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문재인 대통령, 26일 개헌안 발의...안될 줄 알면서도 레이스 나선 청와대의 셈법

배셰태 2018. 3. 20. 13:02

안될 줄 알면서...개헌레이스 나선 청와대의 셈법

조선일보 2018.03.20 이옥진 기자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8032001732

 

靑, 20일부터 사흘간 ‘대통령 개헌안 설명회’

野 “독재적 발상”, “지방선거용”…한국당 “국회 표결 불참할 것”

전문가들 “文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부결 시 개헌 열기 식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발의할 개헌안 일부 내용이 20일 공개됐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헌법 전문(前文)과 기본권에 관한 사항을 발표했고, 21일 지방분권과 국민주권, 22일 정부형태 등 헌법기관 권한 등을 각각 발표할 계획이다. 이벤트 하듯 개헌안을 사흘에 걸쳐 발표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 공개 첫날인 이날 여야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 자체와 그 내용을 두고 격하게 대립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개헌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했고,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독재적 발상” “지방선거용 정략적 개헌 시도”라며 맞섰다.

 

대통령 개헌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관적인 관측이 나왔다. 개헌을 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현재 여당 의석수는 121석밖에 되지 않는다. 제1야당인 한국당(116석)은 독자 저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되지도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 개헌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이날 발표한 것은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전문에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부마항쟁, 6·10 민주항쟁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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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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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면 정국이 경색되면서 국회에서 부결되고, 개헌 논의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국회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가 개헌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 국회에만 개헌 논의를 맡겨놨을 때 개헌이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에 염려가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개헌이) 되든 안 되든 압박도 가하고, 대선 공약도 지키고 하는 등의 여러 정치적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국회 구성상 대통령 개헌안의 통과가 어려워 보이는데, 국회에서 대통령 개헌안이 부결되면 개헌 열기가 상당히 식을 것이라고 본다. 아예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그러나 문 대통령이 (야당이 요구하는) 선거구제 비례성 강화 등에 관심이 높고 책임총리제 등은 수용할 여지가 크니, 이런 것들을 받으면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밀고 나가는 등의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타결이 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