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성공포럼] 세력 과시한 날 윤석열 때리기 나선 이재명, ‘적대적 공생관계’ 청산■■

배셰태 2021. 5. 21. 16:42

세력 과시한 날 윤석열 때리기 나선 이재명, ‘적대적 공생관계’ 청산
펜앤드마이크 2021.05.21 양준서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4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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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를 자제해오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돌변했다. 지난 20일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성공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쁜 포장지만 보여준 윤석열에 대한 판단은 불가”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는 카멜레온을 연상시키는 태도 변화이다. 5‧18과 관련한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놓는 와중에도 이 지사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윤 전 총장은 5·18을 ‘살아있는 역사’라고 표현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연이어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그 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5‧18에 대해서 나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 대해서 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민주당 내 일반적인 입장과 선을 그었다.

현역 의원 35명 모인 ‘성공포럼’ 출범식서 “윤석열은 예쁜 포장지” 직격탄

그랬던 이 지사가 불과 이틀만에 변화된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민주당 내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의 출발과 동시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일명 성공포럼)에서 윤 전총장을 공격했다. 21일 출범이 예정된 윤 전 총장 지지 모임 ‘공정과 상식’에 대해 이 지사가 강조하는 공정과의 차이를 질문받자 “제가 그분(윤 전 총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판단한다”며 “그런데 요즘은 (윤 전 총장의) 포장지밖에 못 봤다”고 했다. 또 “누군가 살짝살짝 보여주는 부분적 예쁜 포장지밖에 접하지 못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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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그룹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 21일 오전 출범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 직후 열린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 두 번째)가 '공정'을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이어 윤 전 총장의 잠행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빨리 정치를 하실 것으로 생각된다”며 “전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판단을 받는 것이 정치 또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잠행을 계속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조기 등판을 유도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친노, 친문, 친조국, 친박원순까지 다양한 계파가 ‘이재명 지지 선언’에 골고루 참여

이날 ‘성공포럼’에는 현역 의원만 해도 35명이 참석했다. 김병욱(재선·성남 분당을) 의원과 민형배(초선·광주 광산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박완주 정책위의장, 윤관석 사무총장을 비롯 김영배, 백혜련, 강병원, 김용민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친노(친노무현)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 측 조정식 의원도 참석,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박원순계인 박홍근 의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지사를 차기 대선 주자로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개했다. 친조국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남국, 이수진, 황운하 의원도 포럼에 합류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다양한 계파가 골고루 지지선언에 합류했다는 평가이다. 이 지사가 당내 입지를 확실히 굳힌 것으로 판단, 작심하고 윤석열 때려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 지사가 윤 전 총장 때리기에 자신감을 가진 이유이다.

그렇다면 이 지사가 그동안 윤 전 총장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겼던 이유는 뭘까. 당내 기반이 취약했던 이재명은 윤석열을 ‘적대적 공생관계’로 인식해 왔었다는 해석이다. 팽팽한 양강 구도를 유지해야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을 감싸왔던 이재명의 속마음...“윤석열이 적당히 강해야 이재명 가치도 인정받아

이 지사가 윤석열을 감싼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2가지를 들 수 있다. 지난달 28일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된 기본소득박람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뭘 알아야 평가를 할 텐데, 아는 게 없어서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고 상식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 분이 나름의 뚜렷한 원칙을 가지고 과거의 행위에 대해서 처벌하는 일을 원칙에 따라 잘하셨다. 그 점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높이 평가하신다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 주류가 윤 전 총장에 대해 비판 일색인 것과 비교하면, 조심스러운 듯하면서도 ‘굉장한 칭송’이라는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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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지난 3월 윤 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에 공개 반발을 이어가는 데 대해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이렇게 말씀했다. 임명직 공무원으로 이 말씀에 들어있는 기준에 따라서 행동해 주시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 당시 윤 총장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수위높았던 비난에 비해 점잖은 표현으로 윤 전 총장을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평가받았다.

이재명의 윤석열 감싸기 행태는 ‘자기보호’ 본능...당내 기반 강화되자, 윤석열 필요 없어져

이 같은 이 지사의 윤석열 평가에 대해 정치평론가 이성수씨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이유는 자기 보호본능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낮아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아주 낮거나 반대로 너무 높아지는 것은 이 지사에게도 좋지 않다’라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너무 높을 경우, “이 지사로는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너무 낮은 것도 이 지사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낮으니 “이 지사 말고 다른 사람이 해도 이길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냐”는 기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사 입장에서는 ‘윤 전 총장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쟁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으로 받아들인다는 분석이다. 일종의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성공포럼’을 통해 당내 입지를 확실히 굳히면서, 윤 전 총장을 무력화해도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