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다섯 번째 알맹이 없는 맹탕 대책...가계부채 폭탄 터져야 정신 차릴 것인가

배세태 2016. 8. 30. 01:11

[사설] 가계부채 폭탄 터져야 정신 차릴 것인가

중앙일보 2016.08.25

http://mnews.joins.com/article/20505970

 

지난 6월 말 가계부채가 1257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국은행이 어제 밝혔다. 석달 새 33조6000억원(2.7%) 늘어 1분기 증가액(20조원)을 한참 넘어섰다. 이런 속도라면 올 한 해 100조원 넘는 가계빚이 새로 쌓일 게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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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나온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이 정부 들어 벌써 다섯 번째 대책이다. 일년이 멀다 하고 나오는 걸 보면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자인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알맹이가 없는 맹탕 대책이다.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청약 자격 강화,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이 모두 빠졌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관련 대출을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이 중 한 가지라도 해야 한다는 지적을 철저히 외면했다. 이쯤 되면 이 정부가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워진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는 좋다. 경기와 내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을 경기 대책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로 삼는 건 위험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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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전 부총리는 이를 두고 “한여름에 겨울옷을 입고 있는 격”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여름옷으로 한겨울을 맞을 걱정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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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소다. 선제적 조치로 과열을 진정시켜 시장이 경착륙하는 걸 막아야 한다.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정부는 안이하기 짝이 없는 대책과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후유증은 다음 정권과 국민이 고스란히 뒤집어쓸 가능성이 크다. 가계부채 폭탄이 째각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