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9면2단 2012.11.22 (목) 김현대 선임기자
99%의 경제
아하!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민주주의 방식으로 사업을 벌인다. 노동자 또는 소비자들의 1인1표로 ‘기업’의 대표를 선출하고 경영을 감독한다. ‘2명이 동업도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은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 경영이 성공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지원했던 유럽의 전문가들은 두 종류의 실패 사례를 발견했다.
하나는 민주주의를 한다니까 너 나 할 것 없이 중구난방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였다. 배가 산으로 올라가고 합리적 의사결정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하나는 침묵으로 추종하는 사례였다. 똑똑한 한 사람이 나서니까 나머지는 정해진 대로 따라가기만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는 협동조합이 성공할 수가 없다.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의 베라 차마니 교수는 “협동조합은 두가지 실패 사례의 그 중간 어디엔가에 있다”고 말했다.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면서도, 민주적 절차로 정해진 방침에는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협동조합은 가치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그래서 어렵다. 우리에게 협동조합이 더 멀어 보이고 어렵게 다가오는 이유는 문화적 거리감 때문일 것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처럼 1인1표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사업을 해본 적도 없고, 그런 사업체를 본 적도 없는 탓이다.
출발점은 어디일까?
첫째, 협동조합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협동조합 기업으로 살아가는 선한 사람들의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작지만 건강한 협동조합의 성공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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