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가 아니라 한국이 자유의 땅이 돼야 한다
머니투데이/테크M 2016.08.09 박선욱 서커스컴퍼니 대표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id=2353.
포켓몬고 홈페이지
17세기 네델란드. 유럽에 대항하며 80년간 국가를 유지한 경상도 면적의 작은 강대국.
당시 자유의 땅 네덜란드를 향해 스페인, 프랑스, 남부 네덜란드의 고급 인력과 기술, 자본이 이동했다. 네덜란드는 이주민들과 새로운 선박건조기술을 활용해 해운업계를 장악하고, 유대인들의 다이아몬드 세공 기술 덕분에 다이아몬드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네덜란드는 또 유대인의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해 현대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마련했다.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와 증권거래소가 생기고 전 유럽에서 막대한 자본이 네덜란드로 들어왔다.
종교의 자유에서 시작한 네덜란드의 관용정신은 사상의 자유로 이어졌고 문학과 예술의 번성에도 영향을 끼쳤다. 평등한 환경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고, 종교, 신념, 정치적 의견, 인종, 성별 등 어떠한 차별도 거부한 네덜란드는 관용정신으로 17세기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2016년 7월 전 세계는 파리 테러나 터키 쿠데타보다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사용자들은 포켓몬을 잡기 위해 스페인에서 추방당했던 유대인처럼 게임의 자유를 찾아 속초를 향해 가고 있다.
강원도 속초 해수욕장에 포켓몬고를 잡기 위해 모인 유저들 [사진=뉴스1]
AR, 묻지마 투자에 휩쓸릴까
<중략>
17세기 네덜란드가 되자
이제는 우리도 포켓몬고를 통해 VR, AR의 기술력 우위를 논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신기술 분야에 제대로 된 투자 마인드와 기술, 콘텐츠, 인문학의 융합을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됐는가를 되짚어 봐야 한다.
AR의 가장 큰 감성적인 몰입도는 포켓몬고가 보여주듯 현실과 연결된 콘텐츠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위치, 신호, 이미지 분석, 형태인식 등을 통해 다양한 가상의 콘텐츠와 알고리즘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또 HMD가 필요한 VR와 달리 AR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범용성과 확장성을 갖고 있다.
포켓몬고는 그간 부정적이었던 위치 기반 서비스와 결합한 AR 콘텐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포켓몬고는 결국 네비게이션, 게임, 콘텐츠, 캐릭터가 결합한 융합모델이다. AR는 이렇듯 있는 것을 잘 결합하면 훌륭한 서비스가 된다. 한국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준비돼 있다.
다만, 미래를 보는 제대로 된 투자와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무엇보다 중요한 창의적 사고와 콘텐츠, 캐릭터 분야에 대한 육성, 그리고 협업 또는 투자기업 간의 갑을 관계가 아닌 보편타당하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먼저 수반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정부 정책으로 가로막혀 있는 여러 제재들이 실효성 위주로 재편돼야 한다. 법이 사고의 확장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또 관련 업계와 기업도 반짝 이슈와 아이템으로 생각해 성급하게 개발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과 개발비용을 투자해야만 AR, VR 산업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다져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17세기 네덜란드가 돼야 한다.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잠은 또 다른 말로 ‘꿈꾸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자면서 꾸는 꿈이야 말로 정말 현실에 가까운 VR이며 AR이다. 아무런 부대 장치나 소프트웨어 없이 구현되는 꿈과 같은 세계! 어쩌면 인간은 이런 꿈같은 세상을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을 하면서 기술과 콘텐츠 개발에 끊임없이 경쟁하고 개발하고 시간을 할애한다.
인간이 꿈을 꾸는 한 AR와 VR는 끝을 모르고 꾸준히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꿈꾸는 대한민국 AR·VR를 꿈꿔본다. AR·VR 산업도 인간이 꿈꾸는 것처럼 꿈을 꾸는 시간에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0호(2016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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