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칼럼 2011.03.29 (화)
전세대란과 물가 급등에 새삼 `TGIF'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TGIF는 주5일 근무로 인한 해방감과 유명 외식업체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Twitter(트위터), Google(구글), i-Phone(아이폰), Facebook(페이스북)의 첫 글자로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 라이프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세상을 가리킨다.
TGIF가 주말에 업무로 인한 피로를 풀고,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에서 나아가 현재의 트렌드를 대변하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확대된 셈이다. TGIF를 구성하고 있는 4개의 기업과 제품이 이처럼 시대상을 보여주는 아이콘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요인은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요인을 배제한 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 아니냐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느끼지만 사실 `새로운 경험' 외에 다른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TGIF가 창출하는 새로운 경험은 해당 유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러한 TGIF가 전세계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의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도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97년 네덜란드의 센즈커뮤니케이션(Sense Communication)사에 의해 첫 발을 내디딘 MVNO가 15년 만에 국내에서도 시험무대에 오르는 셈이다. 유휴 네트워크의 활용, 가계 통신비 절감,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체제 구축 등으로 MVNO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지나치게 많은 사업자들의 난립을 꼽을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및 방송통신위원회의 고시 발표 이후 영세한 기업들이 경험이나 명확한 사업계획 없이 MVNO를 하겠다고 우후죽순처럼 뛰어들었다. 심지어 지하철에서도 일부 유령 MVNO 사업자의 광고전단을 쉽게 볼 수 있어 과거 `별정통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아울러 차별화된 서비스와 콘텐츠 제공이라는 MVNO 본연의 모습 또한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몇몇 업체들이 내건 선불요금제는 이미 국내 이동통신 사용자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고, 나머지 업체들도 저렴한 요금 외에는 기존 이통사(MNO)와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다.
몇년 전 논의가 진행되다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져버린 MVNO 2.0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이 부분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아직 MVNO가 태동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을 논한다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제기될 수 있으나 TGIF가 일으킨 현재 이동통신 시장의 변화상을 보면 결코 이르다고 할 수 없다.
차별화를 통한 니치마켓 공략, 양질의 콘텐츠 제공, MNO와의 협력, 개방성 등으로 요약되는 MVNO 2.0은 TGIF에 의해 구축된 소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 태블릿PC라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통신환경에서 MVNO가 살아남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다.
애플과 아마존이 아이폰과 킨들이라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동통신사와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창출한 것처럼 우리나라 MVNO도 애플, 아마존과 같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적의 이동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와이브로와 HSDPA 등 무선데이터 네트워크도 이미 구축되어 있어 MVNO 2.0이 활성화될 가능성 또한 높다. 그러나 기존 이동통신사와 똑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의 제공이야말로 MVNO가 시장에서 살아남고 `Mobile Valuable Network Operator'로 진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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