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36세)가 보인 작금의 처신은 온당치 않다

배셰태 2021. 12. 23. 20:09

※이준석 대표가 보인 작금의 처신은 온당치 않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36)는 6개월 전 당 대표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쳐질 것이고,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필자는 이 대표의 이 연설을 듣고 처음부터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지 선뜻 이해가 가질 않은 게 사실이다. 그 의미를 알게 된 것은 지난달 30일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으로 잠적했을 때와 지난 21일 조수진 의원과의 의견 충돌이 있은 후 상임선대위원장직 등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뒤였다.

다시 말해 대선을 두 달여 남겨두고 그의 ‘거친 생각‘과 ’거친 언행‘은 드러났고, 그로인해 당원과 지지층의 눈빛에는 불안이 휩싸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문제는 그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싸우고 있는 상대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니고 불행하게도 자기 당의 윤석열 후보라는 점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대표가 이렇게 ‘벼랑 끝 정치’를 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도 2030 세대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 대선을 코앞에 두고 당 대표가 그것도 두 번씩이나 당내 갈등을 이유로 선대위를 박차고 나간다는 것은 누가 봐도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찌 보면 이 대표가 이런 ‘벼랑 끝 정치’를 손쉽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윤 후보 측의 책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대표의 처신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그런 처신을 하게 된 이유는 복합적일 것이다. 예컨대 이 대표의 성격이 너무 자기중심적이라든가, 30대라는 독보적 상품성이라든가, 경선과정에서 보인 전화 녹음행위 등으로 벌어진 신뢰 추락 등이 그것이다.

이번 경우만 해도 그렇다. 이 대표는 “선거에서 손 떼겠다”고 선언한 뒤에도 계속 선대위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 북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는 말을 써가면서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 했어도 그냥 믹서에 갈아버렸다”는 등의 비판 적인 말을 이어갔다. ‘윤핵관’은 그가 만들어낸 용어다.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다고 말한 하루 뒤에 모 중앙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대위의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전면사퇴 및 선대위 해체론을 꺼냈다. 그러면서 “윤핵관 몇몇 인사 중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나갈 생각이 있다면 선대위를 떠나라”고 요구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다. 그의 생각 속에는 “정치경력은 내가 윤 후보보다 ‘선배’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아무리 그렇다 해도 어찌 대선 무대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단 말인가? 대선 무대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윤 후보다. 그리고 최종 결정권자는 윤 후보다. 최종 책임도 윤 후보 몫이다.

그리고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 나갈 사람은 선대위에서 빠지라니 이건 또 무슨 망발인가. 자신이 당 대표이니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인가. 이건 일종의 협박이 아닌가. 이런 것을 두고 자기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일부 윤 후보 측근들을 문제 삼는 것은 상근 위원장으로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이 대표는 상근 위원장 자격으로 윤 후보와 대화로서 조용히 풀어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윤 후보가 이 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두 차례나 철부지처럼 몽니를 부린다면 그게 당 대표로서 올바른 처사라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이 대표의 처신은 대선에서 이기겠다는 절박감이 없다고 보일 수 있다. 심지어 선거 패배를 위해 자해행위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지금처럼 선거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해 놓고 밖에서 선대위에 대한 발언을 계속 이어간다는 것은 이 대표에게 이로울 게 없다.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제1야당 대표가 선대위 직을 던진 것도 무책임한 처사인데 이곳저곳 방송에 나가서 정치평론가처럼 선대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비판을 한다는 것은 당 대표로서 선대위를 돕겠다고 말한 것은 거짓이었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런 충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론을 펴나갔다.

이 대표는 “잘못된 것을 보고도 당 대표니까 꾹 참고 한마디도 해선 안 된다는 게 보수의 문화라면 바뀌어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가 잘못돼 가는 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는가. 당 대표니까 무책임하게 아무데나 나가서 떠벌이지 말고 당 대표답게 윤 후보에게 직접 대화를 통해 조용히 당내에서 해결하라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대표가 요즘 보이고 잇는 처신은 너무 나 가벼워 지금까지 자신을 지지하던 사람들까지도 실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지지자들의 기대를 배신하면 나중에 그게 자신에게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지도 모른다. 앞으로 대정치인이 되려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라고 마구 퍼부어서는 안 된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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