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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3월] 알쏭달쏭 - 정보 과잉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얼마나 될까?

배셰태 2012. 3. 2. 08:36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누구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복잡하게 키워드를 입력하면 내 의도와 무관한 무수히 많은 검색 결과를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에는 우리가 필요한 정보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정보도 많기 때문에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을 많이 해왔다. 이제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인터넷 정보가 우리 두 손까지 흐르게 되면서 내가 지금 무엇을 검색하고 어디에 있는지와 같은 사적인 정보가 인터넷으로 새롭게 흐르게 되었다.

 

최근까지는 우리 각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생성하는 방대한 양의 사적인 정보를 처리할 수 없었지만 무한히 큰 정보를 실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이 실현되면서 개인이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스마트 TV를 사용한 과거 이력을 보고 개인별 취향이나 관심 분야 등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이 우리 체형의 통계값으로 기성복을 만든다면 빅데이터 기술은 우리 각자 체형에 꼭 맞는 맞춤복을 만드는 기술이다. 가까운 미래에 내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를 지켜보면서 내 취향을 파악하여 내가 지금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고 필요한 일을 해주는 나만의 우렁각시가 생긴다는 뜻이다. 우렁각시는 CCTV와 같이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센서 정보를 이용해서 재해나 위험 상황에 적절한 조치를 적시에 제공해 준다. 이러한 기술적 진화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변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점점 심화되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정보 자체를 줄이거나 제한하는 선택보다는 과잉된 정보를 농축하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우렁각시 뿐만 아니라 내 생활을 훔쳐보는 스파이를 만들 수 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과연 빅데이터 기술은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안전할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보다는 기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남보다 빨리 이해하고 새롭게 진화시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빅데이터 기술은 새로운 차원의 미래 사회를 여는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로 만들어진 자동차에는 브레이크가 없었고, 초기 인터넷에서는 성인물 차단 기능이 없었다. 만약 이런 혁신적 기술을 문제점만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윤택한 생활과 사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칼로 대응했던 조선이 조총으로 무장했던 왜구를 당해내지 못했던 역사, 핸드폰이 없을 때 공중전화 앞의 긴 줄, 인터넷이 없을 때 복잡한 구청 민원실을 다시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오늘날 IT강국이 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는 우리 국토가 다른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서 초고속 국가정보통신망을 빨리 구축할 수 있어서였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국민 개개인들의  IT 기기 활용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비교적 적은 비용을 투입해서 빅데이터로 인한 사회 진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초기 인터넷 시대를 선도하면서 싸이월드와 같은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었지만 국제화에는 다소 미흡했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빅데이터 기술로 새롭게 다가온 기회를 잘 활용하여 미래인류사회를 주도하는 핵심 국가로 거듭 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지식을 많이 터득할수록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보이는 만큼 안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내 우렁각시에게 나를 더 많이 보여 줄수록 내 우렁각시는 나를 더 잘 알고 내게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뜻이다.

 

 

 

 

즉 인터넷 방향으로 흐르는 나의 사적인 정보는 내가 직접 사용하지 않지만 내 우렁각시에게 꼭 필요한 정보인 것이다. 향후 20년 이내 인류는 600억개의 스마트 기기들을 사용하면서 매일 15PB 분량의 방대한 정보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보 과잉 시대에서 성숙한 빅데이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잠재적 스파이들이 사적인 정보를 훔쳐가는 것을 차단하면서 각자의 우렁각시를 올바르게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초기 인터넷 시대에서 경험했듯이 신기술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이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정보 과잉의 시대라는 이유로 정보의 필요성을 고민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의 홍수를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국민에게 보다 다양한 생활 방식 선택권을 제공하는 미래사회로의 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나무를 보면 나무의 모양을, 여러 나무를 동시 보면 산의 형상을, 여러 산을 동시에 보면 우리나라 강산의 지형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계속 나무나 산만을 본다면 영원히 우리 강산의 지형을 알 수 없다. 방대한 인터넷 정보와 우리의 사적인 정보를 동시에 바라보는 것은 다가오는 미래정보사회라는 신대륙을 탐험하는 인류 역사상 중요한 변혁의 시작이다.

 

 

 


 

 

 

 

 

 

 

 

 

이원석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

 

 

 

 

출처 : 두루누리의 행복한 상상
글쓴이 : 방송통신위원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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