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시대에 공짜는 소비자 마음을 훔치는 마술을 부린다. 최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짜 경제학’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무료 서비스의 마술이 가능한 건 모바일 광고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돌파하고 태블릿 PC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기기는 새로운 ‘광고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모바일 광고를 삽입하고 무료화하는 ‘인 앱(In App) 광고’ 기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앱 안의 광고시장에 주목
최근에는 국내 이동통신사도 모바일 광고를 통한 공짜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이통사 가운데 첫 모바일 광고 플랫폼 ‘유플러스 애드’를 선보였던 LG유플러스는 이달 중 자사 가입자에게만 개방했던 와이파이(Wi-Fi)를 SK텔레콤, KT 등 타사 고객에게도 문을 열기로 했다. 타사 가입자도 Wi-Fi 접속 반경에서 노출되는 스폰서 기업의 모바일 광고를 보면 자사 무선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KT는 광고를 보면 최대 300건의 무료 문자를 제공하는 ‘프리즘’이라는 앱을 운영하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LBS)와 결합해 제휴사 광고나 할인쿠폰 정보를 보면 스마트폰의 문자가 충전된다. 출시 3개월 만에 30만 명이 내려받아 인기가 쏠쏠하다.
스마트폰의 폭발적 성장세로 모바일 광고 시장은 통신 및 인터넷 업계의 새로운 주도권 경쟁의 장(場)이 됐다. 국내 최대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담(AD@M)’을 운영하는 다음은 최근 월간 페이지뷰가 100억 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네이버 월간 페이지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미디어(TV, 신문) 중 단일 매체 가운데 처음으로 광고 매출 1조 1,000억 원을 기록한 온라인 광고의 절대 강자이다. 유선 웹 경쟁에서 만년 2위인 다음이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 구글 애드몹, 인모비 등 해외 모바일 광고 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SK플래닛의 T스토어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카울리도 지난 9월 일일 앱 광고 노출 수(APV)가 1억 건을 넘었다. APV는 스마트폰 앱에 탑재된 광고의 노출수를 뜻한다. 내년에는 하루 3억 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지난해 3,360억 원, 올해 4,350억 원, 내년에는 5,600억 원, 2015년에는 1조 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해 2013년 190억 달러로 추산된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은 앞으로 스마트TV로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사실 모바일 광고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피처폰 시대에도 모바일 광고는 존재했지만, 시장은 정체를 벗지 못했다. 그렇다면, 피처폰 시대와 스마트폰 시대의 모바일 광고의 잠재력은 왜 다른 것일까. 피처폰의 모바일 광고는 가입자의 데이터베이스(DB) 정보를 활용한 푸쉬(push) 광고가 주류였다. 스팸성 메시지로 소비자는 외면했다. 스마트폰 시대의 모바일 광고는 위치기반을 활용하면서 소비자 수용도가 높은 정보형 광고로 진화했다. 기존 검색 및 배너 형태의 광고는 위치정보, 증강현실, 동영상과 인 앱 광고 형태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모바일 광고 자체가 기업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태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개개인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자와 플랫폼 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할 때
모바일 광고가 낳고 있는 새로운 황금알을 일부만 독식하는 시장으로 변질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 광고주와 플랫폼 사, 개발자가 고루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내도 해외와 비슷하게 모바일 광고의 수익 배분 비율은 개발사 60%, 플랫폼 40%로 안착되고 있다. 개발자와 플랫폼 제공사가 수익을 배분하고 사용자는 무료로 앱을 이용하는 윈윈 모델도 자리 잡고 있다.
일부 플랫폼 사는 수익 배분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축소 지급, 지연하는 행위로 힘없는 앱 개발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필자가 최근 만난 한 20대 앱 개발사 대표의 경우 힘들여 프로그램을 개발해도 적절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을 접고 싶다고 토로했다. 모든 개발사가 유료 앱으로 대박 신화를 만들 확률은 현실적으로 낮다. 이들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무료 앱을 통해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모바일 광고는 수익모델 부재로 고전하는 국내 앱 개발자의 생존 기반이자 지속가능한 생태계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모바일 광고 시장도 상생의 철학을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 승자 독식의 시장 원리로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게 우리 시대의 경험이다.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태동기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광고주와 소비자, 플랫폼사와 개발자 등 생태계 주체들이 ‘윈윈’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동반성장의 바람을 불어넣고 생태계 감시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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