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깨어나도 한국에선 ‘포켓몬GO’ 못 만드는 이유
서울신문 2016.07.20 방승언 기자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720500173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5&oid=081&aid=0002739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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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기반서비스(LBS)및 증강현실(AR) 기술 기반의 포켓몬 게임 ‘포켓몬GO’가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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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GO’ 열풍, 증강현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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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포켓몬GO의 성공이 AR과 LBS 기술 덕분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켓몬GO의 인기는 기술 보다는 포켓몬이라는 IP 자체의 매력에 기댄 바가 크다. 두 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개발됐으며, 이를 활용한 오락용 소프트웨어도 적잖이 등장했었다는 사실이 그 근거다.
따라서 포켓몬GO가 다른 게임에 비교해 지니는 진정한 차별성은 첨단기술을 잘 활용했다는 점이 아니라 기존 포켓몬 시리즈 고유의 재미를 현실 속에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개발사 나이언틱 랩스는 탐험과 수집이라는 포켓몬 시리즈의 전통적 재미를 현실세계에 적절히 융합시켰다. 플레이어들은 사방을 직접 걸어 탐사하고 스마트폰 화면의 포켓몬을 포획하면서 포켓몬 세계를 실제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게임다운 게임’의 힘
‘포탈’의 개발사 ‘밸브’에서 현장학습 중인 학생들 - 사진=유튜브(Valve)
해외 게임업계에는 이처럼 ‘재미의 추구’라는 게임 본연의 목표를 위해 창의적 개발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보편화돼있다. 그리고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명작’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또 다른 가치를 사회 여러 영역에서 창출해냈다. 물리법칙을 정교하게 재현한 게임 ‘포탈’은 미국 일부 학교에서 기초 물리 개념을 가르치는 교육 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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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GO가 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 또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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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외면한 한국 게임업계
이는 게임을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우리 게임업계 환경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모습들이다. 과금유도(게임 내 추가요금 결제를 유도하는 것)에 중점을 둔 천편일률적 게임이 양산되는 상황에서 독창적 특색을 지닌 작품 탄생은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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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게임기업 넥슨의 최신작 ‘서든어택2’를 둘러싼 논란은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타사의 수년 전 출시작들에 비교해도 게임 완성도가 크게 뒤떨어지는 서든어택2는 선정적인 여성 캐릭터 디자인, 돈을 쓸수록 이기기 쉬워지는 기형적 게임구조 등을 차용한 탓에 ‘재미는 등한시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반복되는 질문, ‘우리는 왜 못 하나?’
포켓몬GO의 성공을 부러워하는 우리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포켓몬GO가 불러온 긍정적 효과의 대부분이 오로지 게임 자체의 재미에 의해서 유발됐다는 점이다. 포켓몬GO 플레이어들은 어느 누구의 요구나 금전적 유인 같은 요소 없이도 스스로 집 밖에 나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게임에서조차 재미가 아닌 ‘효용’을 기대하는 우리 문화야말로 포켓몬GO와 같은 작품의 탄생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이다. 기성세대는 ‘아무 쓸모도 없다’는 이유로 게임문화를 멸시하고, 기업들은 재밌는 게임 시스템보다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개발에 열중한다. 정부는 게임을 유해매체로 규정하면서도 게임 산업의 경제적 효과만은 애지중지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인다. 심지어 일부 게이머들조차 즐거움보다 승리에 집착해 각종 편법 프로그램을 사용하곤 한다.
포켓몬GO의 눈부신 신화 뒤에는 무려 20여 년간 꾸준히 소비자에게 재미를 선사해온 포켓몬 컴퍼니, 그리고 그 재미를 다른 차원으로 격상시키고자 한 나이언틱 랩스의 노력이 있었다. 즐거움을 지상과제로 삼아야 하는 게임산업 본연의 속성을 여전히 천박한 것으로 여기는 우리에겐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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