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고백한다, 중국 기업을 몰랐다
중앙일보 2016.09.29 0 임미진 산업부 기자
http://mnews.joins.com/article/20651519#home
기자인 내가 중국 기업을 잘 몰랐다. 일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오른 것만 알았다. 중국 기업은 아직 추격자이겠거니 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를 돌아보자.
<중략>
전량 리콜에 나선 삼성전자의 구원투수는 누구였을까. 역설적으로 중국의 배터리 업체 ATL이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배터리를 공급해 온 저력 있는 회사다. 노트7은 삼성SDI의 물량을 끊고 전량 ATL 배터리만 쓰기로 했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에 편견을 갖고 있던 기자도, ‘그럴 줄 알았다’고 고개를 흔들던 독자들도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중앙일보 9월 21일자에 1회를 보도한 ‘중국의 미래, 선전을 가다’ 5회 기획기사를 준비하며 이런 충격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세계 주식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이 얼마나 포함돼 있을 것 같은가. 28일 기준 홍콩·중국 증시 상장 기업만 따져도 47곳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포함시키면 50곳이 훌쩍 넘는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비호를 업은 국영기업이 대부분이라고 폄하할 이들도 있겠다. 국영기업이 전체 숫자를 불린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알리바바(9위)·텐센트(11위)·바이두(129위)·JD닷컴(293위) 같은 쟁쟁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건 어떤가.
500위권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7곳뿐이다. 삼성전자(25위)를 빼면 한국전력(323위)이 그나마 상위권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400위권이다.
<중략>
중국을 알 기회가 없이 중국산을 업신여기고 중국인들을 홀대하는 한국인이 아직 너무 많다. 기획취재 뒤 받은 충격을 한 중국 시장 전문가에게 털어놓자 돌아온 답변이 계속 귀에 맴돈다. “그러게 중국 우습게 아는 나라는 한국뿐이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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