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ICT·녹색·BT·NT外

[샤오미 쇼크] 넛크래커 딜레마, 좁쌀이 뭐길래

배셰태 2014. 9. 4. 09:49
[데스크칼럼] 좁쌀이 뭐길래

이데일리 2014.09.04(목) 김민구 글로벌마켓부장

 

요즘 한국 재계를 흔드는 화두가 있다. ‘좁쌀’이다. 농산물 얘기가 아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좁쌀)’다.

얼마전까지 우리에게 생소했던 샤오미가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이 업체가 지난 2분기 세계 최대시장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27%를 차지해 삼성전자(21.1%)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중국 토종기업 ‘좁쌀’에게 글로벌 플레이어 삼성전자가 일격을 당한 셈이다.

샤오미의 습격을 일시적 반란으로 여길 수도 있다. 삼성이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샤오미는 초저가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경영하는 삼성전자에 비해 샤오미는 아직 자국시장에 의존하는 ‘애송이’다. 샤오미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놓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샤오미의 급부상은 한국 제조업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임계점)를 맞는 중대 전환점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스마트폰은 IT제품 가운데 무게와 크기가 작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이 때문에 글로벌 IT업체들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한 인구 13억 명에 달하는 내수 시장과 외환보유액 4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시장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토종기업에 밀렸다는 것은 우리 제조업체 경쟁력이 중국에 비교우위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중략>


중국 제조업 경쟁력의 급상승으로 한국은 이제 ‘샌드위치’가 아니라 ‘넛 크래커(nutcracker·호두 까는 기계)’에 낀 처지가 됐다. 샌드위치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후발국 추격을 우려한 것이라면 넛크래커는 후발국 기술 추격에다 선진국 역공이 더해지는 상황을 뜻한다.

마치 호두를 호두까기 기계로 눌러 까는 것처럼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 틈에서 깨져버릴 수도 있다.

시장이 성숙된 제조부문에서 ‘넛크래커 딜레마’를 극복할 묘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결국 한국으로서는 중국이 따라오지 못할 차세대 고부가가치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고서는 돌파구가 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중이다. FTA 체결로 우리 경제영토가 한반도에서 광활한 중국대륙으로 넓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샤오미 쇼크’가 보여주듯 중국과의 FTA가 한국기업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