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한국, 교육기관 '초저출산 쓰나미'... 현실은 '일본 판박이'

배셰태 2016. 7. 8. 13:49

日, 2000년 이후 6000곳 폐교… 노인 복지시설로

조선일보 2016.07.08 도쿄=김수혜 특파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08/2016070800206.html


 - 한국 현실은 '일본 판박이' 

日 지금도 남는 교실 6만4000개

 

일본 북부 홋카이도 히가시가와 초등학교, 일본 중부 이시카와(石川)현 아기시 초등학교, 일본 남부 구마모토현 우부야마 북부 초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서 폐교한 뒤 노인 복지 시설로 전환된 초등학교들이다. 지방 학교뿐만 아니다. 도쿄 시내와 수도권에도 이런 학교가 수두룩하다.

 

도쿄 시부야구 온바라(穏原) 초등학교는 1881년 개교했다. 주변은 주택가와 상가다. 10분만 걸어가면 고급 상점이 밀집한 오모테산도가 나온다. 한때 학생들이 북적대는 유서 깊은 도심 학교였지만, 아이들이 계속 줄어 1997년 폐교했다. 지금은 '케어 커뮤니티 하라주쿠노오카'로 간판을 바꿔 달고,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동네 노인들을 돌봐준다.

 

1923년에 문 연 시나가와구 하라(原) 초등학교도 2007년 아이들이 줄어 폐교한 뒤 2년 만에 '헬스케어타운 니시오오이'라는 유료 노인 요양원이 됐다. 교실 하나를 둘로 쪼개 노인들이 입주할 수 있는 방 42개를 만들었다. 월세·보험료·약값·세탁비 등을 합쳐 월 15만~16만엔쯤 내면 식사부터 물리치료와 목욕까지 모두 해결해준다.

 

한때 아이들이 공부하던 교실에서 지금은 60세 이상 이 지역 노인들이 여생을 보내며 소일거리 삼아 초밥 파티도 열고, 근처 야채가게 주인의 무료 재즈 공연도 본다. "대기자가 많아 2년 걸려 겨우 입주했다"는 사람도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저출산 폐교'가 사회 문제가 됐다. 학생 수가 줄어서 문을 닫는 학교가 연간 200곳을 넘어섰다(1994년 215곳 폐교). 2000년대 접어들자 이 숫자가 연간 300곳 이상이 됐다(2001년 311곳 폐교). 최악의 해는 2004년으로, 한 해 동안 577곳이 사라졌다. 이런 식으로 문 닫은 학교를 전부 합치면 2000년 이후에만 6000곳이 훌쩍 넘는다. 3년 전 일본 문부과학성 조사 결과, 아직 문 닫지 않은 학교 안에도 남아도는 교실이 6만4107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