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기술발전의 가속화로 '생산자 사회'와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배셰태 2013. 7. 24. 15:57

 

◇스트라타시스가 지난 2월 한국에 공식적으로 선보인 이날 시연된 'Objet24'(왼쪽), uPrint SE(오른쪽) 3D 프린터.(사진출처=스트라시스 홈페이지)

 

다니엘 핑크는 자신의 명저인《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20세기 정보화 시대의 주인공은 지식 노동자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진보하고 각국의 경제가 세계적으로 밀접히 연결된 미래인 개념 시대(conceptual age)에는 창조와 공감을 중심으로 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날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식 노동자의 가치가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 예측은 비단 다니엘 핑크만의 분석은 아닌 듯합니다. 지식 노동자라는 용어는 경영학의 구루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1959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물리적인 노동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시대의 전형적인 공장노동자들과 대비되는 개념이었습니다.

 

PC 혁명과 인터넷 혁명을 거치면서 지식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그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지식 노동자가 주도하는 '지식 사회'는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개발되면서 어디에 지식이 있는지 찿는 정도로는 개인의 경쟁력을 논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습니다. 오히려 지식 노동자 특유의 경쟁력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그리고 인간과 컴퓨터의 인터페이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빠르게 대체 가능한 것으로 전략할 가능성 높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식 노동자를 대체할 새로운 미래 세대의 노동자 또는 주인공의 모습을 고민해야 합니다 더불어 새로운 직업과 삶의 모습, 그리고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에 대한 교육방식과 사회시스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19세기에는 미국인의 90%가 농업에 종사했지만 20세기를 시작할 때에는 40%, 현재는 2%만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찿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분명히 앞으로도 나타날 것입니다. 현재의 ICT기술이 지금까지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고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지만, 새로운 혁신기업의 탄생을 유도하면서 이들에 의한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해서 생겨날 것입니다.

 

정부나 공공분야에서도 새로운 경제시스템과 사회의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적은 비용으로 쉽게 창업하고, 이들이 사회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을 정당하게 수확할 수 있는 인프라와 플랫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제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는 개발독재 시절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합하면서 마지막 남은 퍼즐의 조각은 '디지털 프로세스' 로 넘어갑니다. 이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한국, 중국 등이 가지고 있는 제조부분의 경쟁력은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3D 프린터 등으로 어쩌면 집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게 되는 '가내수공업'과 '지역기반 제조'가 이런 조합의 완성과 함께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일찌감치 2006년에 펴낸《부의 미래》에서 “3D 프린터는 상상하는 아니, 상상하지 못했던 그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된다면 '생산자 사회' 또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합니다. 대량생산은 개인화된 생산으로 바뀌며 사람들은 다양한 제품의 아이디어를 생각한 뒤 이를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디자인하고, 테스트하며, 직접 제조에 참여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생산자 사회'라는 용어는 월 마셜이 2011년 발표한 <노동과 생산자 사회>라는 보고서에 언급된 것입니다. 이제는 소비를 늘려서 경제성장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소비자 중심의 사회'를 '생산자 중심의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동시에 빌리는 것보다는 절약하고 공유와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조산업의 혁신과 창조경제의 확산은 이미 향후 10년 이내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프로세스가 자리를 잡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상징이라 여겼던 대량생산과 소비 그리고 산업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차원이 다른 형태의 노동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