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정규재 칼럼] 우리 속에 깃든 분열적 경향과 음모론적 스토리들■■

배셰태 2019. 1. 10. 08:38

[정규재 칼럼] 우리 속에 깃든 분열적 경향과 음모론적 스토리들

펜앤드마이크 2019.01.09 정규재 대표 겸 주필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14408

 

허구의 세계관 고집하는 文정권이 가짜뉴스에 대처?…쓰디쓴 입맛 다시게 된다

학계가 더 큰 의혹을 생산하고 언론과 정치는 거짓말 경연대회를 방불케 한다

극단적 주장에 특화된 우리들의 思考…분열을 부르고 타협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보수도 극단주의 경향과 분열 충동에 빠져들어...내부총질 위험성 경계해야

 

한국인의 두뇌 속에는 오랜 극단화 경향과 습관적 거짓말이라는 귀신이 살아서 너울거리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사고 경향성은 이념의 좌우를 가리지도 않는다. 진리를 시험하고 검증해야할 언론계 학계 사법부 등 사회적 진리 검증 장치일수록 더 악취를 풍긴다. 극단으로 치닫는 주장일수록 진리를 다투는 각 진영 내에서 환영받는다는 것도 전통이다. 정치는 아예 거짓을 찍어내고 퍼뜨리는 컨베이어벨트 같다고 할 지경이다. 여론이라는 악의 성(城)에 먼저 깃발만 꼽으면 된다는 식의 무한 투쟁은 진리 아닌 거짓의 공성전을 더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오류와 부정(否定)의식과 허구에 가득 찬 세계관을 고집하는 문재인 좌익 정권이 “단호하게 가짜뉴스에 대처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며 쓰디쓴 입맛을 다시게 된다. 진리를 독점하려는 시도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가짜와의 전쟁’이다.

 

우리 머리속에 춤추는 극단화 경향과 습관적 거짓말

 

국내 좌익 정치그룹의 핵심이 종북 집단으로 전락해간 것과 유사한 집단 오류의 사례는 극단적 종교단체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순진한 민족지상주의자에서 출발해 점차 미국을 증오하고, 대한민국을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로 규정하며, 기어이 북한이 옳다는 주장으로 갔다가, 이제는 북한을 사상의 조국으로까지 받아들이고, 북한의 권력집단에 완전히 스스로를 동조하게 만드는, 그래서 붕괴일보 직전인 북한을 유지 존속시켜야 하는 절망적 소명의식까지 내보이는 그런 가공의 세계관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허구의 세계관이 대한민국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이것은 과학과 구체성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 허구적 구성물을 실재(實在)로 착각하는 극단의 좌익 관념론일 뿐이다. 이런 관념이 우리 모두를 지배하고 있다.

 

주자학 등 사상과 이념의 나선형적 자기최면

 

외곬로 치닫고 있다. 사상과 이념의 나선형적 몰입이라는 본능의 한가닥이라도 있는 것 같다. 조선 주자학이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되어가는 과정이 바로 그 대표적 나선현상이다. 먼저 공자 맹자를 학습하는데서 나아가 주자와 그의 규칙을 서서히 내면화하고 추종하게 된다, 그 다음엔 기어이 상복이나 제사상 진설을 놓고 종교적 혈투를 벌이는 데까지 급진전 된다. 그들은 나라야 망하든 말든, 아니 망하고 나서 한참 뒤까지도 명나라 황제들을 제사 지낸다는 만동묘를 성지를 찾듯 순례한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야밤의 푸닥거리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다. 그렇게 낡아 썩어빠진 사상을 붙들고 시대착오적 눈물을 쥐어짜는 부조리극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 썩은 구습을 선비정신이라며 되살리자는 인간들은 지금도 넘치게 많다. 그러니 문재인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예의도 바르게 새해맞이 인사를 중국인에까지 읍하기에 이른 것이다. 골수에까지 조선의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음모론을 논평이라고 착각하며 정밀성을 다툰다

 

<중략>

정신의 엄격함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한다

 

<중략>

 

검증가능한 일의 검증을 거부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중략>

 

보수조차 잘게 잘게 분열하고 서로에게 총질한다

 

과학의 진리가(價)를 다투는 학계가 더 큰 의혹을 생산해내고 언론과 정치는 거짓말 경연대회를 방불케 한다. 그러니 이 나라에서는 대체 가짜는 무엇이며 진실은 무엇인지를 도저히 구분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인 모두가 이 끈적거리는 혼동의 늪지대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강하게 주장하기만 하면 진실로 둔갑하고-천안함 세월호는 대표적인 경우다- 정치를 장악하고 권력을 차지하면 진리마저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은 조선 주자학이 우리 뼈 속 깊이 새겨놓은 준칙이다.

 

진실을 확정해야 하는 다양한 제도와 기관들이 더욱 거짓을 부추기고 억지를 생산한다. 진리의 재판정은 이미 타락하였고 진리를 검증의 시험대에 올리는 사법 당국은 정치라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모래다. 거짓을 걸러내고 진실을 확정하는 사회적 장치들은 진리를 박해하고 거짓을 진리로 둔갑시키는 악마적 장치요 진리의 고문대로 타락해 있는 것이다.

 

그럴듯한 구성물을 만들어 내거나 아니라면 극단적 주장들에 우리들의 사고는 특화되어 있다. 극단적 주장을 할수록 선명해진다. 그것은 분열을 부르고 타협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적전 분열과 패배는 그렇게 예고된다. 방구석 평론가들이 더 극단적 주장을 좋아한다. 그들은 익명 속에 숨어서 그런 극단화 현상을 부추긴다. 조선 주자학 사회의 소위 사림이라는 족속들의 하는 짓이라는 것이 바로 그랬다. 그들은 책임지지 않으므로 제멋대로 지껄인다. 그런 경향성이 지금도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갈래갈래 찢어진다. 동서는 남북으로 그리고 점점 잘게 2차, 3차의 분열을 일으켜 간다. 물리적 토대가 한반도에 갇혀있다 보니 정신의 한계까지 차폐된 결과일 것이다. 밖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니 안에서 분열하는 내파 현상이 일어난다. 보수의 분열도 그런 물리 작용의 결과다. 태극기만도 몇 갈래인지 모를 정도다. 잘게 그리고 더 잘게! 스스로 바위를 향해 머리를 들이박는 작은 계란들이 되고 있다.

 

우리의 주장, 나의 논리에 동조하지 않으면 당신은 위장우파요, 심지어 간첩으로까지 지칭된다. 밖을 향한 용기가 없기 때문에 진영내부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총질을 한다. 우리 속에 그런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한국인은 어쩔 수 없다는 절망의 구조학은 아닐 터이다. 누가 흩어진 자들을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