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메타노이아
조선일보 2016.10.03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05/2016100503524.html
우리나라 정치인과 국민의 주특기인 망상과 희망 사항을 잠시 잊고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북한은 이미 수십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무기 소형화 역시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북핵 미사일의 타깃이 진정으로 아메리카 대륙이라 하더라도 수십년간 구소련의 핵무기와 대응한 경험과 미사일 방어 기술이 있는 미국엔 존재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물론 우리다.
내가 먹는 음식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는 소문 하나에 수십만명이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지만, 내가 사는 나라에 누군가가 핵무기를 겨냥한다는 사실엔 아무 반응이 없다.
<중략>
우리의 생존 전력은 무엇인가? 핵폭탄이 터질 수 있는 상황에 북 지도자 암살을 계획하고 더 많은 탱크와 공격 헬리콥터를 구입한단다. 상대방이 총과 대포를 가졌는데, 나는 열심히 새총과 돌을 모으고 있듯 말이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다시 마오쩌둥 시절로 돌아가려는 시진핑의 중국에 바짝 붙어야 한단다. 표현의 자유도, 개인의 자유도 없는 독재 국가에 납작하게 엎드린 속국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에는 '메타노이아(메타=넘는다·노이아=생각)'라는 개념이 있다. 나 자신의 무지와 오만으로 만들어진 나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다.
나의 문제를 다른 이가 해결해 줄 거라는 막연한 희망 사항, 내 눈을 감으면 현실이 달라질 거라는 현실 회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기에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는 우리의 생각들. 우리가 스스로 메타노이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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