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14.03.19(수)
권중헌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 인터뷰
<중략>
“하청(下請), 갑을(甲乙), 산하(傘下), 이런 말을 익숙하게 쓰는 문화에서 실리콘밸리 같은 곳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IT밸리 같은 건물 짓는다고, 창업자금 지원한다고 실리콘밸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실리콘밸리는 지역을 일컫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문화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물보다 그 안에 들어갈 문화, 자본회전보다 사람들간 관계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
권중헌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은 “창조경제라는 목표는 정말 중요하지만, 실현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무역관은 실리콘밸리를 찾는 한국인들이 꼭 한번씩 들르는 곳. 지난해에만 5400여명이 방문했다. 실리콘밸리내 웬만한 한국관련 IT모임은 이곳에서 열린다. 실리콘밸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한국인 가운데 한명인 그로부터 실리콘밸리를 혁신허브로 만든 비밀인 그 문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권 관장은 “실리콘밸리가 세계적인 IT허브, 혁신허브가 된 핵심은 이질적인 것들에 대한 개방성,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상호작용과 협업"이라면서 "그런데 한국은 이 1번부터 막혀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비결은 인재나 자본과 같은 재료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런 재료들을 어떻게 배합하는가라는 레시피, 즉 문화의 경쟁력인데 한국에는 여전히 배타적인 문화가 지배적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도 독특한 실리콘밸리 문화의 생성배경을 서부개척시대 경험에서 찾았다.
<중략>
권 관장은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고 엔지니어링하듯 접근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가 설계하고, 자금을 집행하고, 창업 숫자를 목표로 하고, 그래서 어느 순간 실리콘밸리 같은 곳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업 숫자를 늘리기 위한 정책위주로 간다면 오히려 미궁으로 빠질 수 있고, 또한 정책이나 자금을 너무 잘게 쪼개버리면 시너지를 발휘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조경제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플레이그라운드와 룰을 만들어주는 것이지, 방향성과 목표스케줄까지 정부가 만들 수는 없다”면서 “사람들간 연결이 일어나는 토대를 만들어주면 그 다음 단계의 진화는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정보 큐레이션 > 공유·사회적 경제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조경제 시작은 `거실`에서..."아이디어 상업화 역량이 핵심"-벤 카우프만 쿼키 CEO (0) | 2014.03.26 |
---|---|
6·4 지방선거…‘사회적경제’ 바람이 분다-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HERI) 소장 (0) | 2014.03.25 |
공유경제의 대표주자 에어비앤비(Airbnb), 기업가치 100억 달러(10조 7천억원) (0) | 2014.03.21 |
창조경제, 정부 역할은 인프라 구축-크리스 앤더슨 3D로보틱스 CEO (0) | 2014.03.21 |
부산형 공유경제 꽃피우려면-강종수 부산 공유경제 인큐베이팅센터장 (0) | 201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