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우리은행이 보유 중인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하고 지배주주 자리에 한발 다가선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16일 "
KT에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하고 모바일카드 부문 등에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보유하고 있는 27.65% 지분 전량을 매각할지 일부만 팔지를 놓고 마지막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T와 우리은행은 늦어도 다음주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분 매각과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KT는 이에 앞서 비씨카드 지분 14%를 보유한 신한카드와 지분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어 두 회사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 비씨카드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현재 최대주주는 우호 지분을 포함해 30%를 확보한 보고펀드다.
우리은행이 보유 지분의 절반을 팔지 혹은 전량을 팔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현재로선 전량 매각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량 매각은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지분을 넘기는 결과가 되는 데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라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입 지분량과 관계없이
KT와 비씨카드는 이번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계기로 사실상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이 합작한 하나
SK카드와 같은 제휴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카드업계는 더욱 빠르게 통신사와의 제휴가 진전될 전망이다.
그동안 민영화 등 은행의 미래와 관련된 중대한 사항이 먼저 결정된 이후로 지분 매각을 미루던
우리은행 측이 입장을 바꾼 것은 모바일카드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체결함으로써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통신` 결합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