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시진핑 격노, 당 원로들 장유샤 지지가 결정적… 권력 상실 불안에 먼저 ‘방아쇠’

배셰태 2026. 2. 5. 13:42

시진핑 격노, 당 원로들 장유샤 지지가 결정적…권력 상실 불안에 먼저 ‘방아쇠’
에포크타임스 2026.02.05 남창희
https://www.epochtimes.kr/2026/02/736813.html

- 군·관료사회 전반에 위신 쌓은 2인자 장유샤, 시진핑에겐 부담으로
- 대만 평론가 “장유샤, 쿠데타 생각은 없었을 것, 시진핑 연임만 반대”
- 시진핑 측 허웨이둥, 장유샤 제거하려 로켓군 숙청…사병조직도 신설
- 차이치, 군부 숙청 과정에서 새 실세로 등극…“장유샤보다 더 위험”

2024년 4월 22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장유샤(張又俠)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張又俠)와 연합참모부 참모장 류전리(劉振立)가 갑작스럽게 낙마하면서 체포 배경을 둘러싼 여러 설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치 상황에 정통한 분석가들은 장유샤가 군 내부는 물론 전체 관료사회에서도 높은 위신을 지닌 인물로, 이것이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에게는 큰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장유샤가 공산당 원로들의 지지를 받은 점이 시진핑의 분노를 불러 결국 보복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24일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군사위 위원 류전리의 낙마가 공식 발표됐다. 다음 날 군 기관지는 사설을 통해 두 사람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심각하게 유린·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달 31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두 사람을 겨냥해 ‘부패분자 장유샤·류전리 처벌은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강도 높은 논평을 실었다.

4일 대만 매체 상보는 독립 평론가 두정(杜政)의 기고문을 통해 “누가 봐도 반부패를 내세운 정치적 숙청”이라며 “이 사건은 정치 문제를 비정치적 수단으로 처리해 온 공산당의 전형적인 방식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두정은 일각에서 제기된 장유샤의 ‘쿠데타 공모설’과 관련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장유샤에게 그런 대담함이나 원대한 구상은 없었다”며 “다만 일부 공산당 원로들과 마찬가지로 시진핑의 연임을 막아 당과 국가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피하려 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당 원로들, 시진핑 권력 독주 막으려 장유샤 지지”

2022년 열린 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당시 72세였던 장유샤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직을 유지했다. 이는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는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는 은퇴한다)’라는 중국 공산당의 숨은 규칙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장유샤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 규칙은 정치국 위원에도 비슷하게 적용됐다. 다만 시진핑은 이 규칙을 깨뜨리며 68세가 넘었더라도 자신의 측근은 고위직에 임명하거나 유임시키며 정권 장악을 강화했다.

당시 중화권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칠상팔하에 걸린 장유샤가 퇴임하지 않고 직을 지킨 것은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인 태자당 인사를 유임시켜 군권 안정을 도모한 시진핑의 결정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두정은 “실제론 시진핑의 독주에 불만을 품은 일부 원로들의 지지를 받아 장유샤가 강제로 자리를 지킨 것”이라며 “중국 정치의 향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장유샤는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군 서열 2위)이자 태자당 원로급 인사로, 군뿐 아니라 관료사회 전반에서 위신이 높았다. 20차 당대회 이후 그는 정치 개입 의지를 가진 원로들과 긴밀히 접촉했고, 이 과정에서 군 내에서 시진핑의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진핑을 크게 자극한 결정적 행동도 있었다고 두정은 전했다.

●시진핑, 허웨이둥 내세워 장유샤 견제… 군 내분 촉발

시진핑은 측근 허웨이둥(何衛東)과 먀오화(苗華)를 중앙군사위 부주석(2명)으로 앉혀 각각 군사와 정치공작을 맡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장유샤는 원로들의 지원을 받아 자리를 지켰고, 자신의 측근들을 20기 중앙군사위에 진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리상푸(李尚福)가 국방부장에, 류전리가 연합참모부 총참모장에 임명됐다.

군권의 핵심인 7인의 중앙군사위가 시진핑·허웨이둥·먀오화 계열 장유샤·류전리·리상푸 계열로 두 쪽 난 것이다. 현재 중앙군사위에는 주석 시진핑과 제2부주석 장성민만 남은 상태다.

두정에 따르면 허웨이둥은 군 내부에서 시진핑의 ‘감시자’ 역할을 하며 장유샤를 견제했다. 허웨이둥과 먀오화는 시진핑에게 장유샤를 치기 위해 군수 비리가 집중된 장비 체계와 핵무기를 관할하는 로켓군을 겨냥하자고 조언했다. 직접적 표적은 리상푸였고, 궁극적 표적은 장유샤였다.

2023년 7월 26일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는 2017년 10월 이후 무기 조달 과정에서의 위법·위규 행위 제보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과거 장비발전부를 이끌었던 리상푸를 정조준한 조치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시진핑이 장유샤를 봐준 결과라고 해석했지만, 두정은 “당시 군 내부 세력이 강했던 장유샤가 시진핑과 흥정을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패하지 않은 고위 인사가 어디 있느냐. 결국 힘의 균형에 따라 희생양으로 리상푸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2024년 3월 양회 기간 허웨이둥은 군 대표 회의에서 ‘허위 전투 능력’을 척결하겠다고 공개 발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회의 기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장유샤가 주도한 결함 있는 무기 도입과 훈련 성과 조작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허웨이둥, 먼저 리상푸 겨냥해 포문…장유샤도 반격

이에 장유샤는 반격에 나섰다. 두정은 “장유샤가 허웨이둥의 부패, 특히 먀오화의 관직 매매 증거를 수집해 시진핑에게 수사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허웨이둥 계열의 상장·중장들이 대거 낙마했다. 이들은 대부분 먀오화에게 돈을 주고 승진한 인물들이었고, 관련 증거는 장유샤가 쥐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정은 “이는 시진핑이 자발적으로 단행한 ‘자기혁명’이 아니라, 궁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결단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현 중앙군사위 부주석 장성민은 ‘양면파’로 지목됐다. 장성민은 양측 모두의 포섭 대상이었으나 시진핑과 허웨이둥이 장비 비리 수사를 추진할 때는 집행자 역할을 했고, 장유샤가 허웨이둥을 몰아낼 때는 먀오화·허웨이둥의 범죄 증거 수집에 협조하며 양쪽을 오갔다. 다만 시진핑이 최종적으로 장유샤 제거를 결심하자 다시 시진핑 편으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2025년 10월 열린 4중전회에서 장성민은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승진했지만 정치국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이로써 장유샤는 군 내 유일한 정치국 위원이 됐다.

두정은 “4중전회 이후 군 대상 연설에서 장유샤의 기세는 마치 ‘군 중의 왕’과 같았다”며 “이 점이 오히려 시진핑의 최대 경계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시진핑은 이런 구도가 지속될 경우 21차 당대회에서 장유샤를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밀려날 수 있다는 공포를 느꼈고, 이것이 결국 장유샤 낙마로 이어진 ‘권력투쟁의 레드라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측 장유샤 제거하려 사병조직 만들어… 차이치 휘하로”

장유샤를 누가 체포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앙경위국을 지목하지만, 두정은 “허웨이둥과 먀오화가 장유샤를 제거하기 위해 허베이성에 정규 군 체계와는 별도의 사병 조직을 만들었고, 허웨이둥 실각 이후 이 조직이 차이치(蔡奇)의 손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앙국가안전위원회가 군을 조율할 수 있는 유일한 중앙 기구라며, 차이치가 이 기구를 통해 장유샤 제거를 기획·집행했다고 분석했다. 중앙판공청 주임인 차이치는 시진핑의 최측근 인사이자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두정은 “하지만 장유샤의 몰락과 함께 시진핑 역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군 인사가 완전히 꼬이면서 신뢰할 인물이 사라진 데다 군심은 동요하고 있어 전시에는 집단 항명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무엇보다 당·정 권력을 장악하면서 군까지 암묵적으로 통제하는 실세는 차이치로, 장유샤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는 평가다.

장유샤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2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파괴자 시진핑(Xi the Destroyer)’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저자는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연구원이자 전 CIA 중국 분석가 친장난(Qin Jiangnan)과 전 CIA 고위 정보관 존 컬버(John Culver)다.

이들은 “시진핑과 장유샤의 부친은 전우였고, 두 사람 역시 수십 년을 알고 지낸 사이”라며 “그럼에도 장유샤가 불명예스럽게 축출된 것은 시진핑의 군 통치가 얼마나 냉혹한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에게 무자비한 것과 친구에게까지 무자비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현재 중앙군사위에 시진핑 주석과 장성민 부주석만 남아 사실상 조직이 붕괴됐다며 시진핑을 ‘파괴자’로 규정했다.

아울러 “장유샤를 공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시진핑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 개인적 친분이 깊은 인물조차 예외가 아니다. 이는 시진핑식 통치 기준으로도 중국 정치의 지각변동”이라고 평가했다.

공산당 내부 사정을 아는 한 소식통은 “장유샤·류전리 처리로 군 내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지금은 ‘당 중앙의 군대 영도’라는 말만 나와도 문관·무관 모두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비협조가 관료 체계 전반으로 번지며 공산당 통치 기제의 작동력을 계속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