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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협동조합?!, 시간과 사람이 필요하다

배셰태 2012. 11. 29. 13:17

"협동조합이 대세? 진짜 대세 되려면…"

프레시안 2012.11.29 (목)

 

[시민정치시평] 시간과 사람이 필요하다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부설 사회적경제연구센터 부소장

 

대세, 협동조합 !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일을 코앞에 두고 있는 요즘 시민사회단체와 자치단체의 대세는 확실히 협동조합이다. 사회적기업이든, 자활기업이든, 마을기업이든, 시민사회단체이든, 자치단체이든 모두 협동조합과 관련된 내용으로 수렴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입법 예고 중에 있고, 업무지침을 마련하였으며, 공무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국 순회 설명회를 실시했다. 발 빠른 자치단체들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합동으로 평균 70 ~ 80명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언론들은 해외 협동조합의 사례를 소개하기 바쁘다. 가장 앞서나가는 서울시는 11월 1일 4개 권역에 협동조합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중략>

 

협동조합은 정말 대세인가 ?

그러나 협동조합의 긍정적인 일면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시각이나, 협동조합이 활성화되면 당장 우리 생활이 눈에 띄게 달라질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은 현재 협동조합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이나 협동조합이 성장 할 수 있는 인프라 정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설립되는 협동조합들에 대한 기존 협동조합진영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다소 과해 보인다.

 

<중략>

 

진정으로 대세 협동조합을 꿈꾼다면…

 

협동조합이 진정으로 사회의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하려면 역사가 알려 주었듯이 많은 실패와 성공을 통해 교훈을 얻고, 금과옥조가 만들어지고, 그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순환을 거듭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시간과 사람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협동조합이 대세가 되려면 다음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와 자치단체에게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나라마다 정부의 역할과 적극성은 차이가 있었지만, 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협동조합의 자율과 독립은 침해를 받아 왔다. 1995년 국제협동조합연맹(ICA)가 '자율과 독립'을 협동조합의 발전을 위한 제4원칙으로 채택한 것은 정부에 정책에 기대어 협동조합이 성장하면서 정체성 위기를 겪었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다. 정부는 협동조합이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장애가 되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기존의 협동조합들은 협동조합기본법 시대에 부응하는 개방적이고 상호협력적인 지형을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농업협동조합과 신용협동조합,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새로이 설립되는 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주요한 후원세력이 되어야 한다.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자신들의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 준비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시장을 함께 열어주는 노력을 해 줘야 한다. ICA의 제6원칙인 '협동조합간의 협력'이라는 원칙의 실천을 상기할 때이다.

 

셋째,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당사자들에게는 자조와 책임이라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지향하고, 자율과 독립이라는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통해 한국의 협동조합은 쉽고 빠른 길이 아니라, 함께 제대로 갈 수 있는 길로 비로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