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신개념 플랫폼 `DAO` 등장의 교훈
디지털타임스 2016. 07.04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6070502102251607001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코인으로 지난 4월30일 출범한 '탈중앙 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을 세계 금융서비스의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등 계층간 P2P망에서 공개거래와 작업증명이라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통해 중앙기관 없는 디지털 가상조직이 실제로 탄생됐기 때문이다. 5월21일에는, 경영진과 이사회도 없는 이더리움 플랫폼 'The DAO'에 1억5000만 달러가 조성돼 역대 최고의 크라우드 펀딩을 경신하면서 투자가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6월17일에는, 스마트 계약 프로그램이 해킹을 당해 투자액의 약 1/3이 유출될 위기라는 긴급 뉴스로 또 다시 주목을 받았고, 현재 해커와 전쟁하면서 안정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숨 가쁘게 지나간 몇 개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탈중앙 자율조직에 대한 기대와 우려, 투자와 투기, 실체와 허상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치경제사회 역사의 흐름에서 통찰하면 필연적인 현상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규명한 것처럼 우리는 공존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이라는 울타리에서 구속을 받기도 하지만 본능적으로 끊임없이 자유(Freedom)를 추구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오늘날, 그 자유는 윤리와 정의를 근간으로 자율(自律)과 자동(自動)의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여기에서 자율은 사람이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의지로 행동을 규제하는 것이고, 자동은 사람의 조정 없이 특정 장치에 의해 사물이 스스로 작동되는 것을 말한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 저서에서 "우리가 자율적으로, 즉 자신에게 부여한 법칙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행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는 뜻이다.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덕에 인간의 삶은 특별한 존엄성을 지닌다. 바로 이것이 사람과 사물의 차이점이다"라고 설파했다. 이 말은 자율과 자동의 구별이기도 하고 DAO가 지향하는 기본철학이기도 하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로그에서 인간과 자동이 만나는 가장자리와 중앙에 DAO가 위치하고, 내적 자본이 없는 자동 영역에는 데몬(Daemon)이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도깨비나 유령을 뜻하는 데몬은 멀티태스킹 운영체제의 백그라운드에서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 성경에서는 악마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죽은 자의 네트워크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다니엘 수아레즈의 소설 'Daemon'에서도 이미 DAO의 출현을 예견하고 실감나게 묘사했다. 인터넷상에 퍼져있는 수동적인 상태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집합체가 자신의 창조자인 주인공 매튜 소블이 사망하면서 분산처리 시스템들이 작동되는 내용이다. 후속으로 'Freedom'이 출판되어 완성도를 높였으며, 자유를 추구함에 있어 인간과 사물, 자율과 자동의 모습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7년전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상용화된 이래 블록체인 기술이 진화하여 마침내 DAO가 세상에 나왔다. 동시에, 이와 대적하는 악의적 데몬의 위력도 커지고 있어 선의적 자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출범한지 100일도 되지 않은 실험모델 DAO의 위상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해커뿐만 아니라 수백년 자본주의 역사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려왔던 중앙조직이 헤게모니 싸움에서 쉽게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다. 걸음마 단계에서 설령 주저앉더라도 성장통도 이겨내고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일어설 것으로 확신한다. DAO의 등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화폐와 조직을 넘어, 모든 사람이 자유를 향유하기 위해 정의로운 자율을 실천하고, 윤리경영과 민주주의 기반의 사회구조가 선순환 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인간이 갈망하는 본질은 이기적(利己的) 자유가 아니라 이타적(利他的) 자율로 공평하고 행복한 세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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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네트워크/오가닉 비즈니스 - 추천도서]
■오가닉 미디어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
윤지영 지음 |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2.21
http://blog.daum.net/bstaebst/11803
[책소개]
미디어가 사회, 경제, 문화의 경계를 허문다!
『오가닉 미디어』는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미디어, 살아서 진화하는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오가닉 미디어(organic media)'란,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네트워크다. 사람들의 참여로 시작해서 그 결과 사용자 간의 관계를 얻는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가 성장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책은 미디어를 해부하고 사용자를 들여다보고 매개와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사고를 전환시킨다. 즉, 오가닉 미디어에서 콘텐츠는 성장하고, 성장은 사용자의 매개 행위가 만든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매개 행위는 미디어 질서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오가닉 비즈니스
노상규 지음 | 오가닉미디어랩 펴냄 | 2016.02.21 출간
http://blog.daum.net/bstaebst/17016
[책소개]
『오가닉 비즈니스』는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의 비즈니스 본질에 대해 살펴본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에 접근한다. 즉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등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가치를 만들며, 어떻게 돈을 버는지 그 원리와 구조를 오가닉 비즈니스 관점에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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