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이성, 합리성, 합리적 기대가설이 경제학과 경영학의 토대로 제공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자인 소비자, 즉 고객이 합리적 판단에 근거해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알아서 살 것이란 강한 믿음을 전제하고 주요 의사결정이 이뤘졌습니다.
또 수요와 공급법칙이 중요한 파단 근거가 됐습니다. 수요가 줄면 값을 내리고, 수요가 늘면 값을 올리는 가격 정책으로 시장에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이전처럼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이 생겨나고, 가격을 올릴수록 판매량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21세기 소비자들은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합리적 행동을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비싼 제품도 품질 좋고 디자인만 좋다면 값에 상관없이 비합리적인 구매를 결정합니다. 과거에는 물건을 필요해서(Need) 샀지만 지금은 좋아서(Like) 또는 원해서(Want) 구입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는 세상의 변화와 큰 관련이 있습니다. 논리성을 관장하던 `좌뇌`가 지배하던 사회서 이제 감성이 지배하는 `우뇌`의 시대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경영의 구루 톰 피터스는 "20세기 산업화 시대의 기업경영 전략은 이성적·합리적 판단을 이끌어내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전략이었지만 21세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하트스토밍(Heartstorming) 전략에 있다"고 단정합니다. 디자인,브랜드, 스토리텔링, 신비감과 같은 비가격적인 요소, 고객의 마음과 감성을 움직이는 하트스토밍 전략이 더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뜻입니다.
21세기 승자가 되려면 국가든, 기업이든, 어떤 조직이든, 개인이든, 상대를 이성적으로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얻어야 더욱 큰 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다니엘 고울만, 리차드 보아치스, 애니 맥키는 저서《새로운 리더》에서 "위대한 리더란 전략이나 비전,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열정을 깨우며 영감을 불어넣는 사람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같은 패러다임은 국가는 물론 기업과 조직경영에 있어 국민, 근로자, 소비자의 감성을 위로하는 `힐링(Healing)`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중동 민주화 혁명이나 월가의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도 시위자들의 감정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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