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공판에서 "인터넷 치면 나온다"던 홍장원 '지렁이 메모'··· 정작 찾아보니 없어

배셰태 2025. 11. 29. 06:03

"인터넷 치면 나온다"던 홍장원 '지렁이 메모'···정작 찾아보니 없어
여성경제신문 2025.11.28 이상무 기자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5985#_mobwcvr

- 尹 내란 혐의 공판서 '메모 조작' 공방 가열
- 洪 "1차 메모 폐기돼 인터넷 이미지 예시로 써"
- 셔터스톡·구글 등 뒤졌지만 동일 이미지 없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2월 20일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재판부에 제출했던 '홍장원 메모' 설명자료 /헌법재판소 유튜브 갈무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제시한 이른바 '지렁이 메모(정치인 체포 관련 메모)'의 신빙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전 차장은 자필 원본이 폐기돼서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이미지를 '예시'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이미지는 인터넷상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신문은 28일 홍 전 차장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그가 제시한 1, 2차 메모 이미지를 캡처해 추적했다. 틴아이(TinEye), 얀덱스(Yandex), 아이스톡(istock), 구글과 빙(bing)의 이미지 검색 등 주요 리버스(역추적) 엔진을 모두 가동했으나 홍 전 차장이 사용한 것과 동일한 원본은 검색되지 않았다.

이 방식은 이미지 파일을 분석해서 검색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비교해서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지는 있지만 해당 정보가 없을 경우 그 정보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림의 데이터화 후 비슷한 배열을 가지는 그림을 찾기에 표절(트레이싱) 색출에 유용하다.

2차 메모의 경우 pngtree라는 사이트에서 동일한 판을 사용한 이미지는 있었으나 내용은 없는 것이었다. 이를 가지고 홍 전 차장이 모스부호 형태의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법정에서 홍 전 차장이 "그대로 페이스트(paste·붙이기)를 했다"는 설명과는 다르다.

이미지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 홍장원 전 차장의 1,2차 메모를 검색한 결과 /얀덱스

셔터스톡, 어도비 스톡, 클립아트 코리아 등 국내외 주요 스톡 이미지 사이트에서도 해당 메모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스톡 이미지 사이트는 사진을 무료 또는 유료로 배포한다. "인터넷에 널려 있다"던 그의 호언장담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또한 본지는 구글과 네이버에 '흘려쓴 글씨', '메모'와 이를 영어로 번역한 'flowing written', memo', 'notepad' 등 관련 키워드를 동원해 검색해봤지만 일치하는 이미지는 없었다.

홍 전 차장은 20일 법정에서 "1차 메모는 이미 폐기해 실물이 없지 않나"라며 "(헌재 설명을 위해) 인터넷에 있는 그래픽 자료를 다운받아 '이런 형태였다'는 예시로 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구글이나 네이에 검색해보면 그런(흘려 쓴) 이미지는 많이 나온다. 2차 메모 이미지 역시 인터넷에서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증인이 '1차 메모는 이런 형태'라고 직접 그려서 제출하면 될 일을, 굳이 인터넷에서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서 쓴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홍 전 차장은 "글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제 마음 아니냐"라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홍 전 차장은 체포 지시 내용을 받아 적은 메모가 총 4단계로 작성됐다고 진술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직접 쓴 1차 자필 메모는 이미 폐기됐고, 보좌관이 정서한 2차본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재 남아 있다는 자료는 보좌관이 기억에 의존해 다시 쓴 3차 메모와, 홍 전 차장이 이름 표기·수정 표시를 추가한 4차 가필 메모뿐이다.

홍 전 차장의 메모는 당초 계엄군이 체포할 정치인 명단을 하달 받았다는 결정적 물증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원본 폐기 주장에 이어 '예시 이미지'의 출처마저 불분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증거의 신뢰성은 더욱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