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핵에 선제적 행동 취한다면 …
중앙SUNDAY 2016.11.01 김종회 경희대 교수
http://sunday.joins.com/archives/138324
<중략>
지금의 남북관계는 위험해도 너무 위험한 지경으로 접어들었다. 온 나라가 연일 국기문란 논쟁으로 시끄러워서, 그 북새통 때문에 우리가 정작 위기의식을 느끼고 주목해야 할 엄중한 국면을 놓치고 있다. 바로 북한 핵문제와 관련된 국제정세의 위기다.
만약 북한이 핵 도발을 감행한다면, 아마도 북한이라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70년간 3대에 이르도록 이어진 김 씨 세습왕조의 권력도 찾을 길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북한의 군사력과 대척적인 지점에 서있는 미국의 힘과 공언(公言), 그를 둘러싼 국제적 역학에 근거한 판단이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 정권의 멸실에 있지 않다. 그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들이 어디로 향하겠느냐가 문제다. ‘서울 불바다’ 얘기는 여러 차례 들어서 감각이 무디어졌는지 몰라도, 북한이 궤멸되는 상황이 온다면 그 얘기가 단순한 위협이나 엄포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1일 말레이시아에서 북미간의 극비 접촉이 포착되기도 했고 또 북한의 정보적 판단이 스스로를 극단적인 궁벽의 지경으로 몰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추론해 본다. 하지만, 안심하고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작은 심지를 잘못 건드려 화약고가 터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북핵을 가운데 둔 국제적 위기구조에는 그러한 위험 요소들이 너무도 즐비하다. 우선 자국 방위라는 명분을 내걸고 북한이 5차를 넘겨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그 ‘불장난’을 중단할 절제가 없고, 미국을 위시한 기존의 핵보유국들은 이 사태를 용납할 의사가 없다.
그러한 힘의 충돌이 일어나는 와중에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종전으로 이끈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핵폭탄 투하 이후로, 인류는 아직 핵을 사용한 적이 없다. 그로부터 70년간 핵의 위력은 더욱 강화되었고 그것이 작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 지역이 다름 아닌 한반도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핵전쟁은 막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절체절명의 명제를 놓고 대화와 협상을 지속하기란 참으로 아슬아슬하기 그지없다. 북한의 핵개발을 중지시키지 못할 때, 그리고 그 핵이 미국 본토를 겨냥하고 실효에 있어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을 때, 미국은 ‘행동’을 결심할 수 있다.
1945년 일본에 떨어진 폭탄 두 발이 2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나, 일본은 전쟁을 도발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은 역사적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사상자는 무고한 민간인일 뿐이다. 최근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의 외교정책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60%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작년보다 5%가 높아진 수치다.
중요한 것은 미국 국민들이 북핵을 위협적인 존재로, 곧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위험한 수준으로 보기 시작하면 미국 행정부와 군부의 인식도 결국 그 평가를 뒤좇아 가게 된다는 점이다. 거기에 미국 대선 주자 진영의 북한 핵 관련 발언들은 우려를 넘어 그 자체로서 위태롭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좌충우돌 발언은 차치하고라도,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은 TV토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임박했을 때 미국은 선제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집권할 경우 대북 강경노선의 기조를 짐작하게 하고, 미국이 체감하는 북핵의 위협이 엘리트 사회에 어떻게 확산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작 애타는 것은, 이 막중한 시기에 우리가 주체적으로 대응 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은 데다, 그에 앞장 서야할 국가 지도층이 너무 오래 또는 타성적으로 별 소용도 없는 명분싸움에 휘말려 있는 현실이다. 정권적·정파적 차원이 아니라 민족적·국가적 차원에서 조속히 전열을 가다듬고, 국제정세의 흐름을 판독하며 외교적 군사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자칫 이 시대의 지도급 인사들이 후대의 역사에 무능·무치하며 국가경영에 실패한 인물로 기록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명예 때문이 아니라 나라의 존망이 걸려 있는 까닭에서다.
북핵 문제 해법은 결국 한반도 주변 열강과의 상관성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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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는 어쩌면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의 역학게임일 수 있기 때문에, 사안은 위험하고 대책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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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늪’에 빠진 대북정책] 英 공군이 한반도로 출격하는 까닭은
동아일보 2016.10.29 한기흥 논설위원
http://blog.daum.net/bstaebst/18839
어수선한 한반도 상공에 영국 공군기들이 뜬다. 11월 4~10일 한미영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실시하는 ‘무적의 방패’ 훈련을 위해서다. 북핵 문제의 군사적 해결에 미국이 나설 경우 영국도 동참할 수 있음을 천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북 군사 대응이 통상적인 한미동맹 차원을 넘어 다국적 형태로 진전되는 양상이다.
21일 알래스카에서 끝난 다국적 공군 합동훈련 ‘레드 플래그’는 김정은을 제거하는 ‘참수작전’과 대북 선제타격은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실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이 요즘 동선을 꼭꼭 숨기고 경호를 부쩍 강화한 것이 다 이유가 있다.
대북 군사 옵션은 전면전을 각오해야 할 최후 수단이므로 한국의 동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한다. 국론이 쪼개질 경우 궁극적인 선택은 대통령 몫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늪’에 빠지면서 한국이 북핵 문제의 주도권을 놓치는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최순실 파문으로 대북 압박의 동력이 떨어져 북이 덕을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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