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로부터 구원된 존재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소리가 있다. 인심만 나는 게 아니다. 남에게 비굴 떨지 않고 땀 흘리기만 하면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수십년, 수백년, 천여년 이어지면 인심 뿐 아니라, 느긋, 차분, 집요함이 생겨난다.
"됫박-표주박에서 인심난다"는 말도 맞다. 공자인가, 맹자인가? "없는 사람, 약한 사람, 안 배운 사람 대할 때 됫박에서 표주박으로 퍼내듯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각 됫박에 담긴 된장을 표주박으로 퍼내면 네 구석에 된장이 남겨진다.
이를 두고 서양에서는 '추수 때 떨어진 이삭을 밭에 그냥 남겨두어 없는 사람들이 줍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라 말한다.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의 선조 할머니가 이 '이삭줍는 빈민'(gleaner)이었다. 룻.... 원래 유태인이 아닌 여자인데, 남편(유태인)을 여의고 시어머니(유태인)를 극진히 모시고 살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유태땅에 돌아 온다. 거지 빈민이어서 이삭 줍고 돌아다녔다. 그러다 어느 부자 밭주인과 눈이 맞아 재가했다. 말하자면 성경에 나오는 '신데렐라 스토리'인데, 너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여서 전혀 '성경스럽지' 않다.
(한국의 제도권 상류층이 '이삭을 남겨주는 여유'를 가지고 있을까? 글쎄. 상류층이 동시에 '이삭줍는 자' 아닌가? 인색하게 싹싹 훑어먹는....)
인심이 제대로 형성되려면 됫박*이삭만 가지곤 안 된다. 그건 필요조건일 뿐이다. 이에 더해서, 몽땅 잡아죽이고 멸절시키고 강간하고 노예화하는 섬멸전 혹은 전면-굴복전쟁이 수백년, 천년 동안 없어야 한다. 전쟁이 끊임없더라도 '과거가 축적되는 방식, 과거와 타협하는 방식'이 이어져야 한다. 편이상 이를 '시간*승계'라고 부르자.
됫박*이삭과 시간*승계---이 두 가지가 '인심'이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이다. 한반도가 지난 천년 동안 인심이 '개좆같은 땅'이었던 게 무리가 아니다. 이 두 가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비하라고? 인심이 개좆같지 않았다면, 어떻게 같은 민족의 10~20%를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악랄한 노예제도 아래 (불과 120년전까지) 착취할 수 있었나? 인심이 개좆같지 않았다면, 어떻게 중화 사대주의 탈레반들이 (불과 120년전까지) 사회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나?
뱅모가 불독 대가리를 플픽으로 쓰는 까닭은 보신탕, 그 중에서도 '개머리 국밥'(이런 메뉴가 있든가? 아무튼..)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불독은 영국의 상징이다. 뱅모는 숭영주의자, 친영주의자이다. 그래서 불독을 쓴다. 만약 영국국교(Church of England)가 한국에 들어와 있다면 뱅모는 거기 나갈지도 모른다. 덕수궁 옆에 있는 성공회(Anglican Communion)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은, [성공회가 '영국국교'를 물타기한 맹숭맹숭한 상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영국 여왕을 '교회 수장'(supreme governor)으로 제대로 떠받드는 영국국교에 가고 싶다. 아무튼.
영국은 쌀독 생긴지 6~7천년 이상된다. 언제 생겼나? 영국은 지금도 땅이 솟아르고 있다. 11,700년 전에 끝난 지난 빙하기 때엔 수천미터 두께의 얼음에 짓눌려 있었다. 빙하기 끝나고 얼음이 녹자, 무게에 짓눌려 있던 땅이 조금 더 솟아 올랐다. 영국은 완신세(holocene, 빙하기 이후 지금 세상)의 '프런티어'였다. 최소한 6~7천년 전에 양떼를 몰고 이 땅으로 들어간 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최초의 영국인이다. 종족으로 따지자면 켈트, 다른 말로 '골'족이다. 이들의 유전자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아일랜드와 스콧랜드다. 한마디로 6~7천년 전부터 영국은 '풍요로운 프론티어'였다.
3천년 전쯤엔, 세계에서 가장 번성한 청동기 생산단지가 됐다. 오리지날 청동(bronze)에는 주석(tin)이 사용된다. 주석은 그 산지가 매우 제한돼 있다. 그래서 주석 대신 비소를 사용하는 짝퉁 청동이 있다. (한반도의 청동기는 대부분 비소*청동이다) 영국은 세계 최강의 주석*청동 산지였다. 여기서 생산된 청동기가 에집트와 그리스로 수출됐다. 생산지역은 웨일즈, 콘웰 등 지금 잉글랜드의 서남부... 케사르가 영국을 정복한 게 다 이유가 있다. 청동 생산단지였기 때문이다. 전략물자 생산단지...
로마인의 영국 지배는 [지역 전체를 하나의 체제로 다스리는 방식]이 아니었다. 우리가 겪었던 한사군과 같이, [군 주둔 기지]를 중심으로, [현지인들이 기어오르지 못 하도록 막아내는 방식]으로 다스렸다. 이는 일종의 [점령군*토호 복합체]이다. 다른 말로 점령군과 현지세력 사이에 타협이 이루어진 체제이다. 로마군 지배 아래, 영국인들은 [안정된 청동기 수출선을 가진 경제]를 누리며 살았다. 덤으로 로마의 사상, 문화를 몽땅 흡수했고...
5세기 안팎부터 시작된 게르만 이동때 앵글*색슨이 영국으로 들어가 켈트를 압박했다. 켈트 유전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이 그래서 아일랜드와 스콧랜드다. 잉글랜드에서도 유전자를 캐면 그 바닥에 켈트가 나온다. 예를 들어 지금 사람들과, 수천년 된 그 지역 유골에서 추출된 유전자를 비교하면 연관성이 뚜렷하다. 수천년 전에는 앵글*색슨이 아니라 켈트다.
다른말로 표현하자. 앵글*색슨은 켈트를 멸절시키지 못 했다. 앵글 색슨이 오기 전에 이미 수천년 동안 잘 살아 왔던 사람들이 바로 켈트다. 그래서 앵글*색슨과 켈트 사이의 관계는, 시간*승계 관계다. 하나의 층(layer) 위에 또 하나의 층(layer)이 덮히는 것....
이는 9세기부터 11세기 까지 이어진 바이킹 침공 때에도 마찬가지다. 바이킹은 앵글*섹슨을 압박해서 왕조를 성립시켰다.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er) ... 켈트 레이어(layer, 층, 7천년 전부터 5세기 까지) 위에 앵글*색슨 레이어(5세기에서 11세기까지)가 덮어씌우고, 그 위에 다시 바이킹 레이어(11세기에 완성됨)가 덮어 씌웠다.
이는 언어에 남아 있다. 정복자 바이킹이 [먹는] 소는 비프이고, 평민이 [기르는] 소는 카우*옥슨이다. (원래 '비프' 역시 '소고기'가 아니라 '소'를 뜻할 뿐이다.) 정복자 바이킹이 먹는 돼지는 '포크'이고 평민이 기르는 소는 피그이다.
11세기 말에 바이킹 왕조가 성립했고, 그로부터 백년 후 13세기 초에 대헌장(Magna Carta)이 나왔다. 이 역시 왕과 귀족 사이의 힘겨루기와 타협의 결과다. 시간*승계다.
그로부터 4백년 후, 1688년 명예혁명(Glorious Revolution)에 의해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이 완전히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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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쌀독' 생긴지 이제 30년 밖에 안됐다. 198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취직하려면 여러가지 연줄을 동원하곤 했다.
한국인은 아직 '시간*승계'가 뭔지 모른다. "폭도의 기억은 어제 그제까지도 못 간다"는 말이 맞다. 우리는.... 1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포악무도, 흉악무도, 부패무도 했던 땅 중의 하나였던 조선이 120년 만에 이 정도까지 올라서기 위해서, 선배세대들이 어떻게 몸부림 쳤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지 못 한다. 우리는 아직 '싸움과 타협의 예술'을 모른다.
사기로 탄핵해서 감방에 처넣은 전 여성대통령을, 정당 호적까지 파내야 속이 풀리는 잔학무도한 자들이 제1야당이랍시고 설치는 상황 아닌가?
이는 또한 됫박*이삭의 이치를 모르는 짓이다.
이같은 잔학함만 있었다면 솔로몬은 태어나지 못 했다. 그 선조 할머니 룻은 땅바닥에 쓰러져 굶어죽었을 테니까...이같은 잔학함만 있었다면 6.25때 '좌익' 수백만을 학살해서 지금 그 후손들이 존재하지도 않았어야 한다. 지금 우리 각자의 친척 후손들 중 상당수가 아예 태어나지도 않았어야 한다. (어느 집안이든 까면, 왕년의 남노당 하나, 둘은 나오는 법 아닌가?)
저들이 권력을 잡아서 암담한 게 아니다. 이른바 제도권, 이른바 자칭 보수, 자칭 우파를 이끄는 제1야당, 조중동 언론이... 됫박*이삭의 이치도, 시간*승계의 이치도 모르는 천박 잔인한 자들이란 점이 우리를 절망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절망과 구역질이야말로 위대한 출발점이다. 영국인들이 됫박*이삭의 이치와 시간*승계의 이치를 뼛속에 박아 넣은게 1688년이다. 대충 따지면 7천년 걸렸다.
우리의 경우, 7천년 중에 이제 120년 전 지났을 뿐이다. 앞으로도 창창하게 6,880년 남아 있다. 그러니 불독 대가리를 보고 힘을 낼 수 밖에 없다! 7천년 묵은 불독 대가리가 내게 말한다.
"뭘 그리 조급해? 시간에 좀이 슬어? 가진 건 시간 밖에 없잖아? 일단 6,880년 동안 할 일이 명확해 져서 좋잖아? '됫박*이삭의 이치'와 '시간*승계의 이치'를 잘 익혀 봐... 심심하지는 않겠네!"
우리는 권태로부터 구원된 존재다. 그게 우리가 받은 축복이다.
출처 : 박성현(뱅모) 페이스북 201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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