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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형 오픈 포털 "다시 꿈꿀 수 있나요?"

배셰태 2011. 8. 23. 19:04
 

 

 

알약, 알집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가 국내 포털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4년 KTH가 하이텔 통합포털 ‘파란’으로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 7년 만에 새로운 포털이 등장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이스트소프트의 ‘줌닷컴(zum.com)’은 기존 폐쇄형 포털과 차별화를 선언하며 개방형 포털을 표방하고 있다. 기존의 포털들이 자신의 콘텐츠만 반복해서 노출하거나 자사콘텐츠를 다른 포털에서 검색할 수 없게 하던 것과 달리 모두에게 열린 포털을 만들겠다는 것. ‘포털계 안드로이드’가 되겠다는 줌닷컴을 중심으로 제2의 포털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개방형 포털, 그 아픈 추억의 재현?

 

 

“구글은 ‘개방’이라고 포장하지만, 우리 생각엔 무임승차에요. 화가 납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국내 굴지의 인터넷 포털사 임원의 일갈이다. 구글과 누리꾼들의 ‘개방’ 요구로 골치가 아픈 그다. 이 문제로 앓아 온 시간이 벌써 수년째. 그가 말하는 개방은 외부 사이트와의 콘텐츠 연동을 뜻한다. 예컨대 구글에서 검색하면 다른 포털 콘텐츠가 뜨는 형태인데, 세계적 추세지만 국내선 찾아보기 어렵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강자들은 힘들게 모은 콘텐츠를 경쟁 사이트에 쉽게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흔히 ‘폐쇄’ 전략이라고 부른다.


폐쇄란 단어가 꽤 부정적이지만, 무조건 비난하기에는 미묘한 부분이 크다. 포털에게 콘텐츠는 이용자를 모을 최대 자산. 다른 산업으로 치면 공들여 만든 기술 노하우를 ‘세계적 추세’라는 명분으로 그냥 내놓으라는 것이 ‘오픈’ 정책이기 때문이다. 다만, 포털이 콘텐츠 주인 노릇을 하는 비즈니스가 옳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웹 사이트라는 자리를 제공했을 뿐, 콘텐츠 제작 주체는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페에 올린 글은 네이버가 아닌 이용자가 썼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국내서 네이버와 다음은 성공했고, 구글은 고전 중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실이 그렇다. 네이버-다음에 도전했던 주자들은 모조리 쓴잔을 들이켰다. 이 주자들 중 구글처럼 개방형 포털을 시도했던 이들도 기억난다. 그들에게 아픈 기억이라 열거는 안 하지만 실리콘밸리 출신 인재나 대기업도 준비 단계만 잠시 눈에 띄었을 뿐 다른 길을 찾았다.


 

알집의 새로운 깜짝쇼, 줌닷컴

 

이 때문이다. 국내서 개방형 포털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자 걱정부터 생겼다. 더군다나 그 주인공이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라는 말에 “도대체 왜? 왜?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알약’과 ‘알집’ 등 친숙한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김 대표가 주 업종도 아닌 포털 바닥에 도전장이라니. 사이트 이름은 ‘줌닷컴(zum.com)’이다. 내용은 세계 인터넷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픈 포털을 그대로 담았다. 콘텐츠를 개방하고 포털은 ‘정보접근 통로’ 역할만 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의 출사표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용자 입장에서 기존 포털 이용에 불편을 느꼈어요. 이런 아쉬움을 개방형으로 보완, 기존 포털의 틀을 깨보려고 시작했습니다. ‘관문’이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계획입니다.”


준비는 나름대로 탄탄해 보인다. 자신 없었으면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 이 회사가 누차 강조하는 말이다. 객관적 검색 결과를 내놓기 위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5년의 시간과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전문분야가 아니었기에 더 힘들었다. 준비과정이 업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깜짝쇼였다.


 

‘오픈’에 목마른 이용자를 공략하라!

 

 

이쯤 되면 자연히 ‘줌닷컴’의 성공 가능성을 묻게 된다. 정체된 포털시장에 ‘줌닷컴’이 과연 의미 있는 충격파를 던질지, 관심이 집중됐다. 관전 포인트는 광고수익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측면이다. 거룩한 얘기는 제쳐놓고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구글도 고전하는 국내 포털 업계서 네이버-다음의 파이를 뺏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우선은 최근 다음과 맺은 검색광고 제휴 계약에 기대를 걸었다.


콘텐츠 ‘오픈’이 광고주에게 통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방문자 수가 많아야 광고 수익도 올라가는데, 오픈 형태로 어느 정도 수익을 얻을지 짐작이 어렵다. 네이버-다음이 콘텐츠 오픈을 피하려는 이유다. 물론, ‘오픈’이 발휘할 강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민국 누리꾼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오픈 소셜 네트워크(SNS)에 익숙해지면서 포털 부문에서도 ‘오픈’에 목말랐다. 2000년대 초와는 다른 시대라는 뜻이다. ‘줌닷컴’ 예고에 대한 긍정적인 이용자 반응이 이를 방증한다.

 


‘줌닷컴’은 티저 오픈 10일 만인 지난 7월 1일 방문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예상 이상의 성적에 이스트소프트도 한껏 고무됐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의욕이 충만하다. ‘줌닷컴’이 성공 사례를 만들면 국내 오픈 인터넷 생태계도 커질 전망이다. 벤처 업계서 ‘오픈 포털’이 단골 도전거리로 뜨는 시나리오의 현실화가 가능하다. 지금은 관전 중이지만 용기를 얻었다는 응원 메시지가 SNS에 울려 퍼진다. 대한민국 인터넷이 새로운 개막을 알릴지, 기로에 섰다.

 

글_김태정 <ZDnet> 기자

 

 


 

출처 : 두루누리의 행복한 상상
글쓴이 : 방송통신위원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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