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유엔은 중국에 장악된 기관이다
에포크타임스 2026.04.19 스투 스워르크(Stu Cvrk)
https://www.epochtimes.kr/2026/04/746600.html

제네바 유엔 사무국이 위치한 ‘팔레 데 나시옹’(유엔 구관).|AFP/연합
유엔은 1945년 미국의 전략적 비전 아래 창설되었다. 이는 다자주의라는 언어로 포장된 ‘팍스 아메리카나’의 골격이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국제 질서의 초석이 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시간이 흐르며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유엔은 지난 25년간 중국 공산당에 의해 조직적으로 침투당하고 인적 구성이 재편되었으며 방향성도 수정되었다. 미국이 빚어낸 도구가 베이징이 통제하는 플랫폼으로 변질된 것이며,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미국 납세자들이 지불하고 있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미국의 전략적 라이벌을 위한 재정적 보조금
대외관계위원회(CFR)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은 유엔 정규 예산의 22%, 평화유지군 예산의 약 26%를 부담하고 있다. 의회조사국(CRS)은 2025~2026년 유엔 평화유지군 예산만 54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이러니는 1994년 0.77%에 불과했던 중국의 정규 예산 분담률이 2025년 약 20%로, 평화유지군 예산은 거의 23%로 급증하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기여국이 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이 재정적 발자취를 넓히며 영향력을 강화하는 동안,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는 기구에 자금을 대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이 지적하듯 미국의 자발적 기여금만 하더라도 중국의 유엔 시스템 전체 기여도보다 7배나 많지만, 베이징은 훨씬 적은 투자로 더 효과적인 레버리지를 활용했다.
미국이 정규 예산 15억 달러와 평화유지비 24억 달러를 미납한 상태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역대 미국 정부가 ‘유엔이 제값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을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는 증거다.
●중국의 25년 침투 작전

2025년 6월 22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국제 평화 및 안보 위협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 중인 푸충 유엔 주재 중국 대사.|게티이미지
중국 공산당이 유엔을 정치적으로 장악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사, 재정, 투표 블록, 규범 설정 전반에 걸쳐 실행된 의도적이고 끈기 있는 다각도 전략의 결과였다.
재정적 공세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의 유엔 의무 및 자발적 기여금은 각각 1096%와 346% 급증했다. 어느 기관에서나 돈은 접근권과 감사 인사, 그리고 투표권을 산다.
기구 수장 장악 2006년까지 유엔 전문 기구 수장 중 중국인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전문 기구를 이끌고 있다.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7년 중 6년 동안 중국인 수장이 4개 기구를 동시에 장악했다.
무작위로 기관을 선정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 제조 2025’와 같은 자국 의제와 연계될 수 있는 곳들을 신중히 골랐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 주도의 글로벌 기술 표준을 만들고, 이를 일대일로(Belt and Road) 외교 정책과 연결시켰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중국 측 대표가 두 차례 연임하면서 아프리카·태평양·동남아시아 등 미개척 시장에 화웨이 표준을 깊숙이 심어놓을 수 있게 했다.
관료 조직 포섭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는 2007년 이후 중국 관료들이 유엔 경제사회처(DESA)를 이끌어왔음을 지적했다.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DESA는 중국 기업이며, 모두가 이를 알고 받아들인다”는 말까지 나온다.
DESA는 유엔 전체 시스템의 경제, 환경, 사회 정책의 지적 방향을 설정한다. 중국은 약소국들과 연합하여 지도부 임명을 통제하고, 이렇게 임명된 친중 인사들은 유엔의 공식 언어를 중국 측 문서와 일치하도록 재조정한다. 중국 공산당이 사람을 심으면, 그 사람들이 기구의 담론을 다시 쓰는 구조다.
투표 블록 구축 중국은 유엔 회원국의 거의 70%를 차지하는 134개국 모임인 G77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약 28%의 투표권을 가진 최대 지역 블록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부상을 지원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아프리카에 대한 일대일로 투자는 베이징에 막대한 지정학적 배당금을 안겨주었다.
유엔 수장 무기화 CSIS에 따르면 베이징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포함한 유엔 수뇌부를 포섭하여 일대일로를 홍보하고 이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통합하도록 만들었다. 유엔 지도부가 사실상 중국 지정학적 인프라의 마케팅 도구로 전락한 셈이다.
●중·러의 반미 거부권 도구가 된 안보리
지난 10년간 중국이 안보리에서 행사한 9번의 공식 거부권은 모두 러시아와 공동으로 행사한 것이다. 양국은 미·영·불에 맞서 기능적인 외교적 균형추를 형성했으며, 서방 3개국을 사실상 무력하게 만들었다. 이 중·러 동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공고해졌다.
중국은 ‘주권과 불간섭’을 명분 삼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북한, 미얀마, 짐바브웨 등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권들을 보호하며 미국의 결의안을 차단해 왔다. 가장 최근인 4월 7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무력 사용 승인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P5) 지위를 이용해 북한이나 이란에 불리한 결의안의 수위를 낮추도록 위협한다. 미국이 안보리를 압박 도구로 사용하려 할 때마다 사실상 중국의 허락을 먼저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인권 규범 재설계
중국 공산당의 공공연한 목표는 미국식 국제 질서를 중국 주도의 새로운 질서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략 중 하나가 유엔 인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퇴보시키는 것이다.
한 유엔 내부 고발자는 중국이 협박, 뇌물, 문서 수정 등을 동원해 코로나19 기원과 신장 지역 인권 유린에 관한 불리한 사실들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최악의 인권 기록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수차례 재선되었으며, 자국 내 수용소를 운영하면서도 타국을 심판하는 위치에 앉아 있다.
근본적으로 베이징은 시진핑이 말하는 ‘신형 국제 관계’를 통해 글로벌 거버넌스의 전면적 개혁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시키려는 조직적 시도다. 인권 대신 순수 경제 개발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중국의 시도는 서방 국가들이 점차 물러난 유엔의 사회·경제 기구들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결론
미국은 유엔 정규 예산의 약 22%를 부담하며, 적대 세력이 25년간 체계적으로 장악해 온 기구에 최대 규모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 반면 중국 정권은 훨씬 적은 투자로 훨씬 더 강력한 전략적 규율을 발휘했다.
국제적 정당성이나 안보 분담과 같은 유엔 가입의 혜택은 이 기구가 미국의 이상과 공감하는 가치를 반영한다는 전제하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 전제는 이제 거짓임이 드러났다. 베이징이 통제하는 기구가 동시에 미국의 외교 정책 연장선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아메리카 퍼스트’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은 스스로를 전략적으로 가두는 감옥의 최대 후원자인 셈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현재의 유엔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미국의 비용으로 중국 공산당의 권력을 보조하는 행위다. 유엔은 근본적으로 재구조화되거나 해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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