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주도권 잡기 나설 땐가

배세태 2022. 3. 12. 09:30

※이준석 대표 주도권 잡기 나설 땐가

엊그제 한 친구 원로언론인이 이번에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의 대결에서 겨우 0.7% 차이로 신승(辛勝) 한데는 크게 두 가지의 원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 글을 보내왔다. 첫 번째 원인은 여론조사 때는 유권자 가운데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서는 이재명 후보를 찍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숨은 표의 경우는 여야 후보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보지만, 특히 윤 후보에게 더 많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른바 역(逆)선택을 한 경우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자들보다는 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상대당 후보 결정에 더 많이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일반국민들에게 일정부분 투표권을 주었던 데서 비롯됐다.

두 번째 원인은 대선과정 내내 보여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언행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언행은 당 대표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정도로 심각했다는 지적이다. 필자 역시 이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편이다.

그 밖에도 배우자의 리스크라든가, 혹은 후보 자신의 미숙함이라든가 하는 것도 원인에 들겠지만, 그것은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돼 가는 듯 했다.

따라서 윤 후보가 이 후보와의 득표율이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인 데 대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이준석 대표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이 대표가 2030 세대에 어필하면서 젊은 층의 관심을 국민의힘 쪽으로 모으는데 일익을 담당 했으리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 밖에 있던 잠재적 후보였던 윤석열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영입한 후 경선과정을 거치고 당선인이 될 때까지 줄곧 후보를 돕기는커녕 깎아내리는 일만 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 대표는 두 번이나 걸쳐 직무를 거부하고 속된 말로 무단가출을 했고, 윤 후보를 가리켜 ‘정치경험이 없다’느니 하면서 ‘아군에게 총질’을 해댔다.

여야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벌이는 치열한 선거전쟁 중에 아군에게 총질을 해댄다는 것은 치명적인 과오가 아닐 수 없다. 만약에 군인이 전투 중에 그런 짓을 했다면 그건 현장에서 즉결처단감이다. 더구나 상대 당 후보는 ‘세 표가 부족하다.’고 엄살작전을 펴면서 ‘샤이 이재명’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는데, 이 대표는 무슨 이유인지 ‘윤 후보가 10%이상 이길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댔다.

여기에 이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비난을 거침없이 해대면서 척을 두자 야권단일화를 훼방 놓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실제로 국민의당 측에서는 이 대표와의 갈등 때문에 단일화 논의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결국 이 대표를 제외시키고 직접 윤 후보가 나서서 막판에 가서야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의 이런 한심한 작태들이 없었다면 적어도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여론(51%)만큼의 득표는 충분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컸었고, ‘대장동 게이트’ 뿐만 아니라 부인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등으로 인해 이재명 후보에 대한 거부감 또한 극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분석만 봐도 이번 대선결과에 대한 책임질 사람은 바로 이준석 대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당선 결정과 함께 대규모 당직 개편을 예고했다. 대선을 끝으로 사표를 낸 권영세 사무총장 후임에 우선 한기호 의원을 내정하고, 다음 주쯤에는 당 대표 비서실장, 전략기획부총장, 여의도 연구원장, 중앙연수원장 등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선 대선 때 당무 우선권을 윤석열 당선인에게 내줬던 이 대표가 다시 당무 주도권 회복에 나섰다는 말이 나왔다. 이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전에 오는 6.1지방선거를 자신이 좌지우지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이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당. 정 분리를 강조한데서 이 대표가 힘을 얻은 것이 아니냐는 분서도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은 또 있다. 이 대표가 호남 30% 득표율을 목표로 제시하는 한편, 소위 ‘세대포위론’을 내걸었지만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이대남(20대 남성)’ 쪽에 공을 들이는 바람에 오히려 ‘이대녀(20대여성)’의 표를 대량으로 잃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 역시 이 대표의 전략실패로 기록됐다.

이 대표가 당무 챙기기에 나서자 당내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서둘러 이 대표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두 달 정도 밖에 안 남은 6. 1지방선거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뜻대로 안 될 경우 또 가출하거나 아군에게 내부총질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선조의 붕당(朋黨)정치에서나 일어날 일을 오늘날 공당정치에서까지 걱정해야하다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 대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간다고 한다. 이 대표의 2030 세대의 남녀 갈라치기 같은 행태는 정치권에서 추방해야하고, 당 대표가 직무거부와 같은 파행적인 태도를 또 보일지도 모르므로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쯤에서 지금의 처신이 자신과 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심사숙고했으면 한다. 만약 당내 분규가 일어난다면 6.1 지방선거에서 낭패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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