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문화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디서든 종이책이 아닌 테블릿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독서를 하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자책(e-book)에 관한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새 들어 전자책에 더욱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테블릿pc,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가 우리의 일상생활과 절대로 뗄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기 때문에 독서라는 강력한 취미에도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해, 미국 전자책 매출액이 기존 종이책 매출액을 뛰어넘었습니다.
아마존의 킨들(Kindle)과 애플의 아이패드(iPad), 반스앤노블의 누크(Nook) 등 가볍고, 편리한 단말기들은 미국 내에서 전자책의 대중화를 이끌었습니다.
미국 내에서 전자책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다양한 콘텐츠 즉, 다양한 읽을거리가 한몫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인 아마존(Amazon)은 2007년부터 전자책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아마존이 확보한 콘텐츠는 100만종 이상이고 종이책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책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제프베조스와 킨들파이어 - 주간조선
아마존은 서로 다른 기기에서 전자책을 볼 수 있도록 동기화(작업들 사이의 수행 시기를 맞추는 것)기능을 제공해 풍부한 콘텐츠를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와 저렴한 가격, 편리함 등의 이유로 미국 내에서 전자책은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떨까요?
예상하셨겠지만 아직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은 외국만큼 크지는 않답니다.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전체 단행본 시장의 3%수준입니다.
왜 우리나라는 아직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이 비해 전자책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또한 기계끼리 서로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전자책 파일에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이 씌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DRM은 디지털 콘텐츠나 하드웨어의 사용을 제어하고 출판자나 저작권자가 의도한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수십, 수 백권의 책을 한 손에 담아둔 전자기기
그러나 최근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yes24, 인터파크와 같은 국내 온라인 서점들은 태블릿pc용 어플과 전용 e-book 단말기를 내놓으면서 국내 전자책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번년도 들어서 가장 발 빠르게 전자책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인터파크, YES24, 알라딘, LG CNS(북큐브) 등 국내 대형 온라인 서점과 제휴를 통해 총 13만여 권의 e-book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U+북마켓 앱을 출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전자책 서비스는 업체별로 DRM이 호환되지 않아 콘텐츠에 따라서 전용 뷰어를 설치해야합니다. 하지만 U+북마켓은 하나의 뷰어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전자책 사용자들의 편리함이 증가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2012년 1월 17일 교보문고는 아이리버와 함께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K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K의 가격은 9만9천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전자책 단말기 중 가장 저렴하다고 합니다.
신간을 포함해 교보문고의 전자책이 콘텐츠로 제공되고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출시 9일 만에 초기물량 4천대를 모두 판매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극복하는 상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전체 단행본 시장의 3%수준인 전자책 시장이 계속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여가며 국내 출판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의 미래와 강점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전자책 앱 개발 벤처, 두나무 이해일 대표님과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인터뷰
1) 두나무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책을 비롯해서 악보, 전시회 도록, 공연책자, 슬라이드 같은 모든 콘텐츠를 앱으로 만듭니다.현재 단행본 형태나 연작물 형태로 앱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출간하고 있습니다.
2012년 3월에는 독서 서비스 <readgram.com>을 시작하면서 전자출판물 리더앱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현재 도록인 K-ART 연작을 출간했습니다. 2012년 1월 중에 Creative Commons Korea와 출간하는 <The Power of Open>, jpub과 출간하는 소설 <제로데이>와 IT 서적인 <핵심만 골라 배우는 연작>, 눈물스펀지와 출간하는 <선인장 아이>를 앱스토어에 등록합니다. 두나무 누리집(www.dunamu.com)에서 두나무가 만든 앱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2) 전자책(e-book)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평소에 관심 있었던 분야인가요?
워낙 읽기를 좋아했습니다. 읽기는 지식을 쌓고, 감동을 느끼고, 재미를 얻고, 생각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놀랍게도, 이렇게 중요한 방법이 6,00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내용을 담아내는 도구가 종이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음악을 이용하는 방법이 바뀌었듯이 읽기 방법도 크게 바뀌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읽기의 미래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동료들과 두나무를 세웠습니다. 악보, 전시회 도록, 공연책자, 슬라이드 같은 훌륭한 읽을거리들이 현재는 한 번 출간되면 사라져 버립니다. 책이라는 도구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짧은 글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두나무는 세상 모든 읽을거리들을 빛나게 하고 싶습니다. 현재 책을 읽는 디지털 도구들은 책보다 사용성이 떨어집니다. 책장을 넘기는 가장 기본 사용성마저 최악인 경우도 많습니다. 두나무는 책보다 편한 디지털 도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읽기 행위는 지극히 읽는 사람만의 행위였습니다. 공유는 지식을 키우고, 감동을 키우고, 재미를 키우고, 생각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두나무는 혼자 하는 읽기를 함께하는 읽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두나무가 만드는 독서의 미래를 지켜봐 주십시오.
3) 한국에서는 아직 종이책이 강합니다. 특별한 느낌을 주는 종이책을 뛰어넘는 전자책(e-book)만의 강점은 어떤 것인가요?
제 아이들이 전자책을 읽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눈길을 끄는 상호작용 책들을 재미있어 하지만, 정작 내용에는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6,000년 동안 글에 길들여졌습니다. 글을 통해 내용을 이해해 왔습니다. 이 오래된 습관을 단 몇 십 년 만에 바꾸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상호작용도 내용과 연결되지 않으면 단순히 글만 있는 책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해주길 바라는 모든 상호작용을 내용과 연결한다면, 독자는 내용을 온 몸으로 읽게 됩니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더 깊이 있게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전자책에 있습니다. 디지털의 힘이 전자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기록하고 정리하고 모아놓고 찾아보기 쉽습니다. 언제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같이 읽은 책은 무엇인지, 어느 부분에 책갈피를 남기고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았는지,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두나무가 만드는 책보다 편한 디지털 도구가 보여드리겠습니다.
4) 우리나라에서 전자책이 아직 인기가 없는 이유는 콘텐츠의 부족으로 들고 있습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읽을거리가 부족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ePub 전자책 형식이 가지는 약점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한 쪽 분량이란 개념이 없는 ePub은 판형이 복잡한 책들을 좋은 품질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여행, 취미, 요리, 미술, 음악, 아동, IT 분야 책들이 부족한 이유입니다. 판형에도 내용과 정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가, 편집자가 판형을 짜면서 했던 고민들과 들인 노력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출판사가 전자책을 만들려고 따로 노력을 들이지 않길 원했습니다. 종이책을 만들 때 대부분 PDF가 부산물로 나옵니다. 이런 점들을 따져보고 두나무는 많은 고민 끝에 PDF로 책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판형이 복잡한 여행, 취미, 요리, 미술, 음악, 아동, IT 분야 책들을 2012년 3월 시작할 두나무의 독서 서비스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5) 전자책 관련 일을 하시면서 가장 뿌듯하고, 보람됐던 일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제가 좋아했던 책들을 만드는 사람들과 끈이 닿는다는 느낌이 가장 좋습니다. 어린 시절 저와 함께 했고, 지금 나를 만든 수많은 책들을 낳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설렙니다. 이제 시작이라 뿌듯하고 보람 있는 일을 많이 만들지 못했지만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두나무 사람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꼭 만들고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4서5경 주해서, 팔만대장경, 신진작가 도록, 권정생 선생님 전집, 이오덕 선생님 전집, 임종국 선생님 전집 같이 후세에 반드시 남겨야 하는 책들을 전자책으로 만들겠습니다.
절판된 책들을 전자책으로 복원하는 일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훌륭한 이야기가, 사상이, 지식이 사라져 버리는 일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들을 남겨 주는 일보다 더 보람찬 일이 있겠습니까? 두나무가 만든 제품이, 두나무가 개발한 기술이 미래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E-BOOK 시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자기기의 사용이 일상화됨으로써 그것을 이용한 상품과 앱, 어플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두나무 대표 이해일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후세에 반드시 남겨야 하는 책들, 절판된 책들을 전자책으로 복원해보고 싶어 하는 모습도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6000년 동안 사람들은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감동을 받고, 재미를 느끼고,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더 나은 생각을 해왔습니다. 책을 보는 매체가 바뀐다고 해서 책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해일님이 말했듯이 오히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 깊이있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을 전자책은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새로운 매체가 우리에게 주는 특별한 느낌과 깊이 있는 내용, 머지 않아 우리들 손 안에서 이루어지라라 생각됩니다.
두루누리 기자 - 조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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