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북한 도발을 ‘도발’이라 부르지 못하는 한심한 문재인 정부

배세태 2021. 10. 23. 06:14

※북한 도발을 ‘도발’이라 부르지 못하는 한심한 정부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두고 국방. 외교. 통일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하나같이 “도발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발언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담화를 낸 이후 정부에서 ‘도발’이라는 표현이 사라진 것과 괘를 같이하는 게 아닌가 한다. SLBM 발사가 ‘도발’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도발이란 말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신형 SLBM 발사에 대해 국정감사 답변에서 ‘도발’이 아닌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도발은 우리 영공. 영해. 영토에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군은 도발과 위협, 시험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발사는 ‘위협’으로 본다.”고 했다.

같은 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국정감사장에 나와 의원의 질의에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전략적 도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역시 북한의 SLBM 발사를 두고 ”대화를 탐색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답변했다. 외교 안보 수장들이 모두 ‘도발’ 이라는 표현이 금기어(禁忌語)라도 된 듯 애써 쓰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을 때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라는 견해를 내놨었다. 지난 9월 15일 북한이 열차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정부는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도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신형 SLBM 발사실험을 참관 한 뒤,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월25일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도발이라는 막 돼먹은 평을 하지 말라”고 위협한 뒤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심지어는 김여정 담화 이후 이뤄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정부는 ‘도발’이라고 말하지 않고 대신 ‘유감’이라고만 했다. 이런 저자세를 보면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 해도 당장의 피해가 없다면서 ‘도발’이 아니라고 할 사람들이다.

이날 미국 유엔대사는 안보리 비공개회의 직전 “북은 추가도발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국은 ‘도발’ 이라는 말을 있는 현상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김여정이 “(전단금지)법이라도 만들라”고 하자 4시간 반 만에 “준비 중” 이라고 대답하는 정부다. 그러니 이런 정부에게 뭐를 더 바랄 게 있겠는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을 보면 역대 미국정부가 그랬듯 북한을 ‘관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협상까지는 아니라도 대화 채널은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이 보인다. 얼마 전엔 미국이 제 3국을 통해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도 북한 문제에선 마음이 급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기미를 눈치 챈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자신들 페이스대로 끌고 가려고 한다. 그게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바이든 정부도 북한이 미국을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릴 위협적인 나라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늘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도발’로 보고 계속 경고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북이 쏜 SLBM은 요격 회피 기능을 갖추고 590km를 날아간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를 SLBM에 탑재한다면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도 가능하다. 북한의 SLBM이 완성되면 그에 대한 미국의 대 한반도 방위정책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수장들은 “전략적 도발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북한의 도발을 ‘도발’이라고 부르지도 못해 위기의 실체조차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정부가 무엇을 하겠는가. 안보문제를 가지고 국민들을 기만하다니 말이 되는가. 그러고도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렇게 무능하고 무지하며 무책임한 정부는 처음 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마저 “북이 장거리 미사일과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한 모양이다. 외교부 장관은 북을 비핵화의 길로 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대북제재’ 대신 ‘제재 해제 검토’를 거론했다. 모두 제 정신이 아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남북 평화 쇼‘를 하려면 김여정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따르겠다는 것 같다. 제발 국민들이 안보를 걱정하는 일은 없게 해 주기 바란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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