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작년 12월 4일,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 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에 관한 기준' 이라는 이름도 긴 새로운 기준을 발표하였는데, mVoIP 허용과 관련된 새로운 기준도 포함됐습니다. 2009년 12월 아이폰 국내 상륙 이후, 저번 조치로 4년 만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는 셈입니다.
음성이 주는 가치는 지금까지는 '통화'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입니다. mVoIP는 양방향 전화가 아닌 모바일(mobile)에서 보이스(Voice)를 IP로 실어나른다는 의미입니다. 통화가 아니라 기술에 대한 규격입니다.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꼬리칸의 지도자인 커티스가 열차의 앞 칸으로 가기 위해 열차의 보안설계자인 낭궁민수(송강호 역)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들은 각각 영어와 한국어를 대화를 나누는데는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손바닥보다도 작은 통역기를 목에 대기만 하면 순식간에 벜역된 말이 흘려나오기 때문입니다. 커티스를 본 낭궁민수의 첫마디는 그저 '난 듣고 있다(I'm listening).'였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언어의 장벽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매시업(Mach-up)이 조명을 받으면서 몰락해 가던 음성 서비스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매시업'은 원래 서로 다른 곡을 조합한다는 음악 용어로,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혼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설국열차> 속 번역기나 NTT도코모의 실시간 통역 전화가 음성 매시업의 좋은 예입니다. 음성 매시업은 앞으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분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음성 매시업의 기본은 음성을 정보화하는 것입니다. 음성을 정보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음성인식 기술이 필요합니다. 음성인식 기술은 사실 오래된 기술입니다. 최초의 음성인식 기술은 1952년 미국 벨연구소가 개발한 오드리(Audrer) 시스템입니다. 이후 음성인식 기술은 꾸준한 발전을 거듭했으나 키보드와 마우스에 밀려 대중적인 입력 장치로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시리가 출현하면서 음성인식 기술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기존의 음성인식 서비스가 짧은 단어나 문장만 인식할 수 있었다면 시리는 사용자의 질문을 의미 단위로 인식하고 맥락을 공유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찿아 줍니다. 아이폰은 터치패드를 이용하지 않고도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쓸 수 있습니다.사람들에게 가장 편리한 입력 장치는 사실 두 손이 모두 자유로운 '음성'인 것입니다.
이미 환경은 충분히 갖춰졌습니다.LTE 시대를 맞아 데이터 전송 속도는 이미 150메가바이트 급까지 상용화 되었고 스마트폰의 성능은 PC에 필적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음성 매시업 확대를 위한 필수 요소인 고속의 무선 네트워크와 고성능 단말기는 이미 갖춰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성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음성인식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구글은 이미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통해 음성 매시업 서비스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알려진 휴고 베리는 미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사람 간의 언어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수년 안에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글 번역 서비스의 높은 완성도를 고려할 때 구글 통역 서비스 또한 상당히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만약 이 서비스가 상용화되어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통역기를 통해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장면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통해 구글플러스, 유튜브 등의 다른 자사 서비스도 효과적으로 전 세계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한편 페이스북은 음성인식 번역 업체인 '모바일테크놀리지'의 인수를 통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모바일테크놀리지는 한국어를 포함한 25개국 이상의 언어를 번역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지비고'를 통해 이미 사용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기업입니다. 페이스북은 뉴스피드 등에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하여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일 계획입니다. 또 다국어 지원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페이스북을 비영어권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습니다.
올해는 단지 말하는 것만으로 기계를 작동시키는 SF 영화 속 장면들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키보드에 주도권을 내주었던 음성인식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시장의 모습을 바꿔 놓을지 기대가 됩니다.
단언컨데, 음성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물론 기존과 같은 mVoIP 형태는 아닙니다. 음성의 매시(Mash-up)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mVoIP 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미디어, 쇼핑, SNS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은 무한하게 확장될 것입니다. 기존의 입력 장치가 키보드와 터치패드였다면 이제는 '음성'이 새로운 입력 장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중 SNS는 mVoIP 시대 개막과 함께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힙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사정보 큐레이션 > ICT·녹색·BT·NT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마트카 시장, 소프트웨어 기술 격차로 삼성전자·LG전자에 등 돌린 현대자동차 (0) | 2014.05.22 |
---|---|
모바일 시대에 페이스북은 어떻게 날고 있나 (0) | 2014.05.22 |
미래 모바일 장치 핵심은 홀로그램 영상기술 (0) | 2014.05.20 |
도시바, 내년 초 출시될 구글의 약 5만원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에 반도체 독점 공급 (0) | 2014.05.20 |
구글 유튜브, 1조원에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 인수 (0) | 2014.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