지고 난 추운 겨울에 홀로 찬연히 피어 오르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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