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코앞에 닥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다른 나라들은 왜 분노하지 않나...한국 야당만 분노하고 외국은 다 잠잠한 이유■■

배세태 2023. 7. 9. 19:21

코앞에 닥친 후쿠시마 방류, 다른 나라들은 왜 분노하지 않나
조선일보 2023.07.09ㅈ장부승 일본 관서외국어대 국제관계학 교수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3/07/08/O4O5KI3NN5DAVKDSZGE5P3N4QA/

[장부승의 海外事情] 한국 야당만 분노하고 외국은 다 잠잠한 이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외국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방류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한국의 야당은 전국을 돌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5일 국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덕훈 기자

‘후쿠시마’로 연일 시끄럽다. 야당은 전국을 돌며 ‘후쿠시마 방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처음에는 일본이 태평양에 “독극물”을 푼다더니 급기야 “대변” 얘기까지 나왔다. 태평양을 면한 나라가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닌데, 다른 나라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초기에는 막대한 방사성물질이 바다로 그냥 흘러들었다. 이미 화가 잔뜩 나 있을 것이 틀림없다.

우선 미국은 어떨까? 미국에 태평양은 앞마당이나 다름없다. 서부 지역에 알래스카,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등 대형 주가 즐비하다. 태평양 한가운데 하와이도 미국 땅, 서태평양의 괌, 사이판도 미국령이다. 동북아시아에 미군만 10만명 가까이 된다. 일본이 방사성 오물을 바다에 버리면 미국 국민에게 피해가 갈 것은 자명하다. 분노의 ‘말 폭탄’을 예상하며 미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들을 찾아보았다.

우선 환경 보호를 책임지는 미 연방 환경보호청(EPA). “일본에서 비롯되는 방사성 핵종은 공중 보건상 우려할 만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고 적혀 있다. 그래서 “미국 본토 및 태평양 미국령에 대해 아무런 보호 조치가 필요없다”고 한다. 대충 결론을 낸 것이 아니다. 하와이를 비롯해 미국 전역을 24시간 살피는 기상 관측기 140대, 매월 빗물과 눈을 분석하는 관측소 26곳, 분기별 음용수 정밀 조사를 실시하는 관측소 47곳이 제공하는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그런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청정한 바다와 대기를 책임지는 부서로 상무부 산하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있다. 홈페이지를 보니 미국 서부 해안 어업에 후쿠시마 사고가 미치는 영향, 특히 참치에 대한 분석을 올려 놓았다. 결론은 “방사선 수치가 너무 낮아서 공중 보건상 우려할 만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

미국인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식품의약국(FDA)도 있다. FDA는 이미 2014년 3월 “공중 보건상 문제가 될 만한 후쿠시마발 방사성 핵종이 미국 식료품 공급망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심지어 2021년 9월에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한 모든 수입 규제를 철폐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위험이 될 가능성이 너무 낮아서 더 이상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원자력 안전을 관장하는 미 연방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어떤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유출된 방사능 수준은 미국의 공중 보건이나 환경에 위험을 끼칠 만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가 결론이다.

연방정부는 일본 눈치 보느라 ‘곡학아세’를 했을지 모른다. 주정부는 좀 바른 소리를 하겠지. 미국 서부 하면 캘리포니아. 면적이 일본과 맞먹고, 인구 4000만명에 경제 규모도 미국 50주 중 제일 크다. 일본 앞에 주눅 들 이유가 없다. 캘리포니아의 결론은 “일본 원전 사고가 캘리포니아에 아무런 위험이 되지 않는다”이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부가 조사해 본 결과 “캘리포니아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위에 있는 오리건주는 일본 원전 사고 잔해가 해류를 타고 자기들에게 올 가능성이 걱정되어서 그랬는지 꼼꼼하게 연구해서 자료를 공개해 두었다. 결론은 “후쿠시마 사고의 방사성 잔해가 오리건까지 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 대해 과학자들 간에 합의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리건주 위에 있는 워싱턴주는 2011년에서 2015년 사이에 주기적으로 일본발 방사능 관련 표본 조사 결과를 공개해 왔다. 하지만, 방사선 수치가 계속해서 안전 기준에 훨씬 못 미치자 2015년 이후로는 검사를 중단했다.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 역시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알래스카 해산물에 미칠 영향이 걱정되어서 “계속 검사해왔지만, 검출되지 않았고, 이제는 알래스카 해산물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주정부도 별것 없구나. 역시 미국인들은 일본에 약하다. 다른 나라들은 분명 단단히 화가 났을 것이다. 우선 세계에서 해안선이 가장 긴 나라 캐나다는 어떨까? 2015년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에 대해 정부 보고서를 내놨다. 결론은 “인지 가능한 수준의 방사선 수치 변화가 없고, 캐나다 국민의 건강에 우려가 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남태평양의 대국 오스트레일리아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만한 수준(negligible)”이라는 것이 정부 공식 입장이다. ‘청정’ 하면 떠오르는 나라 뉴질랜드는? “일본 원전 사고로 뉴질랜드 자연환경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한다.

뭔가 크게 잘못됐다. 말만 ‘선진국’이지 이들은 ‘멍청하거나’ 일본에 ‘맞설 용기’가 없다. 야당이 국내 시위만 할 것이 아니라 당장 이 나라들 설득에 나서야 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멍청한’ 공무원들과 ‘겁쟁이’ 전문가들을 단박에 설득할 정도 내공은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을 터. 이제 비행기에 타기만 하면 된다. 떠나라, 해외로! 일본을 혼내주러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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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에게] 국내에서 떠들지만 말고 지금 당장 떠나라! 태평양 연안 국가인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가서 그들을 설득해 보라
(김광일TV/조선일보 논설위원 '23.07.09)
https://youtu.be/NtpWALz6C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