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류근일 칼럼] 윤석열·안철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배세태 2021. 11. 8. 20:12

[류근일 칼럼] 윤석열·안철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조선일보 2021.11.08 류근일 언론인/전 조선일보 주필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11/08/ATQUXHY5D5EXZBI4K4HI6KWDDI/

자유민주 정권 교체 진영에 ‘윤석열의 시간’이 왔다. 윤석열이 선도하는 자유민주 진영은 어떤 진로로 가야 할 것인가? 국민의힘 리더십부터 리모델링해야 한다. 이준석·유승민 리더십에서 윤석열 리더십으로 확실하게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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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당’은 당 노선도 재정비해야 한다. 보수의 폭이 좁으면 그 한계를 물론 넓혀줘야 한다. 반면에 기회주의·상업주의·역선택이 들어와 자유 정당 본연의 정체성을 왜곡한다면 그것도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의 힘은 후자에 해당한다. ‘중도 확장’은 필요하다. 그러나 중도는 중간이 아니다. 중도·중용은 최적(最適)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가 싸울 때 중도를 하겠다며 중간 쪽으로 좌클릭하면 그건 중도도 무엇도 아니다. 자유인과 한총련·남총련·통진당·경기동부연합 사이엔 산술적 중간이 있을 수 없다.

2022년 3·9 대선은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싸움, 공정·상식과 ‘대장동’의 싸움, “내 집 마련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의 싸움, “식당을 마음대로 열 수 있다”와 “마음대로 열지 못한다”의 싸움이다. ‘문재인 5년’은 그래서 1948년에 세운 대한민국, 산업화를 성공시킨 대한민국, 그 후 민주화까지 이룩한 대한민국, 그래서 마침내 세계 10대 교역국이 된 선진 한국이 난폭하게 유린당한 시대였다. 3·9 대선은 그렇게 망해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느냐, 아니면 그 길로 계속 망하게 내버려 두느냐가 걸린 절체절명의 내전이다. 이 선택에서 자유인들은 결코 패배할 수 없고, 패배해서도 안 된다.

자유인들은 그렇다면 어떻게 싸움에서 이길 것인가? 자유인들이란 보수주의, 자유주의, 합리적 진보의 모든 스펙트럼(빛깔)을 관통하는 광의의 반(反)전체주의·반(反)부패 카르텔을 말할 것이다. 공정하고 문명적인 일류 국가를 지향하는 다양한 자유인들은 다음 정권을 ‘내 정파만의 정권’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 정권’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권 교체를 이룰 대동단결이 가능하다. 빛깔과 빛깔 사이의 세부 다툼은 뒤로 미루고, 일단은 악성 양아치 좌파 파시스트 도둑 정치부터 막아놓고 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대는 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말할 수도 있다. 어느 재야 법조인 말대로 윤석열 대통령, 안철수 책임총리, 최재형 대법원장, 원희룡 법무장관을 말할 수도 있다. 윤희숙 경제부총리는 어떤가? 장기간 감옥에 갇힌 고령 전직 대통령들의 석방을 바라는 여망도 안아들여야 한다. 이 조합은 이를테면 그럴 수도 있다는 예시(例示)일 뿐이다. 다른 조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음 정권을 ‘끼리끼리’ 전리품으로 독식하지 말자는 것이다. 권력 속성상 그건 안 되는 일이라 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망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는 절실한 위기의식만 있다면, 자유인들은 정권 교체기에 그런 비상한 사회계약에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회계약은 ‘자유대한민국 회복 국민 연합’ 같은 것이다. 정권 교체 필승 전략인 셈이다. 선거에 단일 전선으로 임하자는 것이다. 단체나 기구를 만들 것까진 없다. 서로 만나 합의하고 서약하면 된다. 좀 보수든 좀 진보든 좀 무엇이든, 자유로운 삶의 양식에 대한 인간 본성의 욕구, 천박한 조폭적 좌파에 대한 경멸만 공유하면 이 연대는 가능하다. “정권을 저들에게 내주면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를 상상하면 그 연대는 더더욱 가슴에 불을 지를 수 있다.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이 물음에 아래와 같은 말이 퍼뜩 떠오르는 건 과민(過敏)일까 가능성일까?

민중주의 독재, 민노총 사회 대전환, 시장 통제, 역사관 통제, 기업 통제, 완장 찬 주민자치법, 언론 통제, 전교조 세뇌 교육, 일당 독주, 사법부 시녀화, 포퓰리즘, 사유재산 침해, 중산층 없애기, 원전(原電) 폐허, 안보 해체, 종전 선언, 미군 철수, 연방제…. 설마? 과민이겠지, 아니 실제 그럴지도…. 정말? 진짜? 그래서 떨리는가? 그렇다면 후보 단일화로 정권 심판할 수밖에 없다.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내부 총질을 너무 했다. 주적 개념이 없어졌다. 윤석열을 불러들여 고사시키려 했다. 안철수에겐 참기 어려운 모욕을 했다. 그와 단일화하자는 거간꾼은 징계하겠다, 운운. 그렇게 당한 안철수가 왜 튀지 않겠는가? 그가 튀는 그만큼 공멸이다. 윤석열도 안철수도 홍준표도 원희룡도 이제는 자신보다 정권 교체를 더 높게 자리매김해야 할 때다. 분별력이 한 줌이라도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