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공유·사회적 경제外

가지 않은 길과 창조경제-박항식 미래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 공동단장

배셰태 2014. 3. 14. 01:21

[로터리] 가지 않은 길과 창조경제

서울경제 2014.03.13(목) 박항식 미래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 공동단장

 

<중략>

 

학창시설 몇 번 읽었을 뿐인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시가 있을 수 있다. 필자에게는 미국의 국민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그렇다. 전문을 모두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시의 마지막 구절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외울 수 있다. (전략)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물론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아쉬움과 회한 등 깊은 여운만 뒤에 여백으로 남기고 있다.

 

시는 읽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읽히는 법이다. 시대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도 달라진다. 젊었을 때는 두 갈래 길 중 가지 않은 길, 두고온 길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며 읽었고 읽을 때마다 감상에 젖곤 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 시를 보면 우리 경제가 떠오른다. 국민소득 2만달러 장벽에 벌써 8년째 묶여 있는 우리 경제의 현실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지나온 길,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생각해본다. 나이가 들면서 감정이 메말라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정책담당자로서 그만큼 절박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탓이다.

 

불행한 역사로 인해 남들과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한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 남들이 깔아놓은 길을 빨리 달리는 방식을 취했다.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로 수십년 동안 성공적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도로는 이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길 수준을 넘어 끊어진 도로가 돼버렸다. 이제는 두 갈래 길이라는 선택의 여지도 없다. 숨겨져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내거나 길과 다리를 만들면서 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을 하기 위해 새롭게 찾거나 만들어가야 할 그 길을 '창조경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