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개입에도 원화 약세 지속… 5월 외환보유액 8.8억달러 감소
에포크타임스 2026.06.04 남창희
https://www.epochtimes.kr/2026/06/752087.html
- 환율 1500원대 고공행진 돌파, 지난해 개입 수준 넘어
- 원화 약세 압력 왜? 미국 “경제 펀더멘털과 환율 괴리”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6.4 |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8억8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69억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8억8000만 달러 줄었다. 전체의 0.2%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국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806억8000만 달러로 한 달 새 33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25억9000만 달러 증가한 21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감소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와 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 같은 표현이 통상 환율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외환당국은 지난해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공개한 ‘2025년 4분기 시장안정조치 내역’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해 4분기에만 224억67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원화 기준 약 34조 원 규모로, 관련 통계 공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순매도 규모도 279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을 위협할 정도로 급등했다. 한국은행은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다른 주요 통화보다 빠르고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고 판단해 강한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4일 낮 1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29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외환당국이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던 1400원대를 크게 넘어섰다. 다만 이번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는 지난해 공개된 개입 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외환 시장 개입은 미국의 감시망에도 올라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세 차례 연속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보고서에는 “2025년 하반기 원화는 다시 한번 추가 하락했는데 이는 한국의 탄탄한 경제 기초여건과 괴리가 있는 흐름”이라는 이례적인 평가가 포함됐다.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대목이다.
우리 정부도 이를 두고 “원화가 일방향 약세로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미국 측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역시 원화 가치 하락이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민감한 국내 여론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국가 경제의 안전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외환보유액이 소폭 감소해도 시장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현재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은 외환보유액 4269억9000만 달러로 세계 1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와 순대외자산국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지속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음에도 올해 들어 원화 약세 흐름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점은 원화 약세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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