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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 SNS]총선·대선 `태풍의 눈'

배셰태 2011. 10. 24. 10:16

[세상의 중심 SNS]총선·대선 `태풍의 눈'

강원일보 사회 2011.10.24 (월) 

 

정치권은 지금 SNS 선거 전쟁 중   
 
스마트폰 보급 급증

최근 선거서 영향력 막강

여야 사이버 교육 확대

SNS 활용 극대화 방안 고심

입지군 얼굴알리기 돌입


혹시 `TGIF'란 글자를 처음 접했을 때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당신은 정말 가정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단번에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적어도 소통이라는 시대의 화두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판단해도 좋다.


TGIF는 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의 앞 글자를 이용한 신조어다. 스마트폰의 열풍과 함께 SNS가 주목 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망'이고, SNS는 사람과 사람 사이가 소통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과거에는 오프라인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인맥을 유지해왔다. 서로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는 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SNS를 통해 공간적인 제약을 넘어 실시간으로 대중과의 관계 형성이 가능해졌다. SNS의 무한한 가능성은 바로 여기부터 시작한다.


■ 내년 총선과 대선은 SNS 선거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벌어지는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권의 명운이 갈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주목하는 뉴미디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내년 4월 총선 입지자는 물론 12월 대선을 앞두고 속칭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력 후보들이 SNS 활용 방안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권은 내년 선거는 `SNS의 위력이 발휘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SNS의 대표 주자 격인 트위터(Twitter)의 특성을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인터넷 통계조사업체인 핑덤닷컴의 통계를 보면 트위터의 주 이용연령층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는 한 사회를 지탱하는 중심 연령층이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 분배와 성장의 갈등, 참여와 무관심의 토론이 집중되는 연령층이다. 이 연령층에서 토론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여론이 전체 사회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다. 여론 주도층인 30~40대가 2012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에서 이슈화될 화두와 후보들의 됨됨이를 SNS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할 분위기와 기회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 정치권이 SNS의 확산에 관심을 집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정치와 선거에 무관심했던 20~30대 젊은 층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스마트폰 보급 급증 SNS 날개 달다


올 연말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명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SNS 이용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정치인들은 대부분 SNS를 활용해 자신의 정책홍보에 나서고 있으며 각 정당도 SNS 활용에 대한 자체 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년을 대비 하고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올해 4·27 도지사 재보궐 선거에서는 특히 SNS를 활용한 젊은층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선관위가 투표 독려를 위해 투표소 인증샷으로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 실시 후 소설가 이외수씨 등 유명인들의 인증샷이 관심을 끌며 투표 종료 전 1시간 동안 투표율이 5% 상승하는 효과로 나타났다. 특히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경기도 분당에서 당초의 열세 예상을 뒤집고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당선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변화를 요구하는 20~40대 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 덕분이었다.


당시 5선 중진으로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던 강재섭 후보는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제1당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며 “SNS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강 전 한나라당 대표는 “투표 종료 1~2시간 전에 SNS가 쫙 돌면서 젊은이들이 투표장 앞에 줄을 서는 일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말로 공포감을 전했다. 도내에서도 SNS 위력은 발휘됐다. 지난 4·27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선거 막판 터진 대형 악재인 강릉 펜션 불법 콜센터 문제는 현장의 사진 등이 SNS를 타고 한나라당 우세의 판세를 단번에 민주당 쪽으로 뒤집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더욱이 가계에 도움이 되고자 일에 나섰던 주부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되면서 최대 125만원의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딱한 사정들이 전파되며 한나라당은 결국 직격탄을 맞았다.


■ 정치권 발등의 불


도내 정당들도 내년 총선과 대선을 대비,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도당과 민주당 도당은 지난 4·27 도지사 보궐선거 이후 사이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각 시·도당 대외협력위원회 위원과 도당 대외협력위원회 간부들을 중심으로 SNS라는 DNA를 심기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벌써 내년 총선 입지군은 거의 매일 같이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리며 유권자에게 얼굴 알리기에 돌입했다. 현직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정당 소속 입지군은 정당의 색깔은 물론 자신만의 장점을 SNS를 통해 부각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도당도 핵심당원을 대상으로 SNS 온라인 홍보 방안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도당은 SNS 이해를 위한 교재를 보급하고 2012년 총선 출마준비자 등을 대상으로 주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의 활용 방안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2012년 대선 승부를 가르는 열쇠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판사회학회가 최근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주최한 워크숍에서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도 전체 선거인 수의 10.7%, 투표자 수의 19.6%가 SNS 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2012년 대선은 야권 단일화가 추진돼 여야 간의 접전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SNS 이용자들의 선택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