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삼 칼럼] ‘창’을 든 다카이치, 임자 만난 시진핑
펜앤마이크 2026.02.16 김용삼 대기자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115297
대만 위기는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해상수송로의 위기와 직결된 문제다. 대만 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 GDP의 23% 이상이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데도, 우리 국민과 정치권은 대만 문제를 남의 나라 일처럼 방관하고 있다.

김용삼 대기자
#. 여전사 다카이치 사나에의 압승
2026년 2월 8일, 일본 열도는 거대한 역사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중의원 총선거에서 개헌 발의선인 310석을 넘어 316석이라는 전무후무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단순한 정권 연장이 아니다. 전후 80년간 일본을 옥죄어온 ‘평화헌법’ 체제의 실질적 종언이자, 동북아 지정학적 질서의 격렬한 파열음이다.
이번 자민당 압승의 결정적 요인은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적 인기 몰이였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겠다”라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어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반면 경제 이슈에서는 강경 일변도의 안보노선과는 달리 식품 소비세 8% 일시 중단 등 파격적 감세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고물가에 시달리던 서민층이 다카이치의 자민당을 열렬 지지하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 총선은 다카이치의 선명한 안보정책 드라이브와 ‘강한 국가’ 서사의 대승리였다.
여전사 다카이치는 “강한 군사력만이 평화를 지킨다”라는 선명한 구호로 정치 무관심층이던 2030 세대의 80%를 투표장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정당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젊은 세대는 평화주의라는 환상보다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핵 위협이라는 ‘생존’의 실재적 공포에 응답했다. 이제 일본은 더 이상 미국 뒤에 숨은 ‘방패’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창’을 들고 전장(戰場)의 전면에 복귀했음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의 중의원 총선 압승으로 일본은 본격적인 대만전쟁 참전 준비에 나섰다. 일본은 1920년대에 항공모함을 건조하여 미국, 영국과 전쟁을 했던 나라다. 시진핑이 이제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
#. 역사의 아이러니
우리는 여기서 잠시 시계를 되돌려 100여 년 전의 역사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망국 후 고종의 직계·방계 자손들은 이왕가(李王家)에 편입되어 일본 천황 휘하로 복속되었다. 그들은 조선총독부로부터 받은 막대한 세비와 우리 민족의 고혈로 일궈낸 자본을 일본의 군수 산업에 투자하며 호의호식했다.
1930년대 이왕가는 침략의 선봉장이었던 동양척식회사와 남만주철도(만철), 그리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제국주의의 병참기지와 무기 생산 기업의 주요 주주였다. 당시 조선 왕실의 자본이 일제의 ‘창’을 벼리는 데 기여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준다.
현재 일본이 9조 400억 엔이라는 사상 최대의 방위비를 쏟아 부어 세계 3위의 군사 대국으로 도약하는 이 시점에, 우리는 과거처럼 안보를 방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국가의 자산은 결국 타국을 무장시키는 자양분이 될 뿐이라는 냉혹한 진실을 역사는 웅변하고 있다.
#. 한일 주권 충돌 가능성
일본 현행 헌법은 자위대를 ‘군대가 아닌 실력 조직’으로 모호하게 표현해 놓았다. 이건 자위대가 마치 학도호국단 정도의 존재로 오해될 소지가 다분하다.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자위대를 헌법적 정당성을 가진 정식 국군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의지다.
이번 총선 승리로 자민당은 중의원(하원)의 3분의 2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참의원(상원)은 아직도 여소야대 상황이다. 따라서 2028년 참의원 선거 전까지는 개헌을 위한 우호적 여론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자위대를 국군으로 명시하면 한일 간에 복잡한 주권 충돌 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사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긴밀한 한미일 안보 유대관계의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카이치 정부의 핵심 과제는 헌법 9조 개정을 통한 자위대의 국군화다. 이미 일본 국민의 70% 이상이 이에 동조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과의 전쟁이 코앞에 닥쳤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의 발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지점은 대만 해협 위기 대응 과정에서 벌어질 지도 모를 한일 간의 ‘주권 충돌’이다.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확대 해석하여 한반도 유사시 우리 정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영해나 영공에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 김정은의 지시로 자국을 향한 미사일 공격이 임박했을 경우 자위대 군사력을 동원하여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상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다.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인 북한 지역을 일본이 군사 공격할 경우 ‘주권 충돌’에 따르는 복잡한 감정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를 어떤 논리로 해결할 것인가.
우리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 안보의 핵심 보루인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가 정치적 논리에 의해 파기 위기까지 몰렸던 뼈아픈 기억을 상기해야 한다. 정보 공유의 단절은 곧 안보의 눈을 감는 것과 같다. 이제는 감상적 민족주의를 넘어, 일본의 독자적 군사행동이 우리 주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정교한 ‘한일 안보 가이드라인’ 정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난세이제도(南西諸島) 요새화: 스스로 국익을 지킨다는 선언
다카이치 정부는 2027년까지 계획했던 ‘방위비의 GDP 2% 달성’을 올해 내로 조치 완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어 위주의 자위대에서 공격까지 가능한 ‘보통국가’로 변신하기 위해 방위비의 폭발적인 증액은 피할 수 없다. 올해 일본의 방위비는 전년 대비 10% 가까이 증액된 9조 400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본예산뿐만 아니라 추경을 적극 활용하여 군사력을 급격히 팽창시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군에 의존해 온 공격역량을 뛰어넘어 자위대가 중국·북한의 사정권 밖에서 공격하는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의 보유를 천명했다. 즉 ‘방패(수비)’ 역할만 해 왔던 자위대를 ‘창(공격)’을 든 존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일본은 제1도련선을 스스로의 힘으로 지키기 위해 난세이제도를 거대한 미사일 요새로 중무장하고 있다. 유사시 중국 함대가 제1도련선을 돌파하려 할 경우 일본의 고도로 정예화 된 미사일 세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일본은 이미 공격 징후가 발견되면 적의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반격능력’을 실전배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일본은 미국산 토마호크(사거리 1,600km) 미사일 400기를 도입하여 지난해부터 실전배치했다. 이는 북한 전역과 중국 동부 연안을 사정권에 넣는 강력한 억제력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본이 개발한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사거리를 1천km 이상으로 늘리는 작업이 완료 단계다. 12식 미사일을 지상은 물론 전투기와 함정, 잠수함에서도 발사 가능하도록 개량하고 있다. 지상 발사형은 올해부터 오키나와 인근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 다카이치 총리, ‘대만 전쟁’에 참전 선언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의 평화는 일본의 평화”라는 사실을 선언했다. 대만 비상사태 시 자위대가 직접 개입하여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발언은 미중 신냉전이나, 대만 유사시 일본이 더 이상 후방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본 자위대는 미국과 ‘통합작전사령부(JJOC)’를 신설, 미군과 함께 전투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은 규슈에서 대만 인근까지 이어지는 1,200km의 난세이제도(南西諸島)를 거대한 미사일 요새로 변모시키고 있다.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 미야코지마(宮古島), 이시가키지마(石垣島)에 이어, 대만과 불과 110km 거리의 요나구니시마(與那國島)에 전자전 부대와 지대공 미사일 부대를 전격 배치했다.
규슈에는 자위대 수륙기동단(일본 해병대) 제3연대를 추가 창설, 낙도 탈환 역량을 강화했다. 또 장기전에 대비하여 대규모 탄약고와 연료저장고를 이 지역에 집중 건설했고, 유사시 전투기 이착륙과 대규모 병력 이동을 위해 난세이 제도의 민간 공항·항만을 군사용으로 개보수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의 평화는 일본의 평화"라며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참전을 선언하자 시진핑이 격한 반응을 하고 나섰다. 전력이 만만치 않은 일본의 대만전쟁 참여는 중국에겐 결정적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 해협 잇는 제1도련선은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막고 동맹국인 한·일을 보호하는 최전방 방어선이자 봉쇄선이다. 대만은 제1도련선의 정중앙에 위치한 쇠말뚝이자 불침 항모다. 만약 대만이 중국에 넘어가면 제1도련선은 붕괴되고 만다. 이 경우 중국 잠수함이 미국 대잠망의 탐지를 피해 심해인 태평양으로 진출,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 핵 위협이 닥친다.
대만이 무너질 경우 제2도련선(괌-사이판)까지 위협받게 되므로 제1도련선은 무조건 사수해야 하는 운명의 선이 되어버렸다. 바로 이 제1도련선의 요새화는 이 선의 사수를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의 힘으로 책임지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 함대가 제1도련선을 넘기 전에 수장시키겠다는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 보유 선언은 일본이 더 이상 나약한 평화국가가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다.
#. 대만 해협을 뒤덮을 ‘지옥도(Hellscape)’ 전략의 실체
시진핑 주석은 중공 인민군 창설 100주년인 2027년까지 ‘현대적 군대’의 완성을 주문했다. 특히 2027년은 시진핑의 4연임 장기집권을 정당화할 역사적 업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의 구형 함정이 퇴역하고, 신형 전력이 배치되기 직전인 2027년이 중국에게는 대만 점령을 위한 가장 유리한 기회이기도 하다.
2027년 중공의 대만 침공설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어 대만을 완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상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단순한 전면전이 아니라 사이버 공격 및 해상 봉쇄를 통한 ‘하이브리드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
대만의 주요 통신망·전력망을 마비시키고 대만 주변 해역의 물류 차단 작전에 나설 경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었던 새뮤얼 파파로 제독은 대만 해협을 ‘완전한 지옥’으로 만들어 적의 공격 의지를 꺾겠다고 공언했다.
미일 양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대만해협 일대에 수천 대의 무인 드론, 무인 수상정·잠수정과 수중 로봇을 배치하여 대만 해협을 공중, 수상, 수중에서 입체적으로 봉쇄하는 지능형 무인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중국 상륙함의 접근을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첨단 무인기술을 활용한 비대칭 전력의 핵심인 ‘지옥(Hellscape)도 전략’이다. 미일이 준비 중인 ‘지옥도 전략’은 현대전의 양상을 바꾸는 비대칭 전력의 극치다.
공중에서는 수천 대의 AI 무인 드론이 벌떼처럼 날아올라 적의 상륙함과 전투기를 스스로 찾아 공격한다. 수상에서는 자율주행 무인 함정들이 중국의 대형 함선들을 향해 자살 돌격하여 적의 진격을 늦춘다. 수중에서는 무인 잠수함과 수중 로봇 무기들이 해저에서 적의 잠수함을 탐지·격파하고 기뢰를 매설하여 바다를 적의 공동묘지로 만든다.
특히 무인 무기는 적의 전자전으로 인해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도 AI를 활용하여 스스로 목표를 찾아 공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수천 개의 무인 무기가 바다·하늘·수중을 뒤덮으면 적군은 이를 식별·격파하기 위해 막대한 탄약과 시간을 소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의 현실적 위협에 노출된 우리 서해에도 중요한 시사점과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중국 북해함대의 서해 위협을 원천 차단하는 ‘비대칭 장벽’을 우리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할 때다.
#. 강 건너 불구경하는 대한민국
대만 위기는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해상수송로의 위기와 직결된 문제다. 대만 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 GDP의 23% 이상이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데도, 우리 국민과 정치권은 대만 문제를 남의 나라 일처럼 방관하고 있다.
더욱 끔찍한 시나리오는 중국의 하이브리드 전쟁 개시와 동시에 벌어질 한반도 위기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전력이 제1도련선 방어를 위해 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한국 내의 주한미군 기지, 혹은 이 부대가 사용할 항구·공항을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자위대마저 대만 전선에 집중할 때, 우리 안보의 공백을 이용하여 김정은의 오판이 현실화될 수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으로 전쟁이 벌어질 경우 한국은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지도부는 대만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면서 내부 정쟁에 목숨을 걸고 있다. 저들은 대한제국의 멸망을 답습하려는 것일까?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북한이 서해 5도를 전격 점령하고, 이를 통해 NLL(북방한계선)을 무력화할 가능성이다. 또 사이버 공격을 통해 우리 전력망·통신망을 마비시키고 국지적 상륙 작전을 감행하여 한국 사회를 공황 상태로 몰아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이중 전선’의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100년 전처럼 역사의 격랑 속에 주권을 잃고 방황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지독할 정도로 이성적이고 치밀한 안보 태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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