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강'이 지배하는 산업구조…살아남으려면 '톡톡 튀어라'
한궄경제 2016.08.12 정규석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81205751
CEO를 위한 경영학 <19> 세계화시대와 3강 법칙
3개의 선도기업이 시장 선도
반도체·타이어·석유·항공 등 글로벌 3강 기업이 시장 70% 장악
규제와 반독점 소송 대상 되기도
3개의 선도기업 외 기업
시장 1~5% 차지하는 '스페셜리스트', 제품 차별화로 브랜드 충성도 높아
5~10% 시장 나눠 갖는 일반적 기업…가격경쟁 심하고 수익률도 낮은 편
모든 성숙단계에 있는 산업은 3개의 선도기업이 주도한다는 ‘3강(强) 법칙’이 있다. 이들 3강 기업은 전체 시장과 광범위한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기 때문에 ‘전면적 제너럴리스트’로 불린다. 각각 10~40%의 시장을 점유, 합하면 70~90%의 시장을 지배한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더욱 높은 수익성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이 40% 선을 넘으면 정부 규제에 놓이게 되고, 반(反)독점소송 대상이 되는 등 규모의 비(非)경제가 발생해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들 3강 외 기업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1~5%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는 스페셜리스트다. 이들은 다시 특정한 제품군을 다양한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 스페셜리스트’, 특정 지역이나 인구층에 여러 제품을 공급하는 ‘시장 스페셜리스트’, 특정 시장에 특정 제품만을 공급하는 ‘초대형 틈새자’로 나뉜다. 이들은 차별화가 잘 이뤄지고 브랜드 충성도도 높기 때문에 3강 못지않은 높은 수익률을 실현한다.
또 하나의 부류는 5~10% 정도의 시장을 나눠 갖는 기업이다. 이들은 전체 시장을 아우르는 3개 제너럴리스트와 특정 시장·제품에서 차별화되거나 전문화된 스페셜리스트 사이에 있다. 이들은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광범위하고 다양한 시장과 제품을 지닌 부류다. 제너럴리스트에 비해 규모의 효율성을 갖추기 어렵고 스페셜리스트처럼 특정 소비자 그룹의 충성심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들은 가격경쟁을 위해 제품의 질과 서비스를 낮춰 비용을 삭감하려는 경향이 있고 수익률도 낮다. 이들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므로 ‘함정에 빠진 기업’이라고도 한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일반적으로 3개의 대안을 떠올린다. 독점 또는 2개의 기업이 과점 상태로 있는 경우에는 세 번째 기업이 나타나기 쉽고, 더 많은 기업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치열한 가격 경쟁과 품질 저하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어 기업과 수요자 모두 피곤해진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3개의 선도기업으로 압축되므로 이 ‘3강 법칙’은 조화와 균형을 갖는 경쟁시장의 자연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별로 장벽이 높았던 시기에는 3강 법칙이 국가별로 적용됐다. 그러나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변해가는 오늘날 3강 법칙은 글로벌 시장에 적용되고 있다. 산업별 세계시장은 글로벌 3강이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맥주, 렌터카, 시리얼, 타이어, 보험, 알루미늄, 석유, 화학, 항공, 피자 체인, 청량음료, 운동화 등은 3강 법칙의 추진이 완료된 산업이다. 자동차, 은행, 제약, 정보통신, 휴대폰 등은 3강 법칙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 3강 체제로 굳어지는 산업구조의 변화는 미국 기업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세계시장에 개방돼 있고, 미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며, 세계 1등 글로벌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1등이라고 해봐야 글로벌 시장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한국 기업들에는 위기이며 벅찬 도전인 환경이다.
1993년 말 우루과이라운드 타결과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시작과 함께 세계화 시대가 열렸다.
<중략>
글로벌 3강이 지배하는 글로벌 산업구조에서 한국 기업들의 생존 가능한 형태는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3강에 포함돼 세계적 지배력을 가지는 ‘글로벌 메이저’다.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이 이런 예다.
둘째, 아시아 등 일정 경제권역이나 특정 제품군에서만 경쟁력을 지니는 ‘글로벌 마이너’다. 시장 전문화 기업이나 제품 전문화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아시아에서 경쟁력이 높은 화장품이나 한류 등은 시장 전문화의 예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롤 모델로 언급되는 독일의 세계적 히든 챔피언은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제품 스페셜리스트에 해당하는데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기업이 매우 부족하다.
셋째,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력을 발휘하는 기업이다. 금융, 통신, 제약, 유통, 교육, 의료, 농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자동차산업에서 보듯이 세계적 메이저의 자회사나 종속 관계로 생존하기도 한다. 이들은 규제나 진입장벽 덕에 유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별 진입장벽이 점점 약해지는 추세여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 거꾸로 의료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은 갖고 있으나 규제가 글로벌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넷째, 국내 특정 시장과 지역에서만 경쟁력을 지니는 ‘틈새기업’이다. 요식업, 소매업, 지역건설업, 관광업 등 자영업 중심의 지역 서비스업들인데 이들은 글로벌 기업이나 국가적 기업에 의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수익성 및 생존율도 떨어진다.
마지막으로는 완제품 생산업체들에 부품이나 비즈니스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재 또는 잠재적 경쟁자와 비교해 핵심역량을 갖추지 못할 경우 협상력이 약해져 낮은 수익률과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한다.
시장이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며 글로벌 3강이 산업을 선도하고, 글로벌 스페셜리스트가 시장이나 상품을 차별화해 생존하고 있는 시대다. 한국 기업에는 커다란 위기였지만 적지 않은 기업이 잘 대응하며 경제를 이끌어 왔다.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수많은 기업은 이미 망했거나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산업구조 변화를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극화 해소하려면 더 많은 글로벌 기업 키워야
..이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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