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더 이상 보수-노동 양당 구도가 아니다... 타국 소식은 한국 보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지금 지지도 1위 정당은 노동당도 보수당도 아닌 개혁영국당(Reform UK)이다. 개혁영국당(25~30%), 녹색당(17~21%), 보수당(17~20%), 노동당(15~22%), 자유민주당(10~14%) 등의 순위다. 영국식 소선거구에서 전국적 지지도가 의석 확보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며칠 전 보선(펨브로크셔 하킨 지역)에서도 개혁영국당이 승리하자 기성 정당에 대한 이채로운 항의 집단이라는 평가를 넘어 영국 정치의 새 대안이 될 거라는 믿음도 커진 느낌이다.
2024년 선거 때 보수당을 지지한 사람들의 1/3 정도가 개혁영국당으로 옮겨갔다. 왜? 보수당이 보수 가치에 충실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
특히 이민 통제, 난민 정책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인식에 힘입어 브렉시트 이후에 불만이 큰 지역은 지지를 개혁영국당으로 바꾸었고 이 당은 자신들이 보수당보다 영국을 더 잘 끌고 갈 수 있다고 자임한다. 당대표 나이절 퍼라지(Nigel Farage)는 규제 철폐, 세금 인하, 국경 통제, 탄소중립 등의 환경정책 반대와 같은 보수의 기본 가치를 보수당보다 단순하고도 선명한 메시지로 부각해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보수당의 기득 엘리트주의에 맞서는 이미지를 부각해 왔다.
타국 소식은 한국 보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보수정당이 자신의 핵심 이념 가치를 놓치면 임기응변으로 표류하다 지지도 3~4위를 다투는 삼류 정당으로 전락하고, 집권의 희망은 포기했거나 선거 패배를 직감한 사이비 보수 정객들이 당권이나 잡아 국고보조금 600억에 빌어먹고 사는 중소기업 ‘국힘사’ 사장자리 얻는데 집중한다.
영국 보수의 행운은 보수당 대신 보수 가치의 상당 부분을 표방하는 나이절 퍼라지나 브리턴 회복당의 루퍼트 로우와 같은 대안적 인물을 만난 것이다.
한국 보수의 불운은 보수 가치를 확실히 무너뜨리고 희석하겠다는 자들이 보수 시민이 열망하는 새 인물이 아예 당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기에 컷오프하는 데 단호하고도 재빠르다는 점. 이 구조로는 보수는 백명 남짓의 기생충 식객에게 밥 먹여주고 다 망한다.
출처: 김행범(부산대 행정대학원 교수) 페이스북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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