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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과 특허권은 '창조경제'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배셰태 2013. 7. 18. 11:30

 

`접속권`을 확보하려는 21세기의 개인이나 집단의 투쟁은 `재산권`을 확보하려 했던 19세기와 20세기의 투쟁만큼이나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전체선)'가 그 전의 봉건 경제와 다른 것만큼이나 다른 새로운 경제 체제인 '시민 시장경제(공동선)'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재산권(소유)에서 접속권(네트워크)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재산권에서 접속권으로 `부(副)` 관념이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만큼이나 낡은 고전적 경제 패러다임과 새로운 분산 자본주의의 모델이 상충하는 곳도 없습니다. 전통적 사업 계획에서 특허권과 저작권은 하나의 성역입니다. 그러나 협업 경제에서는 주요한 정보를 오픈소스로 내놓는 것이 협업의 출발점입니다. 지식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것은 협업을 가로막는 일차적 장애입니다.

 

협업으로 지속적인 돌파구와 새로운 발견을 모색하는 글로벌 경제의 속도를 생각할 때, 특허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는 갈수록 낡은 메카니즘으로 천대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특허법은 르네상스 시대에 베네치를 비롯한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유리 세공이나 그 밖의 기술 산업에서 지역 장인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발명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 시발점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작권법도 "정보는 공짜로 달라길 좋아한다"는 말을 모토로 삼는 오픈소스 협업 벤처, 파일 공유, 블로깅과는 정 반대의 길을 달려 왔습니다. 유튜브, 플리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 방대한 정보가 무료로 만들어지는 인터넷과 생물권에서, 저작권에 매달리는 것은 한 개인의 상업적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물론 순수한 네트워크에도 재산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재산은 생산자의 것이고 사용자는 쪼개진 시간을 통해 접속합니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공간으로 통하는 입구를 열었고 문명의 속도를 높였습니다. 오랫동안 폐쇠적이고 수직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던 공간은 갑자기 수평적으로 펼쳐지며 소실점까지 뻗어 갔습니다. 오래동안 주기적이고 폐쇠적인 것으로 느켰졌던 시간은 갑자기 선적이고 무한한 것으로 경헙되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제한했던 옛 봉건식 제도는 맥없이 붕괴되며 무한한 미래와 함께 달리는 끝없는 지평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사유재산에 대한 발상은 새로운 시간적, 공간적 영역을 길들이기 위한 중요한 정신적 도구였습니다.

 

새로운 경제 체제, '시민 시장경제'는 또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사업 방식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적 포맷을 찿는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구식으로 낙인 찍혀 퇴출하는 것은 바로 시장 교환 메커니즘 자체입니다. 새로운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선형적이 아니라 인공두뇌적입니다. 이것들은 사용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시장 교환의 시작과 정지 메카니즘은 당사자가 시간을 매개로 지속적인 상업적 관계를 수립한다는 개념으로 바뀝니다.

 

그러나 이제 사유재산의 이론적 근거는 다시 한 번 우리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의식을 바꾸고 있는 새로운 기술의 성과로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SNS, 인터넷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인간의 중추신경계는 지구의 다른 모든 인간과의 접촉을 가속화하면서 우리를 글로벌한 공간과 시간의 동시적 장으로 몰아갑니다. 그 결과 21세기에 시장에서의 재산 교환은 갈수록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의 접속 관계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는 반응 속도가 너무 느려서 소프트웨어와 커뮤니케이션 혁명으로 발생한 생산의 잠재력과 속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이제 우리는 시장 자본주의가 그 전의 봉건 경제와 다른 것만큼이나 시장 자본주의와 다른 새로운 경제 체제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협업 경제에서 경제적, 사회적 관계를 수립할 때는 배척의 권리보다 포함의 권리가 더 중요합니다. 살펴본 바대로 지적재산이든 가시적 재산이든 전통적인 재산권은 3차 산업혁명 경제의 운영 인프라를 구성하는 새로운 분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에네지에 의해 개방된 상업적, 사회적 기능성에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협동 사회에서는 비물질적 가치, 특히 자아 완성과 인격적 변화가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충만한 인생`에서 배제되지 않을 권리, 즉 접속의 권리는 가장 중요한 재산 가치가 됩니다. 새로운 시대의 재산은 "개인이 충만한 삶을 꾸려 갈 수 있도록 해 줄 탄탄한 관계에 참여할 권리가 되어야 한다"고 맥퍼슨은 주장했습니다.

 

●창조경제는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질 때 성립한다

 

경제민주화가 되지않아 회의주의를 만연시키는 사회에서는 창조적 사고가 나올 수 없습니다. 창조경제에서의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유를 만드는 일, 활동을 가리킵니다. 기존의 주어진 재료, 질료를 이용하여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 무형의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는 경제가 창조경제입니다.

 

정보화 사회에 돌입하면서 IT산업을 이용한 경제를 아이디어 경제라 하면서 관념의 창조성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는데, 이것은 창조경제가 아닙니다. 지적재산권, 특허권에 입각하여 자본주의적 지대를 회사사주가 독점하는 자본주의적 기생경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보화 기술에 의해 가능한 정보화 사회의 핵심가치는 수평적인 네트워크와 발언권의 평등, 공유경제입니다.

 

부의 창조는 노동자의 육체적 정신적 노동력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 노동자의 노동, 노력에 알맞게 정당한 대가가 지불될 때 창조적인 노동활동이 이루어지므로, 그때 바야흐로 창조경제가 성립될 것입니다. 따라서 창조경제란 부의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는 경제, 노동자가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라고 다면적으로 정의내리고 싶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이 추구하는 특정한 목표는 공동선 또는 전체선으로 나누어집니다. 공동선(협동조합 등)은 시민 시장경제의 목표이고, 전체선(주식회사)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동선(common good)' 과 '전체선(total good)' 의 정확한 차이가 무엇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비유로 표현하면, 전체선은 각 개인이나 집단의 선을 '합한 것' 이고 공동선은 '곱한 것' 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체선에서는 일부가 다른 것을 무효로 만들더라도, 전체가 양수로 남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선인 곱셈에서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어느 한 요소가 0으로 줄어들면 전체 곱셈의 결과가 0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수를 위한 경제, 즉 공정한 경쟁과 기회의 평등, 정의로운 분배 그리고 생산과 노동의 가치 제고, 환경의 공생이라는 경제민주화적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고민해야 되겠습니다. 나는 전체선이 아니라 공동선의 원리에 입각한 자유시장경제를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