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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끝을 예견한 조지프 슘페터에 창조경제 답 있다

배셰태 2013. 7. 8. 18:40

 

●자본주의 끝을 예견한 자본주의 숭배자, 조지프 슘페터《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

 

전문가들이 창조경제 시대에 새삼 주목하는 경제학자는 올해로 탄생 130주년을 맞는 조지프 슘페터(1883~1950)입니다. ‘혁신(innovation)’ ,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으로 유명한 이 경제학자에 ‘창조경제’의 답이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슘페터의 혁신을 바탕으로 성공하려면 투 트랙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를 먹여살려온 6대 산업에서는 세계적 공급과잉의 ‘제로섬 게임’을 헤쳐나갈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고, 한편으론 공급과잉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혁신은 전 세계 기업에서 추구되고 있습니다. 와전히 새로운 대상으로의 변화이자 창조를 뜻하는 혁신은 시장의 역동성을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중시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혁신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슘페터입니다.

 

그는 폭넓은 이론적 관심과 통찰력으로 시대를 앞서갔습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자본주의를 자본주의가 되게 하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자본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슘페터는 이런 질문들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경제는 주기를 갖고 성장과 쇠퇴를 반복합니다.일종의 순환입니다. 넓은 역사적 안목을 갖고 봤을 때 경제는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찿는 정태적 순환 과정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슘페터가 갖고 있었던 '성장 이론' 과 '순환 이론' 은 당시 정통파 경제학자들의 이론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론들은 사후 반세기 이상 지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슘페터 자신이 그 무엇보다 혁신이었습니다.

 

1942년 자본주의 장래에 관한 가장 선동적인 저서《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을 통해 어떻게 자본주의가 활성화되는지를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괴멸할 것인지에 대해서 동시에 이야기합니다. 자본가 정신에서 비롯된 혁신이 자본주의를 살려내고 그들이 어떻게 무용화되는지 그 과정을 그려내는 것입니다.

 

슘페터의 경제성장 이론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업가가 주도하는 '기술 혁신' 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참신합니다. '혁신' 과 '기업가 정신' 을 자본주의 경제 발전의 동력이자 변화의 주체로 꼽았습니다.

 

혁신은 창조적 파괴 과정입니다. 창조적 파괴란 더 큰 가치를 위해 낡고 오래된 것을 버리고 경쟁력 있는 새것으로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혁신과 기업가 정신은 자본주의를 꽃피웁니다. 그러나《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가 자본주의의 밝은 면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자본주의의 장래를 최종적으로 평가하면서 "자본주의는 잔존할 것인가? 아니,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했습니다.

 

로맨틱한 경제학자 슘페터의 눈에 자본주의는 애초에 매력과 흥분에 휩싸인 기사의 마상 창술 시합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윽고 이 마상 창술 시합은 긴장과 열광의 분위기를 잃고 무미건조하고 실제적인 하나의 사업이 되어갑니다. 지지자를 잃게 된 자본주의는 드디어 다른 체제에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자본주의의 여생에 대한 슘페터의 추산이 정확하다면 그 진단의 정확성에 대한 평가는 우리 자손들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정확성이 어떻든 간에 그의 생각은 우리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는 자본주의에 관한 경제적 분석에서 낙관적인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그는 경제적 사고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비경제적 이유로 말미암아 자본주의 제도가 소멸할 것을 예언한 최초의 위대한 경제학자가 되었습니다.

 

마르크스와 슘페터가 이야기한 자본주의 붕괴 과정은 다르지만 이후 사회주의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습니다. 슘페터는 사례를 인용하여 비민주적인 사회주의를 고발하고, 사회주의를 자본주의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등장한 소련형과 성숙한 자본주의하에서 등장한 사회주의를 나누고 영국 식의 개량주의적 사회주의를 높이 평가합니다.

 

정리하면 슘페터의 이론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철저'한 보수주의자인 동시에 마르크스 경제학의 숭배자. 무엇보다도 혼란스러운 것은 '기업가의 기술 혁신' 이라는 창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밝은 면을 이야기하는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견해는 자본주의의 발전은 자본가에 의한 노동자의 착취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사망선고를 내리는 마르크스의 설명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럼에도 슘페터는 자본주의가 필연적인 멸망의 길을 가게 된다고 예언합니다. 그 때문에 슘페터는 자본주의자와 사회주의자 양쪽의 비난을 받기도 했고 곡해되거나 오용되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