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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진적 혁신' 이 아닌 `파괴적 혁신` 만이 애플 따라잡는다

배셰태 2014. 8. 30. 22:52

[매경 MBA] `파괴적 혁신` 만이 애플 따라잡는다

매일경제 2014.08 28(목) 박인혜 기자

 

`점진적 혁신` 노키아 망했다
연구개발비 6배 더 썼지만 노키아 끝내 애플에 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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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노키아 중 혁신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한 기업은 어느 쪽일까. 아이폰으로 노키아를 무너뜨린 애플일 것 같다. 그러나 혁신에 투입한 돈만 따진다면 노키아가 애플보다 몇 배나 더 노력했다. 노키아는 2009년 애플에 비해 6.4배나 더 많은 돈을 연구개발(R&D)에 썼다. 2010년에는 4.4배, 2011년에는 3배나 더 썼다. 직원들도 혁신을 위해 밤낮 없이 노력했다. 차근차근 꾸준하게 성실한 태도로 제품과 서비스를 바꿔 나갔다. 하지만 노키아는 몰락했고 MS에 인수됐다.

 

그야말로 `혁신의 역설(Innovation Paradox)`이다. 노키아는 혁신을 위해 경쟁업체인 애플보다 엄청난 돈을 썼는데 되레 몰락했다. 엄청난 돈을 썼지만, 노키아 제품은 애플보다 훨씬 덜 혁신적이었다.

 

문제는 노키아가 혁신을 `차근차근` 했다는 데 있었다. 노키아가 추진한 혁신은 `점진적 혁신`이었다. 자사 제품을 꾸준하게 점진적으로 개선해 시장에 내놓았을 뿐이었다. 2000년에 이미 아이폰과 비슷한 혁신적 제품을 개발했지만, 출시는 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였던 블랙베리도 비슷했다.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점진적 혁신에 매달렸다.

 

그러나 애플은 달랐다. 기존 휴대폰과 완전히 다른 `아이폰`을 내놓았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스마트폰이었다. 애플은 매출액 대비 겨우 3% 안팎을 R&D에 투자했지만 내놓은 제품은 노키아보다 훨씬 혁신적이었다. 애플은 노키아식 점진적 혁신이 아니라 기존 시장을 전복하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아이폰은 기존 휴대폰 시장을 완전히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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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엡스타인(Marc Epstein) 미국 라이스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토니 다빌라(Tony Davila) 스페인 IESE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혁신 패러독스(The Innovation Paradox)`라는 제목으로 된 책을 펴내고 노키아ㆍ블랙베리 몰락 원인을 `점진적 혁신`에서 찾았다. 과거 미덕으로 여겨졌던 성실하고도 꾸준한 개선작업이 `파괴적 혁신(Breakthrough Innovation)`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노키아는 몰락했으나 애플은 떠올랐고, 마이스페이스와 프렌드스터(Friendster)는 사라졌지만 페이스북은 남았다. 수많은 유통업체들이 고전할 때 아마존은 굳건히 섰고, 커피 산업이 포화 상태에 들어서 아우성칠 때 네스프레소는 강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결국 파괴적 혁신을 추구한 기업이 시장의 승자가 됐다는 뜻이다.

 

이들은 "혁신은 개선(Improvement)이 아닌 돌파(Breakthrough)이며, 변화에 대응(React)하기보다는 스스로 변화 그 자체가 돼야 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이미 존재하는 시장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기존 시장을 전복하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기업이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두 사람을 대표해 엡스타인 교수가 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한 내용이다.

 

-실패하는 혁신으로 `점진적 혁신`을, 성공하는 혁신으로 `파괴적 혁신`을 꼽았다. 차이점을 설명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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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 성공하려면
"아래서 위로" 아이디어 샘솟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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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엡스타인 라이스대 교수와 토니 다빌라 IESE 경영대학원 교수는 `혁신 패러독스(The Innovation Paradox)`라는 책을 통해 파괴적 혁신을 창조하는 방법으로 상향식과 하향식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반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혁신의 토대로 삼는 `상향식` 방식이 훨씬 보편적이다.

반면 소수 리더와 천재가 주도하는 파괴적 혁신의 예는 많지 않다. 이에 대해 엡스타인 교수와 다빌라 교수는 "엄청난 비전을 가진 천재가 조직에 존재한다면 하향식의 파괴적 혁신도 한두 번은 성공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횟수가 반복될수록 이 방식의 성공확률은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스티브 잡스 주도로 하향식 혁신을 일궈낸 대표적인 기업인 애플도 최근에는 상향식 혁신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하향식 혁신은 조직 내 혼란을 일으킨다는 문제 때문이다. 애플조차도 잡스가 주도한 혁신이 반복되자 조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자신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혼란 때문에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엡스타인 교수는 "상향식 혁신이 실패 확률이 낮고, 조직의 결속력과 만족도 측면에서도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향식으로 파괴적 혁신을 시도한 대표적 기업으론 구글이 있다"면서 "구글 역시 처음엔 `검색엔진`이라는 파괴적 혁신으로 성공했고, 이는 두 창업자의 머릿속에서 나왔지만, 이후 쏟아져 나온 수많은 혁신들은 일반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여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메일과 구글드라이브, 구글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 who he is…

 

마크 엡스타인(Marc Epstein) 교수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과 하버드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을 거쳐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라이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 문제와 지배구조 분야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다. 기업에 실질적인 컨설팅도 제공한다. 그는 토니 다빌라(Tony Davila) 스페인 IESE 경영대학원 교수와 `혁신 패러독스` 저술했다. 다빌라 교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IESE로 오기 전에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교수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