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이다.'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사회적기업’의 운영 목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보통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고 알려져 있죠. 기업이 단지 영업활동으로 수익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및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영리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요.
(사회적기업에 대한 영상이 궁금하면 '위캔 쿠키'의 홍보 영상(☞클릭)을 참고하세요.)
'노리단' '영화제작소 눈' 등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으로 성장
현재 국내 사회적기업은 2010년 7월 기준으로 총 353개 업체입니다. 1호 인증 업체인 다솜이재단을 비롯해 노리단, , 바리의꿈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졌죠. 지적장애인이나 직업 활동이 어려운 어르신 등 소외계층이 모여 친환경 쿠키나 비누, 어린이 장난감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데요.
사회적기업의 업종은 비단 제품 생산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청년들이 만든 사회적기업인 '노리단'은 생활폐자재 등을 재활용한 악기로 공연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문화예술분야의 첫 번째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은 노리단은 매년 200여회의 국내외 초청공연을 벌이고 있으며 대기업 CF에도 출연할 만큼 인지도가 높죠.
얼마 전엔 영상분야의 최초 사회적기업인 '영화제작소 눈'이 설립되기도 했는데요. 눈은 교육과 영상 전반의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로 '고전을 영화로 읽는다'는 사업 아이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극장용 다큐멘터리와 방송용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책을 멀리하는 학생들에게 영상으로 인문교양 교육을 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죠.
판로 개척 어려운 사회적기업, 홈쇼핑에 진출한 비결은?
아직까진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이 높지 못한 게 현실인데요. 때문에 정부에서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한 곳에 인건비를 비롯해 각종 지원을 해주고 있죠. 하지만 시장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곧바로 자생력을 잃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상품 및 서비스의 질과 유통망의 확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제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일반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판로를 찾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겠죠?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대형마트 등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긴 하지만, 홍보 및 판매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최근 사회적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 현대홈쇼핑과 '사회적기업 유통지원 협약'을 맺었는데요. 대형 홈쇼핑을 통한 사회적기업 최초의 입점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홈쇼핑은 고용부에서 추천받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다양한 유통채널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판매수수료를 감면해주는 것은 물론 판로확보를 위한 지원도 이뤄지게 됩니다.
사회적기업의 쇼핑몰 입점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전담 MD(구매담당자)의 배치인데요. 사회적기업 대부분이 규모가 영세한 만큼, 상품몰 입점교육과 품질검사, 유통전반에 대한 마케팅 등을 통해 상품의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죠.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송유나 사무관은 "사회적기업들은 좋은 상품을 갖고도 주문처리나 고객관리 등이 취약해 시장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사회적기업의 쇼핑몰 운영 전반을 지원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사회적기업들의 쇼핑몰 진출 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홈쇼핑에 진출하게 되는 사회적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시장을 공략해서 할까요? <정책공감>이 직접 현대홈쇼핑 담당자를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들어볼까요?
홈쇼핑 담당자에게 듣는 사회적기업 상품 판매 노하우
사회적기업 유통 협약식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대형 유통망에 들어오는 절차는 무척 까다롭습니다. 준비할 서류도 많고 보증을 받아야 하는 등 입점과정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은 이런 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없
는 데다 전담 인력이 부족해 쇼핑몰 진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제안을 검토한 결과, 경쟁력 있는 사회적기
업들의 판로를 열어주는 것이 현대홈쇼핑의 사회적 공헌활동으로
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고 판단해 협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사진=현대홈쇼핑 경영전략팀 김상영 선임>
이번에 입점하는 업체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어르신들이 만든 서라벌보리빵이나 장애인들이 만든 천연비누 등 상품의 종류는 무척 다양합니다. 제품 자체만 보더라도 상품화할 수 있는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요.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경영이나 마케팅 능력에서 일반 기업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은 아
닙니다. 때문에 저희는 해당 기업이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판매를 촉진하는 데 중점
을 둘 예정입니다.
입점교육부터 마케팅, 유통까지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 진행
사회적기업들은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요?
입점 기준에 맞는 자격 요건을 완화해 유통망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고요. 개별 업체마다 담당 MD가 배치되기 때문에 이들이 해당 업체의 입점교육과 마케팅, 유통 노하우 등을 배워 쇼핑몰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입점 준비가 끝나면 H몰의 기획전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고 일부 제품은 현대홈쇼핑 카탈로그
에도 실려 고객들에게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죠.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끝
나는 것이 아니라 이번 협약을 계기로 사회적기업들이 다른 유통망으로도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이러한 협약이 사회적기업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예전처럼 판매 공간만 마련해주고 '알아서 잘 팔아라'는 식으로는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상품경쟁력은 전문 MD가 보면 장점과 단점을 확연히 알 수 있거든요. 전담 MD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상품개발능력을 높이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판로를 갖
춘 대기업에서 꾸준한 판촉 및 교육지원을 하면 앞으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겨냥한 더 좋은 상
품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을 사회
에 공헌하는 활동으로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앞으로 운영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우선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기획전에 사회적기업들이 만든 상품을 함께 묶어서 선보이게 될 것 같고요. 별도의 기획전을 만드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일반 기업들의 상품들과 함께 배치를 하는 게 판매 촉진 면에서 훨씬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이어서 설이나 연초에 예정된 각종 기
획전을 통해 사회적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1. 경주시니어클럽 '서라벌찰보리빵'
2005년 3월에 오픈한 경주시니어클럽은 시장참여형 노인일자리사업으로 현재 10여명의 어르신들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부제, 인공색소 등을 넣지 않고 신토불이 정신으로 순수 국산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서라벌찰보리빵은 어른과 어린이들의 간식 대용으로도 좋다고 하네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노인일자리 창출가게' 및 희망소기업에 선정되기도 한 경주시니어클럽은 수익금으로 인근 대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복지시설에 빵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2. 바리의 꿈 '자연농법을 이용한 청국장'
시민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가 연해주를 중심으로 청국장 제조 사업을 벌이기 위해 만든 회사입니다. 현재 연해주 4개 마을 50여 가구 고려인들이 청국장을 만들고 있는데요. 고려인들이 청국장을 만드는 방식은 공정무역의 원칙과 같습니다. 청국장의 씨를 뿌리고 거두는 태평농법을 이용해 청정 환경에서 만들고, 러시아 한 대기후에서 나는 차가버섯을 넣어 효능을 높였죠. 청국장뿐 아니라 청국장을 넣은 건강기능식 '청시' 또한 이색 효모제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3. 위캔센터 '손으로 만든 위캔쿠키'
사회복지법인 위캔센터는 중증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입니다. 장애인 유형 중 취업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이 직업재활 차원에서 시작한 게 벌써 40여명으로 인원이 늘어 쿠키를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위캔센터에서 만든 수제쿠키는 100% 우리밀과 국산재료를 사용해 유기농 매장과 생협에서 이미 맛과 품질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4. 누야하우스 '친환경 천연비누와 천연화장품'
누아하수는 장애인들이 천연비누와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보건복지주 직업재활기금 신규사업자금과 장애인개발원 신규사업비를 지원받아 국내 최대 천연비누 생산 시스템과 천연화장품 생산시스템을 갖췄죠. 누야하우스의 모든 제품의 연구 개발 및 생산은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전문 업체와 공동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화학제품으로 인해 피부트러블이 있는 분들에게 깨끗한 피부를 되돌려주는 친환경 제품들만 판매하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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