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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 성패는 '스마트 그리드<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에 달렸다

배셰태 2011. 5. 11. 12:20

전기 자동차 성패는 '스마트 그리드<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에 달렸다

조선일보 경제 2011.05.11 (수) 박용성 박사 ·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스마트 그리드란?… 기존전력망에 IT기술 접목
전기차 타운 선언한 日…11개 縣 전기자동차 타운화
110억달러 투자하는 美… 연계 기술 개발 나선다

 

전기자동차가 완전 무공해 차량일 것 같지만,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안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차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자. 가솔린 자동차를 100%로 가정한다면, 클린디젤이 75% 수준이고, 하이브리드자동차가 50% 정도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따라 다르다. 원자력으로 발전하는 경우 가솔린 차량 대비 10% 정도 수준이지만, 무연탄으로 발전한 전력을 사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가솔린 차량보다 온실가스를 20% 정도 많이 배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 비율이 38%이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솔린 자동차의 60% 정도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다면,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 전기자동차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짧은 주행거리, 오랜 충전시간, 미흡한 충전인프라 등 해결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전기자동차를 활성화해야 하는 것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 이외에도 또 있다. 전기자동차가 활성화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력은 보관되지 않기 때문에 생산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심야에 남는 전기를 전기자동차에 사용한다면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전기 사용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국가발전소와 지역발전소(제주도의 경우 풍력발전), 가정에서 발전하는 태양 에너지 발전 등, 전기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전기 공급 네트워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전력의 저장과 공급을 제어한다. 특히 밤에 충전하는 전기자동차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에서 아주 요긴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전기자동차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타운을 11개 현(縣)에 지정했으며, 2010년에 2차 모집했다. 2013년까지 전기자동차 3만2000대와 급속 및 완속 충전기 1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차세대 전기동력 네트워크인 '스마트그리드' 실험으로 요코하마, 교토부, 기타큐슈, 도요타 지역 5000가구를 대상으로 4000~5000대의 전기자동차를 운용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스마트 그리드 프로그램과 관련,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000억엔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도 2009년 2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과 연계된 기술과 시장을 만드는 데 1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전기 동력 공급 네트워크 시스템은 기존의 발전소에서 발전되는 전력, 지역별 발전소 전력, 가정에서 발전되는 태양 전력 등의 혼용을 최적화시키는 정보 기술을 제공한다.

남는 전력은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저장되거나 필요한 곳으로 송전되며, 전기자동차는 전력을 저장하거나 공급하는 시스템에 연결될 것이다. 한국도 제주도에서 스마트 그리드와 관련된 시범 사업을 운용 중이다.

같은 흐름을 볼 때 전기자동차의 보급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일반 가정에서 심야에 충전한다면 에너지 비용이 저렴하다. 부품 수도 일반 자동차에 비해 20~30% 적기 때문에 유지 비용도 싼 편이다.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또 전기의 효율적인 사용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유익하다.

전기자동차는 앞으로 5년이 관건이다. 짧은 운행거리, 긴 충전시간, 미흡한 충전인프라 구축 등 전기자동차의 단점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겠지만, 이와 동시에 전기자동차와 스마트 그리드를 어떻게 잘 연계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한다
. 전기자동차의 성공은 스마트 그리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