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4.05.11(일) 이창훈 오피니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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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종종` 상상을 초월한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됐을 때 눈과 귀를 의심했다. 살아가면서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현실을 다시 보게 될까 싶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이 나라의 경제주권이 무너졌다. 다시 몇 년 후에는 태평양 건너에서 여객기가 쌍둥이 빌딩으로 돌진하는, 모든 영화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테러 참사가 벌어졌다.
2014년 4월 16일이었다. 그날 세계 1위 조선강국 대한민국에서 대형 여객선이 침몰하고 그 상황이 생중계되는 가운데 304명의 산 생명이 물속에 잠겼다. 이런 일을 목격하게 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그러나 인간이 일으킨 모든 재난은 나중에 돌아보면 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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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까지 들먹일 것도 없다. 만에 하나, 아니 천만의 하나라도 세월호가 더 큰 재난의 전조라면, 세월호가 `대한민국호`의 축소판일 수도 있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해 지금 대한민국호도 침몰한 세월호처럼 과적운항 중이라는 걸 누구나 체감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9년째 자살률 1위, 출산율 최저 수준이다. 이래선 머잖아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해지겠지만 속수무책이다.
그 원인 중 하나가 OECD 최장 근로시간과 최저 생산성이라는 `행복파괴적` 모순일지 모른다. 일과 가정의 공존, 저녁 있는 삶은 동화 속 먼 나라 이야기다. 과도한 사교육비와 주거비로 가계 부채는 폭발 직전이다. 행복지수 세계 꼴찌는 당연한 귀결이다. 삶의 부담과 무게가 `만재흘수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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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행복`이라는 잣대로 과중한 삶의 무게를 줄이는 일부터 해야 한다. 생명과 행복을 부와 성장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정책이 자리 잡아야 가치관의 전도에 따른 탐욕의 과적운항을 막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눈물 흘리지 않은 국민이 없다. 자기 가족을 잃은 것처럼 아파하고 있다. 내수 침체로 생계의 타격을 받아도 `이제 그만`을 외치는 사람은 없다. 우리 국민 전체가 트라우마 치료 를 받아야 한다는 정신의학 전문가의 진단도 있었다.
이제 서로의 눈물을 닦아 주자. 훗날 이 아픔과 슬픔이 헛되지 않았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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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트라우마, 외상‘후’가 아닌 아직도 외상‘중’
한겨레 2014.05.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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